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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들 꿋꿋이 걸어 오르다 경기도 성남 분당의 탄천에서 흰뺨검둥오리들이 낮은 보를 걸어 오르고 있다.
ⓒ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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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인근 탄천에서 흰뺨검둥오리 네 마리가 낮은 보를 걸어서 올라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보 아래 여울에서 먹이 활동을 하던 무리 중 한 마리가 올라가니 나머지 녀석들도 차례차례 올라간 것이다.

뒤뚱거리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모습이 무척 진지해 보인다. 마지막 턱을 넘을 때는 다리로도 모자라 목과 가슴 그리고 배를 이용해 최선을 다해 올라갔고. 마침내 도달한 보 위의 물에서는 안도하듯 헤엄을 쳐 나갔다.

오리들이 보의 마지막 턱을 넘으려고 안감힘을 쓰고 있다.
▲ 오리들,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오리들이 보의 마지막 턱을 넘으려고 안감힘을 쓰고 있다.
ⓒ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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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있어서 유사시에는 공중으로 날아오를 수 있는 오리들이 경사가 있는 보를 걸어서 올라가는 모습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왜 걸었을까? 라는 호기심이 일었지만 단순하게 바라보기로 했다.

아마도 우두머리가 먼저 올라가니 무리가 뒤따라 올랐을 것이다. 오리들은 작은 무리가 모여 큰 무리를 이루며 살아간다. 리더가 헤엄을 칠지, 날아서 갈지, 아니면 뭍에 올라가서 신선한 풀을 뜯을지를 결정하고 앞장설 것이다. 무리는 그 결정을 신뢰하고 따를 것이고. 우두머리가 중요한 까닭이다.

탄천을 산책하다 보면 이들 오리와 물새들이 인간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보게 된다. 어쩌면 인간들보다 따뜻한 모습에서 영화 못지않은 감동이나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반면 차갑고 매정한 모습에서 자연의 이치를 새삼 깨닫곤 한다.

오리들에게 어떤 무리와 리더를 만나는가는 생존이 걸린 문제일 것이다.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리더가 조직과 구성원을 어떻게 변화케 하고, 어떻게 나락으로 떨어뜨리는지 체험하지 않았는가. 탄천의 오리들과 물새들은 좋은 리더와 무리를 만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매서운 추위에도 함께 보듬으며 살아가고 있다.

북극한파가 밀려왔다. 움츠려 있지 말고 저 오리들처럼 꿋꿋이 걸어보자. 주위의 동료들을 바라보며 서로 독려하며 걷자. 겨울이니 따듯하게 보듬어도 주자. 춥지만 그래도 곧 주말이다.

보를 걸어서 올라온 오리들이 유유히 헤엄을 치며 이동을 하고있다.
▲ 그래, 헤엄치는게 쉽구나 보를 걸어서 올라온 오리들이 유유히 헤엄을 치며 이동을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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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분당 탄천, #탄천, #흰뺨검둥오리,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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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을 지나며 고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봅니다. 내가 나고 자란 서울을 답사하며 얻은 성찰과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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