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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의 민주화와 투명성을 위해 공익제보 등의 활동을 벌인 교사들이 잇달아 '학생들 곁으로' 돌아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후인 올해 들어서만 5명째다.

이들은 학교로 돌아가기 위해 많게는 10년 이상 '거리의 교사'로 해직 고통을 참아야 했다.

김형태 교사 등 5명, 다시 학교로... 달라진 풍경

김형태 교사가 지난 14일 서울공업고 교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형태 교사가 지난 14일 서울공업고 교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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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은 16일, 사학비리를 공익제보한 김형태 교사를 공립학교 교사로 특별채용했다고 밝혔다. 김 교사는 지난 13일부터 서울공업고에서 국어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공익 제보 지원 및 보호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특별채용한 것이다.

김 교사는 2008년 사립인 서울 양천고 재직 중 급식 비리, 학교 공사비 부풀리기 등을 서울시교육청에 알리고 언론 등에도 폭로했다. 그러자 양천고 재단은 2009년 김 교사를 파면했다. 김 교사는 해직 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시의회 교육의원으로 지내며 '영훈국제중 입시비리' 의혹을 파헤쳤고, 최근까지는 전교조에서 내는 '교육희망' 신문의 기자로 일해 왔다.

김 교사는 "뜻하지 않게 교단을 떠난 지 거의 9년 만에 다시 학교로 오게 되어 기쁘다"면서 "무엇보다 다시 돌아오겠다는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게 됐다. 아이들을 섬기는 마음으로 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앞서, 지난 10월 12일 대법원은 사립인 인천외고에서 사학민주화운동을 벌이다 2004년 파면된 박춘배, 이주용 교사에 대해서도 '특별채용이 정당하다'고 최종 판결했다. 2014년 인천시교육청이 두 교사를 공립학교에 특별채용하자 교육부가 임용취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박 교사는 "완전 복직이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지는 하루하루"라면서 "누군가는 13년이라는 '거리의 교사' 세월을 '고통'이라고 말하겠지만, 저는 넉넉하게 잘 버텨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립인 서울 하나고 전경원 교사도 지난 2015년 서울시의회에 출석해 입시비리 사실을 고발했다가 하나학원으로부터 2016년 해임됐다. 하지만 전 교사는 올해 3월부터 이 학교에서 다시 근무하고 있다. 지난 2월 22일, 소청위가 전 교사의 '해임처분 취소 청구'에 대해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전 교사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후 하나학원은 전 교사에 대한 추가 징계를 진행하지 않았다. 지금은 전 교사에 대한 추가징계를 할 수 있는 법정시한을 넘긴 상태다.

하나고 전경원 교사 등도 복직..."교육당국의 공익제보자 보호 결과"

한편, 대법원은 지난 9월 21일, 서울 상문고 민주화투쟁을 돕다가 2001년 7월 고려대 사범대 부속고에서 해직 상황에 몰리자 사표를 냈던 윤희찬 교사에 대해서도 '공립학교 특별채용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윤 교사도 16년 2개월 만에 교단에 서게 됐다.

이 같은 복직 현상에 대해 김행수 전 사립학교개혁국민운동본부 정책국장은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학적폐 청산을 위해 내부고발 교사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커진 결과"라면서 "무엇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공익제보 교사들을 보호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전교조는 논평을 통해 "김형태 선생님의 복직을 계기로, 사학민주화운동 교사들에 대한 재단·사립학교·교육당국의 복수극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사학의 '전횡과 부패의 비호'에 악용되어 온 '사립학교법'을 '사학 공공성 확대'라는 대원칙에 따라 개정해내는 일은 한국 교육적폐 청산의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태그:#공익제보 교사,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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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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