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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부산 부경대학교에서 이 학교 청소노동자들이 추석 연휴 3일 휴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휴업을 할 수 없다고 버티던 용역업체는 기자회견을 앞두고 추석 포함 전후 3일 휴업을 통보해왔다.
▲ "느그만 쉬나? 우리도 쉬자 쫌!" 25일 오전 부산 부경대학교에서 이 학교 청소노동자들이 추석 연휴 3일 휴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휴업을 할 수 없다고 버티던 용역업체는 기자회견을 앞두고 추석 포함 전후 3일 휴업을 통보해왔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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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전후로 여기 있는 교수들이나, 대학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아무도 출근 안 하잖아요. 한 번이라도 청소하는 사람들 생각이나 해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이 부경대학교 본관 앞에 서서 격한 목소리로 외쳤다. 최장 10일이라는 '황금연휴'까지는 아니더라도 추석 연휴 3일 만이라도 쉬게 해 달라는 청소노동자들의 요구에 용역업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동안 부경대 청소노동자들은 학교가 쉬는 토요일에도 정상 근무를 해야 했다. 일요일이나 휴일에는 당직 근무 형태로 번갈아 가면서 근무를 서야 했다. 같은 국립대지만 해양대 등 부산의 다른 국립대는 휴일·주말 근무를 하지 않는다.

지난 7월 노동조합을 결성하기 전까지 청소노동자들은 이것이 당연한 일인 줄 알았다고 했다. 노동자들은 문제가 비단 휴일 근무만이 아니라고 말했다.

부경대 청소노동자들의 출근 시간은 오전 7시. 정해진 퇴근 시간은 오후 5시다. 10시간을 학교에 머물러야 하지만 노동자들은 용역업체가 점심시간을 2시간으로 정해 근무시간 8시간을 맞추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당한 업무 지시에 대한 항의도 있었다. 노동자들은 "날씨가 아주 좋지 않을 때를 제외하고 건물 청소를 하는 여성 노동자들에게 풀베기 작업을 오후 1시에서 2시까지 시킨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참다못한 노동자들은 25일 오전 이 대학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동자들은 사실상 원청인 부경대의 결정에 따라 자신들의 업무가 결정된다는 점을 들어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의 성격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노동자들은 이날 고용노동부에 위장도급을 살펴봐 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사태가 커지고 나서야 용역업체는 기자회견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추석 연휴 3일 동안은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고 통보해 왔다. 하지만 휴게 시간 조정과 풀베기 작업 중단 등의 요구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태그:#부경대,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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