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하는 KBS 윤인구 - MBC 김범도 아나운서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 집회에 KBS아나운서들이 대거 지지참석한 가운데, KBS아나운서협회장 윤인구 아나운서와 MBC아나운서협회장 김범도 아나운서가 악수를 하고 있다.

▲ 악수하는 KBS 윤인구 - MBC 김범도 아나운서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 집회에 KBS아나운서들이 대거 지지참석한 가운데, KBS아나운서협회장 윤인구 아나운서와 MBC아나운서협회장 김범도 아나운서가 악수를 하고 있다. ⓒ 권우성


"우리의 목표는 다르지만, 그 목적은 같습니다."

'김장겸 사장 퇴진'-'고대영 사장 퇴진'. 목표는 다르다. 하지만 '공영방송 정상화'라는 공통의 목적 아래, MBC-KBS 아나운서들이 뭉쳤다. 31일 서울 상암동 MBC본사에서 진행된 언론노조 MBC본부 집회에 KBS 아나운서 협회 소속 아나운서 20여 명이 방문해 지지 발언을 했다. 영원한 맞수이자 동지인 두 공영방송 노조는 오는 4일 0시를 기점으로 함께 총파업에 돌입한다.

MBC 아나운서협회장인 김범도 아나운서는 KBS 아나운서들의 지지 방문에 "유배지에 있을 때, KBS 아나운서들에게 얼마나 큰 위로를 받았는지 모른다"면서 '영원한 동지'라며 KBS 아나운서협회장인 윤인구 아나운서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공영방송 정상화' 위해 손 맞잡은 KBS-MBC

MBC-KBS 아나운서들 연대투쟁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 집회에서 지지참석한 KBS아나운서들과 MBC아나운서들이 "김장겸(MBC사장)은 물러나라!"와 "고대영(KBS사장)은 물러나라!"를 번갈아 외치고 있다.

▲ MBC-KBS 아나운서들 연대투쟁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 집회에서 지지참석한 KBS아나운서들과 MBC아나운서들이 "김장겸(MBC사장)은 물러나라!"와 "고대영(KBS사장)은 물러나라!"를 번갈아 외치고 있다. ⓒ 권우성


윤인구 아나운서는 MBC 조합원들을 향해 "식사는 하면서 싸우고 계시냐. 김범도 아나운서가 복귀한 뒤, MBC 아나운서들에게 밥 한 번 사겠다고 했다가 일이 이렇게 커졌다"고 인사했다. 그는 "한때 MBC 화면에 나오는 걸 꿈꿨던 적이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저는 떨어졌고, 그때 선택받은 사람은 신동진이라는 걸출한 아나운서"라며 웃은 뒤, "20년이 지나, 이렇게 MBC 로비에서나마 마이크를 잡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어처구니없이 <진품명품>에서 마이크를 빼앗기고 징계를 받으면서도 싸웠던 것은 공영방송 KBS 아나운서로서의 자긍심이자 사명감이었다. 후배들에게 힘없이 밀려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였다"는 자신의 경험을 전하며, "MBC 아나운서들은 2012년 이후 스튜디오로도 돌아가지 못하고 누구는 광화문으로, 누구는 일산으로, 비제작부서로 쫓겨나야 했다.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아픔이었다"고 개탄했다.

이어 "MBC와 KBS 아나운서들은 선의의 경쟁을 벌이던, 서로에게 든든한 존재였다. 하지만 MBC 동료들이 TV와 라디오에서 사라진 지 오래됐다. 이제는 이 친구들에게 마이크를 돌려주어야 한다"고 외쳤다. 그는 "영원한 맞수이자, 가장 강력한 조력자들인 MBC 동료들이 있기에, 우리도 외롭지 않다"면서 "MBC 동료들을 응원한다.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 KBS, 만나면 좋은 친구 MBC로 돌아가기 위해 함께 싸우자"고 힘주어 말했다.

"MBC 아나운서 고난 앞에 감히 힘들다 할 수 없었다"

지지발언하는 KBS 최원정 아나운서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 집회에 KBS아나운서들이 대거 지지참석한 가운데, 최원정 아나운서가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

▲ 지지발언하는 KBS 최원정 아나운서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 집회에 KBS아나운서들이 대거 지지참석한 가운데, 최원정 아나운서가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김광용 아나운서는 "지난 2008년 이후 KBS 상황도 많이 나빠졌지만,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MBC 동지들 때문에 함부로 힘들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우리는 적어도 마이크를 완전히 뺏기지는 않았고, 아나운서실을 지킬 수는 있었다. 감히 MBC 아나운서들의 고난 앞에, 감히 힘들다는 투정을 할 수 없었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하지만 이제 9월 4일부터 함께, 김장겸을 몰아내고, 고대영을 몰아내는 투쟁에 나설 수 있어 기쁘다"면서 "김장겸(MBC 사장), 고대영(KBS 사장), 고영주(방송문화진흥위원회 이사장), 이인호(KBS 이사장)을 몰아내고, 공영방송을 되살리자"고 말했다.

김광용 아나운서가 "저 위가 김민식 PD가 외치던 그곳이냐"고 물으며,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외쳤고, 집회에 모인 450여 조합원들도 함께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소리쳤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최원정 아나운서는 "고대영은 물러나라"도 함께 외쳐 달라고 제안했고, 이에 MBC 조합원들은 소리높혀 "고대영은 물러나라"를 삼창했다.

최 아나운서는 "2012년 파업 때 함께했던 동지들이 모두 피투성이가 됐다"면서, "MBC 아나운서들은 상식적인 발언과 사고를 했다는 이유로 방송에서 사라져야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번만큼은 (2012년과 달리) 이기고 싶고, 이길 수 있다"면서 "모든 것이 우리 편인 것만 같다. 주저 없이 분연하게 일어나자"고 외쳤다.

KBS 아나운서들의 지지발언이 끝난 뒤, 이날 진행을 맡은 허일후 아나운서(언론노조 MBC본부 교육문화국장)는 "함께 걸어가는 KBS와 MBC의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이제는 두 사장님들이 함께 걸어나가실 때"라고 말해 노조원들의 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그는 "2012년 파업 때 마무리 구호가 '문화방송 사수 투쟁'이었다. 그때는 사수할 것이 있었지만, 지금 우리는 지킬 것이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면서 "이번에는 '문화방송 재건 투쟁'을 구호로 하겠다. 함께 우리의 MBC를 지켜내자"고 호소했다.

MBC-KBS 아나운서들 연대투쟁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 집회에서 지지참석한 KBS아나운서들과 MBC아나운서들이 "김장겸(MBC사장)은 물러나라!"와 "고대영(KBS사장)은 물러나라!"를 번갈아 외치고 있다.

▲ MBC-KBS 아나운서들 연대투쟁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 집회에서 지지참석한 KBS아나운서들과 MBC아나운서들이 "김장겸(MBC사장)은 물러나라!"와 "고대영(KBS사장)은 물러나라!"를 번갈아 외치고 있다. ⓒ 권우성





MBC KBS 아나운서 한국 대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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