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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논문 표절과 연구비 이중 수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김 후보자가 난감한 표정으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 논문 표절 의혹 제기에 난감한 김상곤 후보자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논문 표절과 연구비 이중 수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김 후보자가 난감한 표정으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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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
: "솔직히 이야기해야 한다. 나는 사회주의자라고."

김상곤 교육부장관 후보자 : "자본주의가 제대로 발전하려면 그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장우 : "그동안 발언한 모든 발언은 사회주의자라고 볼 수밖에 없다."

진부한 전개였다. 29일 오후 속개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인사청문회. 자유한국당 청문위원들은 김 후보자의 저서와 과거 발언을 토대로 '사회주의자 낙인찍기' 등 색깔론 공격을 퍼부었다. 앞서 한국당은 후보자의 일부 이력을 들어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등 이념 공세를 예고한 바 있다. 공격의 시작은 공안검사 출신인 곽상도 의원이었다.

전재수 "마르크스 읽지도 않았으면서" 곽상도 "안 읽었지만..."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 : "이미 전 세계적으로 폐기된 마르크스 이론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소개하면서 폭력적 수단이 허용된다고 했다. 법치주의를 반대하는 것이다. 사퇴 안 할 거냐."

김상곤 : "일면만 보신 말씀이다. 사퇴할 사항이 아니다."

곽상도 : "저서를 보면 노동의 의미, 노동의 사회적 역할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참 세상을 열어갈 주체를 내자고 했고, 억압과 착취가 없는 그곳이 노동자가 함께 이뤄 나가야 할 명제라고 했다. 광우병 파동 때는 노동사회 운동 조직이 진일보한 제 2, 3의 촛불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선동 구호를 가르치는 게 온당하나?"

김상곤 : "그 당시 (교육) 대상은 노동 활동가들이었고, 그 사람들의 언어로 이야기한 것이다."

곽 의원은 이처럼 후보자의 사퇴 의사를 거듭 질문하며 후보자의 사상과 노동관을 문제 삼았다. 곧바로 여당의 반박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전재수, 조승래, 표창원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논문 표절과 중복 게재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 의원의 질의를 지켜보고 있다.
▲ 야당 의원 질의 지켜보는 여당 의원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전재수, 조승래, 표창원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논문 표절과 중복 게재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 의원의 질의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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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박정희 대통령의 말"이라며 한 신문 광고를 소개했다. 박 전 대통령이 1963년 제5대 대통령 선거 출마 당시 '전진이냐 후퇴냐'를 제목으로 쓴 글이었다.

표 의원이 소개한 글귀 중에는 '근대화 작업을 끈덕지게 방해하고 있는 일체의 매카시즘을 타도 청소해야할 공동 전선' '한국적 매카시즘의 신봉자를 우리 사회에서 일소시키기 위해 분연히 궐기해 과감히 투쟁' 등의 문장이 들어 있었다. 보수 우파의 상징적 인물인 박 전 대통령조차 색깔론을 비판했는데, 한국당 의원들이 김 후보자를 상대로 이념 공세를 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었다.

전재수 의원은 곽 의원이 마르크스 이론을 공부하지 않았으면서 관련 이론을 들어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21세기에 사람이 쏘아올린 비행차가 태양계 끝까지 날아가는 시대에 19세기 박물관에나 있는 사회주의 타령이나 하고 칼 마르크스를 인용하고 있다"며 "(곽 의원은) 마르크스 공부도 제대로 안했으면서 사상검증하고 이념공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이에 "마르크스 이론 안 읽어봤다"고 인정하면서도 "낡은 이론을 가지고 후보자가 지금도 떠드니 장관이 될 수 있겠나 확인하기 위해 이론을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희경 "학자 아닌 운동가" 이장우 "당신은 사회주의자"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자료제출이 미흡하고 항의하고 있다.
▲ 자료 제출 요구하는 이장우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자료제출이 미흡하고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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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 "본인을 학자로 규정하시나, 사회운동가나 혁명가로 규정하시나. (중략) 김상곤 후보자, 학자도 민망할 것 같다. 운동가로 봐 드리겠다."

김상곤 : "사회과학자다."

전희경 : "어떻게 이렇게 천편일률적으로 한 방향을 가고 있나. 시장경제 질서에 반하는 사회 운동가 활동 경력. 이 길로 그냥 갔어야 한다. 정부 수장 제안이 들어와도, '저는 너무나 한쪽 방향으로 깊숙이 들어간 사람이라 부적절하다'고 했어야 도의 아니냐."

김상곤 : "한국 자본주의가 고속 성장한 만큼, 여러 문제와 한계 또한 누적됐다. 그걸 풀어 헤치지 않고서는 사실상 지속적 발전 가능성이 줄어드는 사회다. 이런 부분을 해소하면서 보다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정착되는 데 학자로서 최선을 다해 왔다."

전 의원은 아예 김 후보자를 '운동가'라고 칭했다. 그는 또한 "새겨 듣길 바란다, 그 자리에 계셔서는 안 된다"고 강조 했다. 이념 편향성이 극에 달한 인물이라는 비난이었다.

전 의원은 특히 김 후보자가 일부 선언과 축사에서 낭독한 내용을 들어 그의 '무자격'을 지적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이나 종속적인 대미관계 한계 등이 그것이었다. 그는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 사건 결정 요지 발췌문을 소개하며 김 후보자와 통합진보당이 '도플갱어(겉모습이 똑같은 대상)'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장우 의원은 더 나아가 김 후보자를 '사회주의자'라고 몰아붙였다. 이 의원은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총장 시절에 후보자가 한 발언을 소개하며 "거기서 러시아 혁명사와 조선공산당과 1920년 사회주의 운동 이런 것을 가르쳤다"며 "(그 강의를 통해) 사회주의를 표방했다. 후보자는 사회주의자다"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의 끊임없는 색깔론 공격에, 여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기도 했다. 박경미 민주당 의원은 "말씀을 듣다 보니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며 "야당 의원들이 후보자 발언 중에서 일부를 떼내 맥락 없이 강조하며 후보자를 공격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박 의원은 이어 "장관 후보자를 검증해야 하는 자리에 헤이트 스피치(공개적 증오 발언)이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그:#김상곤, #전희경, #이장우, #곽상도, #색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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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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