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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의 정거장을 돌며 달리는 일곱 색깔 기차
▲ 에코랜드 내를 달리는 기차 네 개의 정거장을 돌며 달리는 일곱 색깔 기차
ⓒ 남편 제프 차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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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으로 가는 길에 에코랜드를 들렀다. 에코랜드는 기차 일곱 대가 제법 긴 레일을 돌며 네 군데의 정거장에 서는데, 관광객들은 각 정거장에서 자유롭게 타고 내리며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수 있게 돼 있다.

첫 번째 역에서 내려서 호수를 건너가서 두 번째 역까지 도보로 걸었다. 이 중간에서 엄마와 아기가 함께 범퍼 보트를 탄 것이 재밌었다. 어른과 아기를 합쳐서 130kg을 넘으면 안 된다고 한 게 마음에 걸려서 아빠가 아니라 엄마가 탔다. 아빠와 아기를 합치면 120kg이 좀 못 될 텐데, 그래도 불안하긴 매한가지였다.

두 번째 역 앞에 있는 찻집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열차를 기다렸다. 먼 곳에 해적선이 놓여 있었고, 가까운 강변에서 자라고 있는 갈대들이 바람에 살랑거렸다. 기차를 타고 바라보는 유채꽃 들판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기차를 타고 만나는 노란색 유채꽃의 향연
▲ 에코랜드에 핀 유채꽃 기차를 타고 만나는 노란색 유채꽃의 향연
ⓒ 제프 차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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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역이 아주 훌륭해 거기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1km 정도를 아기와 함께 걸으면서 가벼운 트렉킹을 체험할 수 있었다. 맨발로 화산송이 체험을 했는데 몹시 아팠다. 몸이 안 좋아서인지 화산송이가 원래 아픈 것인지 잘 알 수 없었다.

아픈 발을 에코 족욕탕에 담그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아직 한여름이 아닌지라 물이 엄청 차가워서 이빨이 딱딱 부딪칠 지경이었다. 이 모든 것이 우습고 재밌었다. 우리는 나무 이름을 읽고, 작은 동물들의 호텔을 신기해 하고, 억새풀길을 걷기도 했다. 여섯살 난 아기는 이 모든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즐기고 익혔다. 세 가족이 함께 자연에서 노니는 이 시간이 소중하고 고마웠다.

어느새 훌쩍 큰 여섯 살 아기의 그림자.
▲ 세 가족 어느새 훌쩍 큰 여섯 살 아기의 그림자.
ⓒ 제프 차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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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세 번째 역은 긴 코스와 작은 코스가 있어서, 아이들의 체력이나 연령에 따라 코스를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작은 코스는 유모차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 있어서 어린애들이 와서 놀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우리는 가 보지 않았지만 어린애들이 놀 수 있는 키즈존도 알록달록하니 작은 동산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기차에 유모차를 충분히 실을 수 있으므로, 아이가 어린 가족들도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시간이 모자라서 네 번째 역에서 내려서 라벤더와 장미 정원을 보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을 접고 기차를 타고 입구로 다시 돌아와서 짧지만 즐거웠던 산길 산책을 끝냈다.

어둑어둑 해질녘 우리는 성산으로 향했다. 우리는 바다가 보이는 방에서 자고 일어나 다음 날 아침 방안에 꽉 차는 바다 광경을 맞을 심산이었다. 그리고 느긋하게 우도로 향해서 작고 아름다운 '섬 속의 섬'을 만끽할 생각이었다.

(* 다음 이야기에 계속)

덧붙이는 글 | 이 여행기는 2017년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의 기록입니다.



태그:#에코랜드, #제주, #기차, #유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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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작가, 임학박사, 연구직 공무원, 애기엄마. 쓴 책에 <착한 불륜, 해선 안 될 사랑은 없다>, <사랑, 마음을 내려 놓다>. 연구 분야는 그린 마케팅 및 합법목재 교역촉진제도 연구. 최근 관심 분야는 환경 정의와 생태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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