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한열  열사 추모 30주기 특별전 '2017이 1987에게'전 풍경. (사)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이한열 열사 추모 30주기 특별전 '2017이 1987에게'전 풍경. (사)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 김성욱

"민중은 역사의 주인이다"

이한열 열사 노트에 남겨진 말이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7일 추모 30주기 특별기획전 '2017이 1987에게'를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기획전시실과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동시에 개막했다. 전시는 7월 8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이한열 열사가 쓰던 교과서와 노트, 자필 편지, 책상, 옷, 신발, 필통 등 유품은 물론 열사가 상징하는 87년 6월에 관한 각종 사진과 영상, 미술 작품들을 함께 선보인다.

특히 30주기 특별전인 만큼 <내셔널 지오그래픽> 네이선 벤 기자가 촬영한 최루탄 피격 당시 컬러 사진이나 연세대 학보 <연세춘추>의 1987년 7월 이한열 장례 특집 호외판 등 희귀 자료들도 공개됐다. 이한열 열사 모교인 연세대학교에서 공식 전시가 열린 것이다.

"거역할 수 없는 역사의 흐름"... 이한열에서 촛불까지

 이한열  열사 추모 30주기 특별전 '2017이 1987에게' 포스터. (사)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이한열 열사 추모 30주기 특별전 '2017이 1987에게' 포스터. (사)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 사)이한열기념사업회

 이한열  열사 추모 30주기 특별전 '2017이 1987에게'전 풍경. 이한열 열사의 자필 노트다. (사)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이한열 열사 추모 30주기 특별전 '2017이 1987에게'전 풍경. 이한열 열사의 자필 노트다. (사)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 사)이한열기념사업회

"30년 만에 시민들이 다시 광장을 채웠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았다. 1987년 6월의 함성을 경험했던 이들은 지난 겨울 촛불 광장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꼈을 것이다. 많은 것이 변했다. 최루탄과 화염병이 없어진 자리에 촛불과 다양한 문구를 담은 깃발이 나부꼈다. 변하지 않은 것들도 있었다. 고층건물에서 휴지를 던지고 꽃을 나누어주던 시민들은 핫팩과 꽃 스티커, 커피를 서로 나누었다. 길고 긴 겨울 동안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그 생각은 촛불의 수만큼 깊어지고 넓어졌다"(이한열기념사업회)

'2017이 1987에게'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전시는 비단 87년에만 머물러있지 않다. 전시에 소개된 자필 노트에 또박또박 눌러 쓴 "오늘 우리의 현실을 볼 때 비록 주인 노릇하기는 어렵다 할지라도 국민들의 가슴 속에는 민중의식이 싹트고 있으며, 이는 거역할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다"라는 이한열 열사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열사의 장례행렬과 이를 도화선 삼은 6월 민주항쟁으로 민주화의 성지가 된 광장은 30년 후 다시 촛불로 가득 찼다.

내용적으로도 전시는 87년 당시의 이한열을 지나 이후 한국 사회 국가주의의 폭력성이나 세월호의 비극을 고발하는 상징으로 변주된 '이한열'을 거쳐, 마지막으로는 광장의 촛불에까지 이른다. 조습의 <습이를 살려내라>(2002), 박경효의 <세월이 흘러도>(2014), 하춘근의 <Be_J_The People#5> 등으로 이어지는 전시 흐름이 그러하다. 이와 더불어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현대적 발언을 이어온 대표적 민중미술 작가 박불똥, 신학철, 성효숙 등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이한열기념사업회 측은 "2017년을 사는 우리는 1987년에게 묻는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며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와 전통은 무엇인가"라며 전시의 취지를 설명했다.

2017년의 시민들은 1987년의 기억에 응답했다. 전시관을 찾은 시민들은 "그동안 역사에 무지했던 자신이 부끄럽다", "죽음과 땀으로 이뤄낸 민주주의 정신을 잊지 않겠다", "민주주의를 꼭 지키는 국민이 되겠다"고 방명록에 남겼다.

전시를 관람한 대학생 이동원씨는 "이한열 열사라고 하면 완전히 동떨어진 이야기로만 생각했는데, 전시를 직접 보고 이 사람도 오늘의 나 같은 대학생이었다는 점을 실감했다"며 "우리도 직접 사회의 주체로서 뭔가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30년이 지났지만, 이한열은 그렇게 아직 살아있었다.

 이한열  열사 추모 30주기 특별전 '2017이 1987에게'전 풍경. (사)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이한열 열사 추모 30주기 특별전 '2017이 1987에게'전 풍경. (사)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 김성욱

 이한열  열사 추모 30주기 특별전 '2017이 1987에게'전 풍경. (사)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이한열 열사 추모 30주기 특별전 '2017이 1987에게'전 풍경. (사)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 김성욱



#이한열#6월항쟁#촛불#이한열기념관#연세대학교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