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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강남역 부근에서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딸 유담, 정병국 공동선대위원장과 손을 맞잡아 들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강남역 시민들에게 지지 호소하는 유승민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강남역 부근에서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딸 유담, 정병국 공동선대위원장과 손을 맞잡아 들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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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4일) 오후 8시께부터 사진 한 장이 온라인에 급속히 퍼지기 시작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의 차녀 유담씨가 서울 홍익대학교 유세 현장에서 한 남성에게 불쾌하기 그지없는 성희롱을 당하는 장면이었다. 비난의 화살은 가해자 뿐 아니라, 후보자와 피해자에게도 돌아왔다. "왜 딸을 유세 현장에 세웠느냐"라는 식이었다. 2차 피해의 시작이었다.

후보자 자녀를 둘러싼 단편적 사건으로만 치부하기에는 문제가 심각했다. 지지를 호소하는 '을'의 위치를 차치하고서라도, 여성이라는 점을 악용한 범죄였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선거철 여성 범죄가 반복돼 오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출신인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총선에서도 어떤 후보 자녀가 '네가 악수해주면 너희 아빠를 찍어주겠다'는 식으로 언어적 성희롱을 당하는 것을 본 적 있다"면서 "후보자 본인들도 겪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국민 장인' 등 미디어가 쏟아낸 '외모 중심' 보도도 문제"

정 의원은 이어 "선거 국면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또 '표를 달라'는 을의 지위까지 더해 (일부 남성들이) 성적 희롱을 해도 괜찮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외모만 부각한 일부 보도 방식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국민 장인'이라는 호칭 등 외모를 중심으로 (후보 자녀를) 판단하게 한 일부 미디어도 잘못"이라면서 "선거 기간 중에는 기본권이 없어지는 게 아니지 않나. 이는 유담씨 뿐 아니라 선거 국면에서 여성이 충분히 겪을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거라는 게 국민 주권의 실현인데, (그 기간 중 벌어지는) 인권 침해를 너무 쉽게 넘기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정 의원은 피해자를 향한 비난도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디어가 부추기는 외모 중심적 판단도 잘못됐지만, 외모가 어떻다고 해서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해야하는 이유는 없다"라면서 "선거 기간에는 자녀는 물론 가족이 모두 나서 도와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를 탓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문미옥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폭력을 당한 피해자에 대한 어떤 비난이나 조롱도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사진이 마구 유포되는 것 또한 2차 폭력으로, 기사에서도 자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에 따르면 해당 사건의 용의자는 5일 오전 체포됐다. 유담씨의 같은 날 유세 일정도 모두 취소됐다. 지상욱 대변인단장은 당일 새벽 긴급 입장을 내고 "악의적으로 촬영하고 무단으로 온라인에 유포한 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이 사진을 게재하거나 배포한 언론과 포털 사이트는 즉시 이를 삭제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유승민, #대선, #성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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