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결정된 10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이를 축하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결정된 10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이를 축하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탄핵 떡'이 손에 손을 타고 전해졌다. 금방 막 쪄낸 듯 아직 온기가 가득한 떡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에게도 따스한 미소가 흘렀다.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누는 시민들도 보였다.

안면이 없던 한 시민이 취재하던 기자를 와락 안았다. 그는 이날의 탄핵 점수 "8대0"을 외치며 좋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결정된 10일 저녁 부산 서면 거리는 기쁨으로 넘쳤다. 2000명(집회 측 추산)의 시민들이 "만세"를 외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결정된 10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이를 축하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결정된 10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이를 축하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마스크를 쓴 채 조용히 이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 해고에 반대하는 고공 크레인 농성을 309일 동안 벌였던 그에게 이날은 남달랐다.

"최강서가 제일 생각나요."

한진중공업 노동자 최강서는 2012년 대선이 끝난 뒤 노조 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최씨는 유서에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고 5년을 또...못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김 지도위원은 "박근혜의 구속은 당연하다"면서 "세월호와 노동탄압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결정된 10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이를 축하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결정된 10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이를 축하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시민들의 뜻도 비슷했다. 시민 정성휘(36)씨는 "촛불이 바람 불면 꺼진다고 했지만 촛불은 바람을 타고 들불처럼 번져서 박근혜를 탄핵했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더 싸워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정씨는 "박근혜 없는 박근혜 정권에서 황교안은 촛불과 싸우며 철도와 지하철 노동자를 징계하고 국정교과서와 사드를 밀어붙였다"면서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남은 60일 동안 거리로 나와 이것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문전성시' 치킨집 "오늘은 닭이 먹고싶어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결정된 10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이를 축하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결정된 10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이를 축하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탄핵을 맞은 '불금' 부산의 최대 번화가인 서면에서 유난히 성업을 이루는 곳이 있었다. 밀려드는 손님에 치킨집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한 치킨전문점 대표는 "평소 주말보다 유난히 장사가 더 잘되는 것 같다"면서 "AI(조류독감) 때문에 졌던 주름이 사라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치킨을 포장해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시민 유진하(32)씨는 "자리가 없어 포장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이상하게 오늘 친구들이 치킨을 사 오라고 성화"라고 방긋 웃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결정된 10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이를 축하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결정된 10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이를 축하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상점 중에는 자발적으로 나눔 행사를 연 곳이 있었다. 대학가인 금정구의 한 카페는 이날 음료와 떡을 무료로 제공했다. 연산동의 한 음식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시 모든 메뉴를 1+1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정권퇴진 부산운동본부는 11일에는 '촛불승리 시국집회'를 연다. 오후 6시부터 열릴 예정인 제18차 시국집회에서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기억 행동 캠페인과 후쿠시마 6주기 행사, 사드 배치 반대 등의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태그:#탄핵, #부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