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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헌법행위자 열전 수록 집중검토 대상자 명단발표 기자회견
 반헌법행위자 열전 수록 집중검토 대상자 명단발표 기자회견
ⓒ 배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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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장이 <반헌법행위자열전> 집중검토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1986년 강희철 간첩조작 사건 당시 부장판사로 강희철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외에도 재일동포 김동휘 간첩조작 사건(1976), 이원이 사건(1976), 조득훈 사건(1976), 오재선 사건(1986)에도 양승태 대법원장이 관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헌법행위자열전편찬위원회(이하 열전편찬위)가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반헌법 행위자 관련 집중검토 대상자 405명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박근혜 대통령,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김기춘 전 비서실장,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한 인물들이 실렸다. 이 중에 열전편찬위가 '뜻밖의 인물'이라고 표현한 사람은 다름 아닌 양승태 대법원장이었다. 열전편찬위 실무 작업을 맡은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말문을 열었다.    

"지난 12월 청문회에서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대법원장이 사찰 당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대법원은 '그게 사실이라면 중대한 반헌법적 사태가 아닐 수 없다'라고 했었는데 현직 대법원장에게 (반헌법적 행위에 대한) 의혹이 있다는 걸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피해자 강희철씨 "반헌법 행위자가 사법부 수장이라니"

강희철씨 1심 판결문
 강희철씨 1심 판결문
ⓒ 배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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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는 강희철 간첩조작사건의 피해자 강희철씨도 참석했다. 강씨는 1986년 4월 28일 제주도경 대공분실에 끌려가 85일 불법구금을 당하며 수사관에게 가혹행위를 당했다. 원심을 맡았던 부장판사는 양승태 대법원장이었다.

당시 검찰과 경찰이 제시했던 수사기록과 증거는 허점이 많았다. 지난 2월 16일 방송된 뉴스타파 <그 판사 이름 안 잊어버렸다>도 강희철씨 사건을 다뤘다. 당시 영상에 소개된 강씨의 검거 보고서를 보면 검거 날짜는 1986년 7월 1일인데 간첩 혐의를 자백했다는 시기는 6월 17일로 적혀있다. 증거로 채택된 일본산 만년필, 스웨터, 넥타이 등도 증거가치가 없는 것들이다. 그럼에도 양승태 대법원장은 강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강씨는 이날 양승태 대법원장을 "반헌법 행위자"라고 일컬었다.

"법정에선 북한에 다녀왔냐. 일본에선 뭘 했냐. 그런 행적들만 물어봤는데 갑자기 딱 한번 그걸 묻더라고요. 휴정했을 때. 혹시 수사 과정에서 가혹행위나 고문 같은 게 없었느냐. 법정에선 그런 거에 대해 한 마디도 안 하고. 수사관들이 법정 안에서 다 지켜보고 있었어요. (내가) 없다고 대답하자마자 잠깐 밖에 나가있던 검사가 부리나케 법정 안에 들어왔고. 다 들리는 구조였으니까 그런 거라 생각해요. 재판도 짜인 각본처럼 진행되는 거 같았고. 제가 받았던 상처와 가족들이 받은 고통은 말할 수도 없어요. 그런데 양승태 대법원장이 사법부 수장으로 일한다니."

강희철씨는 86년 수감돼 12년 동안 복역한 뒤 98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고 2008년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재일동포 김동휘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 김동휘씨도 2011년 무죄판결을 받았으며 오재선씨도 재심 개시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와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반헌법행위자열전> 집중검토 대상자 중에서 현재 공직자는 박근혜 대통령과 양승태 대법원장을 포함해 총 11명이다. 생존자도 적지 않다. 한홍구 교수는 "친일인명사전에선 생존자가 2명이었다. 이번 명단에선 180명에서 200명이 살아있다고 추정된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커지고 있는데 인적청산과 관련해선 여기 405명 명단에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태그:#반헌법, #양승태, #박근혜, #김기춘, #황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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