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특히 타이베이를 여행했거나 관심있는 사람이면 많이들 알 법한 '지우펀(九份)'. 한국 서울의 북촌한옥마을이나 부산 감천문화마을 등과 비슷한 면이 있지만 그보다 훨씬 높은 산동네, 두려울 만큼 웅장하고 경이로운 자연의 품 속.
그중에서도 지우펀 하면 수많은 관광객들이 떠올릴만한 곳, '지우펀 옛거리'. 대만 영화 <비정성시>, 한국 드라마 <온에어>,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의 배경이 되기도 한. 아마 '옛거리' 내 기념촬영지 1위일 듯하다.
골목과 계단, 상점 곳곳에서 만나는 천연덕스런 동물들도 카메라 세례에 익숙하다. 특히 유명한 찻집 '아메이차로우', '비정성시' 앞 아무리 많은 사람이 오가도 여간해서 자리를 비키지 않는 누렁이, 볼 때마다 무리지어선 장난치고 때로 다투기도 하는 일명 '지우펀 사총사' 등.
하지만 지우펀의 진가는 역시 '지우펀 옛거리' 너머. 이미 그 경계를 넘어본 이들은 크게 이의가 없을 듯하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거나 정보가 없어 '지우펀 옛거리'까지만 갔다가 돌아왔다면 잠시 사진으로나마 짐작해보시길.
내 마음을 흔든 지우펀의 멋진('멋지다'는 말로 턱없이 부족한) 풍경들. 여전히 대자연의 위엄에 둘러싸인, 더불어 불과 한 세기도 안 돼 사라져버린 옛사람들의 유물들이 더더욱 인간 존재의 미약함을 실감케 하는.
하지만 지우펀은 이미 너무 유명한 관광지로, 그곳을 직접 다녀왔든 인터넷에서 봤든 앞서 본 사진들이 식상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사진이 더 있다. 앞서와는 정반대의. 그래서 누구의 사진 속에도 없지만, 어쩌면 아니 분명 그 누군가들이 두고 갔을.
'혹시 당신도 두고 오셨나요?'
<여행, 나의 일상에서 그대 일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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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결국 나의 일상에서 누군가의 일상을 오가는 여정. 고로 내 일상에선 먼 곳을 여행하듯 천진하고 호기심어리게, 남의 일상에선 나와 내 삶을 아끼듯 그렇게. '삶은 여행'이라는 너무 익숙해서 인용조차 꺼리던 이 표현이 새롭게 깊이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또 한 번의 여행을 11월 9일부터 시작합니다. 길의 단절이 아닌 확장을 위함이고, 보다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나와 내 삶을 만들고자 하는 바람입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 종종 전하겠습니다. facebook /travelforall.Myou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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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지우펀 교통 정보> 기사에서 소개한 장소들을 직접 보고 싶다면 버스 788번이나 826번을 타고 전 노선을 이동하심 됩니다. 도저히 잠깐 보고 지나치고 싶지 않은 곳에선 내려서 충분히 둘러보신 뒤 다시 같은 버스를 타심 됩니다. 그리고 지우펀 아래 리우팡(Riufang) 기차역에선 '1일 자유이용권'을 구매해 '핑시선'을 타시면 내리고 싶은 전 구간에서 내렸다가 다시 무료 탑승 가능합니다. 즐거운 여행, 아름다운 여행 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