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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개헌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2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개헌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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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하나. 2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개헌 토론회에 참석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밝혔다. 적어도 대선후보 시절부터 박근혜 대통령 옆 최순실씨의 존재를 알았다고 고백했다.

"박근혜 후보 옆에 최순실이 있다는 것을 몰랐던 사람이 어디 있는가. (누구든) 몰랐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장면 둘. 박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했던 지난 25일 오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틀이 지난 지금에도 대통령의 사과만큼이나 회자가 되고 있다. 아니, 이 정도면 역사에 남을 발언이다. 소위 '쉴드'에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연설문을 준비한다든지 기자회견문을 준비한다든지 이러면 다양한 의견을 듣고 합니다. 언론인 얘기도 듣고 문학인 얘기도 듣고 상인 얘기도 듣고 친구 얘기도 듣고. 우리 같이 연설을 많이 하게 글을 많이 쓰는 경우에는 자기 하고 맞는 경우도 있을 수도 있고 그래서 하여튼 경위를 잘 모르겠어요."

장면 셋. 지난 27일 오후, 검찰(서울중앙지검 형사 8부)은 문화체육관광부 세종청사 문화콘텐츠산업실과 체육정책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 하루 전인 26일에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전국경제인연합회 사무실, 그리고 또 최순실씨 자택 등 6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압수수색 현장 화면과 사진을 본 SNS 사용자들과 누리꾼들은 몇몇 검찰 박스 중 '빈 박스'들임이 확연하게 드러나자 사건 한 달여 만에 이뤄진 검찰의 뒤늦은 압수수색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미 주요 자료들은 폐기됐거나 빼돌려진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미 특수부가 아닌 형사부에 사건을 배당한 검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 대변인의 일침은 뼈아프다.

"검찰이 무엇을 밝혀낼 것이라 기대하는 국민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새누리당과 정부여당 내 '최순실 부역자'들도 공범

지난 27일 방송된 JTBC <썰전>의 한 장면. 지난 26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JTBC <썰전>의 한 장면. 지난 26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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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을 충격에 몰아넣은 것도 모자라, 외신을 통해 '나라망신'을 톡톡히 시킨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로 만족할 만한 국민은 극소수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연일 최저점을 찍고 있다. 무려 14%를 돌파(?)했다. '탄핵'과 '하야'가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 방식으로 42.3%의 국민이 '하야 또는 탄핵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의 전면적 인적쇄신'은 21.5%, '대통령의 여당 탈당'은 17.8%, '대국민 사과'가 10.6%로 뒤를 이었다.

이 와중에, 안하무인과 후안무치로 일관하는 '공범'들에게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져가고 있다. 바로 최순실씨와 박근혜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려는 정부여당의 핵심 인사들 말이다.

김무성 전 대표가 최순실씨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인지했다면 그 또한 '공범'이다. 박 대통령의 '머슴'을 자처했던 이정현 대표는 당장 사퇴해야 마땅하다. 우병우 민정수석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검찰 역시 국민의 불신을 받는 것은 당연지사다. 

"야당에서 자신의 문제는 뒤로 한 채, 문재인 전 대표 등이 국가보다 자신의 정치적 이해를 고려한 강경한 행보를 벌이고 있다. 지도자가 되겠다는 분의 자세로서 적절한 일인지 국민적 의심도 함께 들게 하는 일이다."

특히나 침묵하는 '비박'을 비롯해 시기상 숙고 절차를 거쳐야 할 '개헌'이나 폐기해야 마땅할 '문재인 북한 내통설'을 고수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답이 없어 보인다. 시종일관 '특검'만 외칠 뿐 정국을 타개할 어떠한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식물 정당'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까. 오죽했으면, 자칭 보수임을 공공연하게 자임했던 하태경 의원이 이렇게 자성(?)하고 나섰을까.

"새누리당은 특검 방식에 있어 후보 2인 추천권 모두를 야당에게 대승적으로 양보함으로써 현 소모적 논란을 즉각 끝내야 합니다. 그것이 지금 민심입니다. 상설특검이나 별도 특검이나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는 형식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친박 정치인들, 아직도 정신 못 차립니까"

지난 27일 방송된 <TV조선>의 한 장면. 검찰 관계자들이 문화체육관광부를 압수수색 중이다.
 지난 27일 방송된 <TV조선>의 한 장면. 검찰 관계자들이 문화체육관광부를 압수수색 중이다.
ⓒ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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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국민은 대통령이 하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심정이다. 그래서 국가 정상화가 현재로서는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야당은 국가 정상화에 적극 협조할 것이다. 그러나 우선 정부, 여당이 해야 할 최소한의 선결조건이 있다. 대통령의 녹화 사과를 통해서 보았듯이 현재 상태에 대한 상황인식이 너무나 안이하다. 또 최순실 인터뷰를 보면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고 있다. 또한 문제의 핵심인사들이 문제의 핵심인사들이 여전히 활보하고 국정을 쥐고 있다(중략).

"그래서 민주당은 현재 새누리당과 벌이고 있는 모든 협상을 다시 생각해보겠다. 3대 선결 조건이 먼저 이뤄져야지만 우리도 협상을 생각해보겠다. 첫 번째, 새누리당의 대국민 석고대죄가 이뤄져야 한다. 두 번째, 우병우 민정수석의 사퇴가 선행되어야 한다. 세 번째, 최순실 부역자의 전원 사퇴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제1야당인 더민주가 강경한 카드를 들고 나왔다. 2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서다. 추미애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새누리당의 대국민 석고대죄"와 "우병우 민정수석 사퇴", "최순실 부역자 전원 사퇴"를 골자로 새누리당 압박에 나섰다.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탄핵 카드를 들고 나오기에 앞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의 동반자이자 공범들인 정부여당의 '부역자' 척결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26일 방송된 JTBC <뉴스현장> 김종혁 앵커의 "대통령을 망친 당신들"이란 클로징 멘트는 속시원하게 국민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었다. 맞다. 역사 앞에서, 친박 정치인은 물론 최순실-박근혜 부역자들은 모두 공범이요, 죄인들이다. 최소한의,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았다면 자진 사퇴하고 석고대죄하는 것이 먼저다.

지난 26일 방송된 JTBC <뉴스 현장> 김종혁 앵커의 클로징 화면.
 지난 26일 방송된 JTBC <뉴스 현장> 김종혁 앵커의 클로징 화면.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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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정치인들, 아직도 정신 못 차립니까. 나라를 이 꼴로 만든 가장 큰 책임은 물론 박 대통령 자신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을 왕조시대의 공주나 여왕처럼 떠받들며 호가호위하던 친박들 역시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란 걸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태그:#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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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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