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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부산가덕도신공항 유치기원집회에서 시민단체들이 만든 현수막에 지난 대선때 당시 박근혜 후보가 부산에서 신공항을 약속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 "박근혜 대통령님, 부산신공항 약속하셨잖아요" 14일 부산가덕도신공항 유치기원집회에서 시민단체들이 만든 현수막에 지난 대선때 당시 박근혜 후보가 부산에서 신공항을 약속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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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영남을 갈라놓은 신공항 유치전이 막바지에 이를수록 과열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가덕도에 신공항이 들어설 것을 기대하고 있던 부산지역은 최근 정부가 밀양유치에 불리한 조건들을 없앴다는 보도가 들려오자 지역 정치인들 뿐 아니라 시민단체들도 공분하고 있는 분위기다.

14일 저녁 7시, 부산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광복동에서는 가덕도신공항추진 범시민운동본부가 주최한 '가덕도유치염원 범시민촛불행사'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 밀양에 유리하게 용역이 진행된다는 말이 흘러나오면서 부산지역의 시민단체와 정치계까지 들썩였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1일 서면에서 첫 집회를 열면서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고, 이번 두 번째 집회에서 더 과격해진 양상을 띠었다.  이날 발언자로 나선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부산시민들이 원하는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한 약속을 우리는 다 알고 있다"면서 "만약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부산시민들과 함께 거부운동을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해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번 집회를 주도한 가덕도신공항추진 범시민운동본부측에서는 이날 집회에 약 5만 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했다고 밝혔다. 보수동과 광복동으로 이어지는 2차로를 가득 채운 시민들은 형형색색의 형광봉을 들고, 현수막과 머리띠를 두르고 "신공항은 가덕도"를 외치는 사회자의 구령을 따라했다.

이 자리에는 이해동 부산시의회 의장과 다수의 부산시의회 의원들이 집회 전부터 자리를 지켰고, 새누리당 배덕광·하태경·김제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영춘·최인호 의원 등이 뒤늦게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 원망스럽다" 삭발투혼으로 결의 다져

이날 시민단체 대표로 참석했던 부산을가꾸는모임 서세욱 상임대표, 부산여성소비자연합 조정희 대표, 기업인인 대선주조 박진배 사장 등은 가덕도 신공항을 염원하며 삭발식을 했다.  삭발식에 참여한 조정희 대표는 "우리 부산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신뢰하고 믿고 찍어줬다" 면서 "고정장애물을 평가항목에서 누락하는 이런 꼴을 보려고 당신을 찍었나" 라며 원망섞인 발언을 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원망은 다른 시민대표들의 발언에서도 이어졌다. 교통전문가로 나선 한 시민대표는 "박근혜 대통령보다는 박정희 대통령을 더 좋아했다. 그래서 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고 믿었다"며 "이번 신공항이 가덕도로 결정되지 못하면 국가적인 재앙이 될 것" 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정희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약속을 지키라며 삭발을 하고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 여성소비자연합 조정희 대표 조정희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약속을 지키라며 삭발을 하고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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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지역 신문사설 "부산이 먼저 약속 어겼다"

한편 지난해 1월 부산을 비롯한 울산·경남·대구·경북 5개 지자체는 "유치경쟁을 벌이지 않기로 하고 신공항의 성격·규모·기능 등은 정부가 외국전문기관에 의뢰해 결정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부산이 유치전을 본격화 하면서 이들 영남권 단체장들과 해당지역 언론들은 부산이 먼저 약속을 어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울산의 한 일간지는 사설에서 "애써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해 놓고는 부산시가 먼저 약속을 깼다. 가덕도 유치를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특히 부산시의 여야 정치인들은 결과 발표 이후 뭘하고 있었느냐는 힐책을 듣게 될까 너도나도 한마디씩 거들고 나섬으로써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경상일보 6월14일)"고 지적했다.

부산 광복로를 가득채운 정치인들과 시민들
 부산 광복로를 가득채운 정치인들과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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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산에서는 용역이 애초에 부당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전 세계 30여 개 공항을 소유·운영하는 파리공항공단(ADP)이 2000년 설립한 전문업체로 지난 15년간 80여 국에서 700여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업체다. 이 업체가 최근 밀양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고정 장애물을 평가항목에서 제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부산시민들과 지역학자들 그리고 항공전문가들까지 밀양공항의 위험성을 알리는데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부산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회는 지난 1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공항 입지의 첫 번째 조건은 비행기가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며 "불안이 내재된 공항은 이착륙 시 큰 사고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태그:#가덕도신공항, #가덕신공항, #박근혜공약, #가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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