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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유럽 여행을 계획하는 가족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 중 런던은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도시 중 하나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런던만의 독특한 문화 환경은 전세계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런던 여행의 핵심 중 하나는 무료 박물관과 미술관이라고 할 수 있다. 살인적인 물가를 자랑하는 런던일지라도 대부분 박물관 입장료는 무료(정확히 기부금 제도)이다. 하지만 소장된 물품만큼은 세계최고를 자랑한다.

런던의 박물관, 미술관에서 즐기는 어린이 체험학습

영국 박물관(The British Museum)의 프로젝트로 2000년에 만들어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정원(Queen Elizabeth Ⅱ Great Court)'
 영국 박물관(The British Museum)의 프로젝트로 2000년에 만들어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정원(Queen Elizabeth Ⅱ Great Court)'
ⓒ 김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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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여행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방문하면 유명한 유적이나 작품을 보고,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 식의 관람이 대부분이다. 조금 더 정성을 들이는 여행자들은 박물관의 오디오 투어를 대여하거나 투어 가이드와 함께 작품 해설을 듣는 정도이다.

런던의 박물관과 미술관은 가족 단위의 방문자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학습을 제공하고 있다. 체험 학습 비용은 대부분 무료이거나 간단한 재료비만을 받는 정도이다.가족 단위의 체험 학습은 주로 주말에 진행이 되는데, 여행 중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참여했던 체험 학습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전 세계의 역사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곳, 영국 박물관

가족 체험학습이 진행되는 삼성 디스커버리 센터
 가족 체험학습이 진행되는 삼성 디스커버리 센터
ⓒ 김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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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박물관(The British Museum)은 런던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박물관 중 하나이다. 1753년 영국의 학자이자 의사였던 한스 슬로언(Hans Sloane)경이 국가에 기증한 유품으로박물관이 시작되었다.

초반에는 그의 식물표본이나 서적에 불과했지만 19세기 말 세계의 패권을 장악했던 대영제국 시대에 본토로 들어오는 전리품을 수용하기 위해 박물관 규모를 확장했다. 결과적으로 1300만여 점의 소장품을 갖게 되었는데 이 중에는 제국주의 시대에 약탈한 문화재도 적지 않다.

인류 최초 문명으로 알려진 메소포타미아 남부 지방의 수메르 유물에서부터 다양한 고대 시대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영국 박물관은 94개의 전시실로 나눠져 있다. 전시실 동선만 무려 4킬로미터에 달해 모든 작품을 대충관람해도 3~4일은 족히 걸리는 곳이다.

놀이를 통해 배우는 역사 이야기

나무 블럭으로 다 만든 신전의 각 부분을 설명해주는 스텝
 나무 블럭으로 다 만든 신전의 각 부분을 설명해주는 스텝
ⓒ 김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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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박물관은 매 주말마다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개최한다. 이벤트 시간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드랍인(Drop-In) 이벤트(정해진 시간에 아무 때나 가서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시간이 맞을 때 가서 참여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참여했던 이벤트는 '신전 만들기(Making a Temple)'라는 제목의 이벤트였다.제목에서 느껴지는 대로 그리스 신전을 만드는 이벤트였다.

박물관 지하에 있는 삼성 교육센터에 들어가니 스태프들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스태프가 일대일 방식으로 오늘 만들게 될 그리스 신전에 관한 간단한역사와 신전의 모양을 시청각 자료를 통해 설명해 주었다. 신전에 대한 설명은 아이들의 나이에 따라 난이도를달리 해서 설명해주는 식이었다.

설명이 끝나자 바로 옆으로 옮겨 나무 블록으로 자신만의 신전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우리는 토요일 오전에 박물관에 갔었는데 체험 학습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많지 않아 스태프가 거의 일대일로 붙어서 아이와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아이가 신전을 만들 때도 신전을 짓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기둥, 처마, 지붕 등의 기본 요소들을 다시 설명해주는 식으로 놀이를 통한 교육을 진행하였다.

나무 블록으로 신전 만들기가 끝나면 각자의 작품을 3D로 재현하기 위해 디지털 카메라를 하나씩 건네 받았다. 스태프의 지시에 따라 동, 서, 남, 북 각도에 맞춰 아래, 위로 돌아가면서 사진을 찍었다. 다 찍은 사진을 스태프에게 제출하면 그 이미지를 한데 모아 3D 모형으로 재현시켜주었다.

자신이 만든 신전 모형이 3D로 재현된 것을 확인하는 아이
 자신이 만든 신전 모형이 3D로 재현된 것을 확인하는 아이
ⓒ 김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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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분에 걸쳐 진행된 영국 박물관의 어린이체험 학습 이벤트는 매우 유익했다. 우선 정해진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체험 학습에 참여할 수 있어 좋았고, 무료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놀이를 통한 교육은 아이들에게 어려운 역사를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배운 내용을 확실히 기억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을 하고 있었다.

박물관에 전시된 신전의 사진을 눈으로 보는 것 이상으로 직접 만들어보고 그 결과물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아이에게는 꽤나 신난 놀이 교육이 된 것 같았다.

주말에 영국 박물관을 찾는 가족들이라면 그 기간에 참여할 수 있는 가족 이벤트를 기억하길 바란다. 수박 겉핥기 식 역사 교육이 아닌, 놀이를 통해 배운 내용은 확실히 자기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 교육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영국박물관 가족 이벤트 정보

이벤트 날짜: 매주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이나 방학 일부 기간)
이벤트 시간: 대체적으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사이
이벤트 장소: 삼성 디지털 디스커버리 센터
관련 사이트: http://www.britishmuseum.org/learning/samsung_centre/families.aspx



태그:#런던, #영국박물관, #대영박물관, #런던여행,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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