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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 제윤경 "채무자에게 모멸, 공포, 수치 주는 채권추심법 손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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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윤경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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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당은 사실상 국민의 빚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잘못된 정책을 분명하게 고수하고 있어요. 빚내서 집 사라, 빚 못 갚으면 어려운 형편을 봐줘서 조정해주겠다더니 알고 보니 빚 갚으라고 종용하는 프로그램이었고..."

31일 <장윤선·박정호의 팟짱>에 출연한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장윤선 정치선임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여당의 채무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빚내기 쉬운 구조를 만들어서 기업만 배를 불리고, 서민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정부 정책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예로 신용카드 일몰제를 들었다. 제 의원은 "소득공제라는 게 냈던 세금을 돌려주는 건데 돌려받는 90%가 상위 10% 소득자"라며 "분배 정책에서 역진적 조세의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 의원은 "조세 제도를 이용해 신용카드 마케팅을 도와주는 것"이라며 "프랑스나 독일은 신용카드 사용률이 2~3%밖에 안 되는데, 우리는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60%까지 간다"고 덧붙였다. 불필요하게 카드사의 배를 불리는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제 의원은 "우리나라 채권추심법이 채무자에게는 가혹하다"며 "채무자가 빚을 못 갚으면 모멸감과 공포와 수치에 시달리게 하는 게 지금 우리나라 추심에 관한 법률"이라고 말했다.

채무 독촉 기준을 '추심 방문 2회 및 채무 독촉 3회'로 제한해놨지만, 아쉬운 점은 남아있다. 하루 3회 전화할 수 있다면 다중채무자는 여러 곳에서 연락을 받으니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된다. 반면, 호주에서는 일주일 2회 이상 전화를 걸 수 없거나, 연락이 안 된다는 게 입증되면 그때 채무자를 방문할 수 있도록 보다 엄격하게 기준을 설정해놨다.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청년층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제 의원은 "취업은 안 되는데, 복지는 없고, 사회안전망이 존재하지 않는 선상에서 스무 살만 되면 신용카드 발급을 무분별하게 해주고 있다"며 "이 세 가지가 맞물려서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돈이 없어서 빚을 내고, 그 빚을 갚지 못해 취업 의욕이 떨어지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빚 문제로 고통에 빠진 서민은 통계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제 의원은 "금감원에서 전혀 관리를 안 하고 있어서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채권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잘 모른다"며 "과거에 발생한 부실 채권들이 여전히 시장에서 회전해서 규모는 상당 수준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은 정치가 해결해야 한다

"사실 우리 당이 그동안 가계부채 문제를 어렵게 받아들였어요. 약간의 절망감이 있는 거예요. 과연 정부가 저렇게까지 밀어붙여서 (국민을) 빚더미에 앉혀 놓고 있는데 해결 방법이 있는 거냐..."

제 의원은 그동안 야당이 가계부채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점을 인정하면서도 민생 현안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제 의원은 "가계부채 문제를 정치에서 더 주요한 의제로 만드는 게 고민"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민생 관련 TF 4개(▲청년 일자리 ▲가계부채 ▲주거안정 ▲사교육비 절감)를 구성할 계획이다.

20대 국회 등원 첫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국회의원 세비를 모아 악성 채권을 매입해 소각하기도 했다. 제 의원은 "(20대 국회) 첫날부터 정부와 각을 세우기보다는 민생 문제에 주력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해서 준비했다"고 전했다. 

정치권의 부채 탕감 운동을 긍정적으로 자평하기도 했다. 제 의원은 "다른 지자체에서 악성 채권을 소각하는 행사를 했는데 채무자들이 연락이 오기도 했다"며 "이런 행사를 통해 (해결의) 메시지를 전달하니까 채무자들이 절망한 채 숨어 있다가 도움을 요청하면서 나오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악성채무 없애는 한 축이 있고, 체질이나 구조 개선이 필요한 거죠. 구조 개선은 빚이 아닌 복지를 권해야죠. 저는 '서민 금융'이란 단어가 싫어요. 서민들한테 왜 금융이 필요하냐고요. 복지가 필요하고, 일자리가 필요하죠."

한편, 제 의원은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복지 정책도 더해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제 의원은 "청년실업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면 당연히 청년 수당을 고려해야 한다"며 "한 지자체가 할 수 있을 정도면 국가 재정으로 불가능하진 않을 텐데 같이 검토하고, 논의해서 풀어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이 모럴 해저드한 것"

"개인 채무자에게 모럴 해저드(moral hazzard·도덕적 해이)하다고 하지만, 기업이 모럴 해저드한 거예요.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시점에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피해도 최소화하고, 다시 성장할 태도를 마련할 수 있는데 정부에서 계속 돈을 쏟아부으니 적기를 놓치죠. 국책은행은 독자적 의사결정 권한이 거의 없는 상태라 모럴 헤저드하고, 시중은행은 시중은행대로 모럴 해저드하고. 구조 자체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거죠."

제 의원은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경제 구조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제 의원은 "덩치를 키워두면 '우리를 안 살리고는 못 배긴다'는 근본적인 모럴 해저드가 산업 구조에 팽배하다"며 "우리나라는 경영자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도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제 의원은 "구조조정 문제는 정부에서 의사결정 대부분을 내릴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며 "우리 당에서는 구조조정 책임을 묻고, 실업 대책을 의제화해서 정부를 압박할 것"이라 밝혔다. 인터뷰 전체 내용은 <장윤선·박정호의 팟짱>에서 다시 들을 수 있다.



태그:#제윤경, #장윤선, #박정호,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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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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