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 요양병원 운영진의 경영권 다툼으로 인해 애먼 환자들만 피해를 입게 생겼다.
충남 홍성군 홍성읍 조양로에 있는 내포 요양병원은 최근 경영권 문제를 놓고 병원 이사장과 병원장 사이에 소송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병원 운영진이 소송 공방을 벌이는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과 병원 근로자들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실제로 내포 요양병원은 벌써 5달째 전기세조차 납부를 하지 못하고 있다.
또 일부 요양 보호사들은 임금이 체불 되거나 임금의 일부만을 지급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 됐다.
지난 11일 한국전력공사 홍성지사는 내포요양병원(의료법인 디와이 의료재단)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 까지의 전기 요금 6500만원을 체납해 5월 17일 오후 2시부터 병원 시설에 대한 단전조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한전 홍성지사에 따르면 산소호흡기 등 의료장비가 집중되어 있는 2층 중환자실과 3-5층 입원실에 대해서는 필요 최소한의 전기만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한전 홍성 지사의 한 관계자는 "병원측에서는 1차 소송이 끝나면 밀린 전기세를 분할 납부하기로 각서까지 썼다"며 "하지만 소송이 끝난 이후에도 납부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부득이하게 단전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런데도 요양병원측은 밥그릇 싸움에만 매달리고 있다. 지난 달 14일 병원의 대표권한을 놓고 벌인 1차 공판에서는 병원장 김모씨가 승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사장 윤모씨가 이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내포 요양병원의 한 관계자는 "두 분(이사장과 병원장) 모두 돈이 없는 분들이 아니다"라며 "최종 판결이 나오면 이긴 쪽에서 전기세를 자진 납부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송이 지지부진 3심 까지 이어질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와 병원 근로자들이 떠안을 수 밖에 없다.
내포 요양병원은 전기세 뿐아니라 일부 직원의 급여까지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내포 요양병원의 한 요양보호사는 "2월달과 3월달치 급여는 50%씩 밖에 나오지 않았다"며 "4월달치 급여는 아직 지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환자들 "또 이사해야 하나, 더이상 갈곳도 없다" 불안하기는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다른 병원을 알아보기가 힘든 환자들도 적지 않아서다. 내포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한 환자는 "여기만큼 병원비가 저렴한 곳도 없다"며 "이제 더 이상 갈곳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내포요양병원에는 예산의 S병원에서 공권력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이주해 온 30여명의 환자들이 입원해 있다. 예산읍에 위치한 S요양병원은 진료비를 부당청구한 사례가 적발돼 지난 2월,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에 따라 S병원의 환자들은 인근의 아산과 홍성으로 분산해 입원하게 된 것이다. 그중에 일부 환자들은 내포 요양병원으로 흡수됐다.
이와 관련해 예산 S병원에서 온 한 환자는 "병원에 적응해서 잘 살고 있는데 또다시 이사가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고령의 환자들에게는 병원을 옮겨 다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이 환자는 이송 당시 극심한 스트레스로 며칠동안 설사와 복통 및 탈수 증세를 호소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처럼 관계 당국이 내포 요양병원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면 병원측의 밥그릇 싸움에 애먼 환자들과 병원 근로자들의 피해만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내포 요양병원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에 대해 관계당국의 적절한 개입이 요구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