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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은 2008년부터 매년 진보 정책 연구소 최초로 <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경제, 주거, 노동, 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세계의 흐름 속에서 한국 사회를 진단하여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사회로의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2016년 전망 보고서 중 노동분야는 현황, 문제, 전망으로 총 3회에 걸쳐 게재됩니다.

2015년 노동시장의 문제점 – 비정규직과 여성고용

1) 증가하는 비정규직, 감소하는 좋은 일자리

2015년의 노동시장은 전반적으로 양적 측면에서의 개선 폭은 그리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질적 수준의 우려는 더욱 심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요 고용지표는 2014년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지 않는 반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일자리가 증가했을 가능성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동향분석에서도 언급했듯이 2015년 취업자 증가를 이끈 여성 일자리와 중고령층의 일자리 상당수는 임금이 낮다. 또한 비정규직도 좋지 않은 일자리로 구성된다. 이들 일자리의 증가는 고용의 양적 측면 확대에는 기여했을지 몰라도, 노동시장 내 일자리의 질적 수준 개선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질적 수준이 개선되지 않은 채로 양적 측면이 개선에 정책이 집중된다. 이런 가운데 비정규직과 같이 오래된 한국 노동시장의 문제들 역시 계속되고 있다. 1997년 경제위기 이후 한국 노동시장의 주요 문제로 부상한 비정규직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심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그림 4와 같이 2015년 8월 기준 비정규직 규모는 정부 통계를 따를 경우 627만1천 명으로 임금근로자 중 3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노동계의 통계를 따를 경우 868만5천 명으로 임금근로자 중 45.0%가 비정규직 노동자로 확인 된다.

정부와 노동계 비정규직 규모 및 비중
 정부와 노동계 비정규직 규모 및 비중
ⓒ 새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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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문제가 중요한 것은 비정규직 일자리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고용이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 5의 분석 결과 2015년 8월 기준 노동계의 비정규직 개념을 따를 경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각각 296만6천 원과 147만8천 원으로 정규직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이 비정규직의 두 배 이상이다.

상대적으로 정규직이 임금근로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와 같은 임금격차는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상승률이 더 낮은 수준에 머물렀음을 보여준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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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계약기간에 따른 고용불안정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으로 인해 빈곤과 같은 사회적 위험에 노출될 크다. 나아가 사회 보험 지원에서 역시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아래 그림 6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대부분 국민연금, 고용보험, 건강보험과 같은 사회 보험 가입에 있어 직장으로부터의 지원을 받고 있다. 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40%도 되지 않는 이들만이 직장으로부터 사회보험 가입에 대한 지원을 받고 있다.

심각해지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에 대한 개선 사항은 지난 대선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였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이전 정부의 유연한 노동시장 정책을 비판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정규직 노동자와 차별적인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여전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시키는 정책은 시행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과 비교해 높은 고용 불안정성, 낮은 임금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보험 지원에 있어서도 차별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회보험 직장 가입률 비교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회보험 직장 가입률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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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성 고용률의 증가와 대비되는 일자리 질적 하락

비정규직과 함께 여성 노동과 관련된 문제들 또한 한국 노동시장이 계속해서 앓고 있는 문제이다. 먼저 한국은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에서 여성의 고용률은 최근 상승했다. 하지만 남성보다 20% 이상 낮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2014년 여성 고용률 국제 비교
 2014년 여성 고용률 국제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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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에 나타난 OECD의 2014년 통계 결과 한국의 여성 고용률은 OECD 평균보다 낮은 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국의 낮은 여성 고용률의 원인으로는 결혼, 출산, 육아의 책임이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음을 들 수 있다. 국내 연령대 별 통계를 참고하면 남성과 달리 여성의 경우 출산과 육아의 책임이 생성되는 30대에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이 오히려 20대 후반보다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여성들이 가정 내에서 출산과 육아를 담당하게 되면서 노동시장으로부터 이탈하기 때문으로 추측할 수 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점차 심화되는 상황에서 여성의 낮은 고용률은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 성장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이전 정부부터 수행하고 있는 육아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왔다. 육아에 대한 사회적 지원, 육아 휴직 제도의 활성화는 출산과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고 고용률을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인 정부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여성들의 경력단절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선진국과 달리 30대 여성의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아지는 M자형 여성공급곡선 역시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여성들에 대한 고려도 필요한데, 실제 비정규직 여성들에게 있어 육아 휴직 제도는 유명무실할 뿐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력단절은 높은 수준의 성별 임금격차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한국은 OECD 회원국들 중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큰 국가에 해당된다. 가장 많은 국가의 통계가 있는 2010년을 기준으로 중위값의 비교를 통해 성별 임금격차를 분석했을 때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다른 OECD 회원국들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임을 그림 8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0년 성별 임금격차 국제비교
 2010년 성별 임금격차 국제비교
ⓒ 새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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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임금격차는 노동시장 내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의 지위,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대우를 일부 반영하고 여성들이 빈곤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직면하기 쉬움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한국의 이와 같은 높은 성별 임금격차는 경력 단절 시기인 30대 이후 더욱 심화되는 것을 그림 9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노동시장을 떠났던 여성들이 다시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때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정규직 여성이라도 노동시장을 떠났다 다시 돌아올 경우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 일자리 밖에 구할 수 없고, 이로 인해 동일 연령대 남성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성별·연령별 비정규직 비중 및 월평균 임금
 성별·연령별 비정규직 비중 및 월평균 임금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활용 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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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최고 수준의 성별 임금격차가 계속될 경우 여성들 중 빈곤 등의 사회적 위험에 노출될 이들의 비중이 증가하게 될 것이며, 사회 전체의 불평등 역시 심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상당 수준의 교육을 받은 여성들로 하여금 노동시장 진입보다 비경제활동인구 상태를 선택하게 함으로써 지금과 같은 낮은 여성 고용률이 지속되게 할 위험도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저출산, 고령화와 함께 생산활동에 참여하는 인구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져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노동경제팀입니다. 이 기사는 새사연 홈페이지(http://saesayon.or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새사연, #노동, #일자리 , #2016, #전망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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