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총장 직선제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부산대학교에 대한 예산을 삭감하자 교수들이 사비를 털어 부족한 예산을 메우기로 했다.
부산대는 11일 "부산대 교수들 (약 1190명)이 총장직선제 이후 교육부의 재정지원 삭감액 (총 18억 여 원)에 대해 1인당 120만 원씩 갹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산대 측은 이번 조치가 고통분담과 총장직선제 선택에 대해 교수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대가 밝힌 '총장 직선제 관련 정부의 재정지원사업 사업비 삭감 확정 현황'을 살펴보면 부산대는 ACE(학부교육선도대학 육성)사업 지원금에서 11억 4900만 원, CK-I (지방대학특성화)'사업 본부분에서 7억2400만 원가량을 삭감당해 전체적으로 18억7300만 원의 예산 지원을 못 받게 됐다. 전체 지원액 중 50%가 삭감된 것으로 2018년까지 매년 반 토막 삭감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부산대의 선택, 국민의 지지를 얻을 것"
뿐만 아니라 거점국립대 평가에서 1위를 달성하고도 국립대학 혁신지원사업 예산 9억 3천만 원을 따내지 못하는 등 부산대는 총장 직선제에 따른 후폭풍에 직면하고 있다. 부산대는 예산 삭감액을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만회하려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재정여건이 좋지 않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부산대는 지난 8일 총장직무대리를 맡은 안홍배 교육부총장이 교수들에게 사전에 이와 관련한 메일을 보내 협조를 당부했다. 안 부총장은 "우리의 선택에 다 함께 책임질 때, 우리는 당당해질 것입니다"는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정부의 일방적인 예산 삭감을 정면 돌파할 뜻임을 내비쳤다.
안 부총장은 담화문에서 "다소 고통스럽더라도 서로 마음을 합쳐 당면한 시련과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부산대의 선택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것"이라며 "문제 해결에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부산대는 11일 재정위원회 회의를 거쳐 갹출안 시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부산대는 지난해 간선제에 반대하며 투신한 고 고현철 교수의 사고 이후 간선제 도입 방침을 철회하고 직선제 유지를 결정했다. 이후 전호환 교수와 정윤식 교수를 직선제 총장 후보로 선출하고 교육부에 임용 제청 동의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