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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016년 새해가 다가왔습니다. 각종 매체에서 새해를 맞아 '한국사회, 이것만은 바꾸자' 류의 기사를 생산하곤 합니다. <오마이뉴스>는 그 시선을 당신에게 맞추고자 합니다. 누구에게나 특별한 새해, '당신의 새해 바람'은 무엇인가요. [편집자말]
40이 온다.
 40이 온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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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不惑).

2016년 제 한국 나이입니다. 불혹은 '미혹되지 않는다'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라는 뜻이라고 하죠. 40대가 되면 인생의 여러 맛을 알게 되는 시기이고, 그렇기에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20대나 30대처럼 유혹에 넘어가거나 충동적인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지금의 40대에 '불혹'은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시점에서 이제 막 40대를 맞은 이들은 여전히 유혹에 넘어가며 살아갑니다. 가장 기본적인 사례라면 역시 담배와 술이죠. '금연·금주'를 외치지만 불혹이 돼도 여전히 담배와 술의 유혹에 굴복하는 '작심삼일'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곧 다가올 새해, 여러분들은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신가요? 금연, 금주, 가족의 행복, 승진 등 개인적인 일부터 '총선 승리' '경제 발전' '세월호 진상 규명' 등 국가적(?) 희망을 거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저도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워보곤 합니다. 그런데 이것저것 모아보니 이 한마디로 정리가 되더군요.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

그렇습니다. 2016년 제 소원은 말 그대로 '불혹'을 실천하는 겁니다. 유혹에 넘어가지 않게 하옵시고 미혹되지 않게 하옵소서. 아, 정말 그렇네요.

유혹을 이겨야 하는 2016년

새해엔 지갑 여는 일부터 줄여야겠어요.
 새해엔 지갑 여는 일부터 줄여야겠어요.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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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지갑을 여는 일을 줄여야겠습니다. 제가 사실 기분파다 보니 기분이 좋으면 씀씀이가 커지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적자 인생'이 거듭됩니다. 특히 월말이 되면 '보릿고개'를 반드시 겪어야 했습니다. 쓸 돈은 써야겠지만, 낭비를 줄여야겠습니다.

낭비를 줄이려면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것…. 네, 술을 줄여야겠습니다. 저는 담배를 피우지 않기 때문에 올해 초 담뱃값 인상 소식에 대해선 무덤덤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술값이 인상된다는 소식을 접하자 기가 막혔습니다. 아. 왜 이 정부는 서민의 낙을 증세의 도구로 이용하는 걸까요?

줄여야겠습니다. 술 마시는 횟수도 줄이고, 술 먹고 기분 낸다고 여기저기 마구 '지르는' 습관도 고쳐야겠어요. 그러다 보면 건강은 저절로 따라 좋아지겠죠.

귀도 얇고 기분대로 생각하는 사람, 접니다

지난 11월 하이트진로의 소줏값 인상에 이어 지방 주류업체들도 잇따라 소줏값 인상에 나섰다.사진은 지는 12월 20일 서울시내 한 대형 마트 주류코너에 다양한 소주가 진열돼 있는 모습.
 지난 11월 하이트진로의 소줏값 인상에 이어 지방 주류업체들도 잇따라 소줏값 인상에 나섰다.사진은 지는 12월 20일 서울시내 한 대형 마트 주류코너에 다양한 소주가 진열돼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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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렇게 장한(!) 결심을 해도 그 결심을 흔들리게 하는 여러 유혹들을 물리치는 것이 핵심이겠지요. 처음 만난 사람인데도 마음이 맞는다고 생각하면 '한잔 합시다'라고 말하는 것도 저고, 호감이 있는 사람에게 좋은 걸 사준다며 앞뒤 생각하지 않고 지갑을 여는 사람도 접니다.

'더 좋은 자리 있어, 거기로 한 번 옮겨봐'라는 말을 들으면 귀가 팔랑거리는 사람도 저고, 집에 일찍 들어가야 함에도 누군가로부터 만나자는 전화가 오면 마음이 움직이는 사람도 접니다. 온갖 유혹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생기고 그를 뿌리쳐야 하는 게 제 일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다른 목표는 세우지 않으려 합니다. 그저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소서'를 외칠 뿐입니다. 불혹의 나이에 말 그대로 '불혹'을 실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마음을 다잡고 한 번 더 생각하고 결단하는 40대를 맞아야겠습니다. 같이 한 번 외쳐 주시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


태그:#새해계획, #불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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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솜씨는 비록 없지만, 끈기있게 글을 쓰는 성격이 아니지만 하찮은 글을 통해서라도 모든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글쟁이 겸 수다쟁이로 아마 평생을 살아야할 듯 합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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