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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방문해야 할 1순위로 앙코르와트를 꼽는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이고 죽기 전에 꼭 한번 봐야 한다는 명성은 이미 앙코르와트의 수식어가 된 지 오래다.

정글 속 거대한 사원 방문을 마치고 여행객이 거의 빠뜨리지 않고 찾는 것이 바로 마사지 가게다. 남녀노소 평소에 접하기 어려웠던 전신마사지를 받으며 '캄보디아의 저렴한 물가'라는 혜택을 확실히 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라면 망설였을 전신마사지는 한국에 비해 절반보다 더 저렴한 가격대라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으며 마사지를 받지 않는 게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가족여행이나 친목여행, 우수사원 해외연수와 효도관광 등 다양한 목적으로 바라볼 때 씨엠립은 이 모두를 아우를 만큼 여행의 폭이 넓다.

11월 말부터 일주일간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끝에 A마사지숍 마사지사들은 $5(5700원)의 인상액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해마다 임금인상을 하겠다고 다짐받았다.
 11월 말부터 일주일간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끝에 A마사지숍 마사지사들은 $5(5700원)의 인상액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해마다 임금인상을 하겠다고 다짐받았다.
ⓒ CFSW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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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여행기간 동안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패키지 투어 전문가가 짜 놓은 일정을 따라가다보면 A마사지숍에 당도하게 된다. 이곳을 한국인이 즐겨 찾는 데에는 대형여행업계에서 미리 준비한 관광코스라는 것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한번에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13개의 룸을 갖추어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한국인이 경영하고 한국인이 주요 고객이다.

그러나 대형업소인 A마사지숍에서 일하는 마사지사들의 월급은 $55~65(한화로 6만3천 원~7만5천 원)이다. 이것은 씨엠립에 있는 다른 마사지숍의 마사지사들이 받는 급여 $100(11만5천 원)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이며 2015년 캄보디아 봉제공장노동자 최저 임금인 $128(14만8천 원)의 절반 수준이다.

아무리 씨엠립의 물가를 낮게 잡아도 한 달치 월급인 $55~65로는 생존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55~65로 식대와 오토바이 주유비, 다달이 들어가는 집세, 자녀 수업료를 제하고 나면 남는 게 뭐가 있을까?

어깨와 팔 근육을 많이 사용해 일하는 마사지사라는 특성상 어깨 결림 같은 만성적인 근육통에 노출되지만 자신은 물론, 가족이 아플 때 여분의 병원비나 약값을 지불해야하는 건 또 다른 큰 부담이다. 매달 들어가는 지출 가운데서 여분의 돈을 남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근근이 하루 벌이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게 관광업에 기댄 마사지사들의 현실인 것이다.

같은 일을 하고도 다른 마사지숍에 비해 절반에 가까운 월급밖에 받지 못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이들이 직장을 바꿀 수 없는 이유는 이들 대부분이 씨엠립 인근의 농촌 지역에서 왔기 때문이다.

A마사지숍에서 5년간 근무했다는 B씨는 4자녀를 둔 여성으로 일주일에 7일을 근무하고 공휴일에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쉴 생각조차 할 수 없지만, 학교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어 다른 직업을 생각할 수 없다.

쉬는 날 없이 일을 하는 것은 운이 좋으면 받을 수 있는 "팁을 벌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적게는 $3(3400원)에서 여행객이 많은 성수기에는 하루에 $6(6900원)까지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귀띔이다.

보통 낮 12시 무렵부터 시작해서 오후 10시에 일을 마치는 A마사지숍의 마사지사들은 풀타임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고용된 인원수는 여성 151명과 남성 14명으로 총 165명에 이른다. 이러한 규모에도 한국인 사용주가 임금을 높이지 않는 이유로 드는 것은 손님이 건네주는 '팁'이다. 

11월 말부터 일주일간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끝에 A마사지숍 마사지사들은 $5(5700원)의 인상액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해마다 임금인상을 하겠다고 다짐받았다. 인상액 $5를 추가해도 다른 마사지숍에 비해 적은 금액이며 여전히 최저생활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고용주가 약속한 인상액을 지불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태그:#캄보디아, #마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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