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반 할 감독은 이번 시즌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3명의 수비진을 활용하던 3백 전술을 포기하고 4백 전술로 회귀한 것이다. 반 할 감독도 3백 전술을 위해 블린트와 디 마리아를 영입하는 등 초강수를 뒀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맨유를 비롯하여 3백을 활용하는 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선수들은 누굴까. 단연 좌, 우측 윙백들이다. 반 할 감독은 좌측에는 애슐리 영을 주로 기용했다. 크로스 능력이 탁월하며 수비 능력에 속도까지 겸비한 선수기 때문이다. 때때로는 블린트와 루크 쇼도 활용했다. 상황에 따라 좌측 미드필더와 윙백 모두 가능한 자원들이 즐비한 맨유였다.

그러나 우측에는 발렌시아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선수가 없었다. 플레이 성향이 윙백에 가까운 선수가 발렌시아 말고는 없었기 때문이다. 발렌시아는 측면 미드필더답게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정확한 크로스 능력이 있다.

여기에 미드필더지만 수비 능력까지 갖췄다. 반 할 감독의 첫 시즌에 맨유는 힘들었지만, 발렌시아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그만큼 출전 기회도 늘어났고, 주전 선수로 다시 거듭날 기회를 부여받은 셈이었다.

발렌시아는 14/15시즌에 리그에서 총 29경기를 뛰었다. 교체 출전은 단 3경기에 불과했다. 도움도 2개를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은 89.5%로 약 90%에 육박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도 멋지게 소화해냈다. 다음 시즌이 기대될 수 밖에 없는 발렌시아였다.

4백 전술에서 뒤를 보니 다르미안, 앞을 보니 마타

이번 시즌이 개막되고, 맨유는 4백으로 전술의 테두리 자체를 바꿨다. 새판짜기를 위해 자연스레 여러 선수들을 영입했다. 그러자 갈 곳 잃은 선수들이 몇몇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우측 윙백으로 활약했던 발렌시아가 문제였다.

물론 이번 시즌에 리그와 컵, 챔피언스 리그를 포함하여 8경기를 출전했다. 하지만 모두 우측 풀백으로서 다르미안의 로테이션 자원이었다. 발렌시아는 5경기가 교체 출전이었다. 반면에, 다르미안은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에서 11경기를 모두 선발 출전했다. 동일한 포지션에서 대조되는 출전 경력이었다.

배경적으로 수비 능력도 발렌시아보다 다르미안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원래' 수비수였던 다르미안과 '이제' 수비수가 되어가는 발렌시아가 수비수 자리에서 경쟁하기 때문이다. 수비수의 중요한 척도 중 하나인 태클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현재 맨유 수비진의 중심인 스몰링보다 다르미안이 태클 수치가 더 높다.

리그 9경기 동안 스몰링이 경기당 2.4회이고, 다르미안이 3.2회이다. 1위는 슈나이덜린으로 3.3회이다. 현재까지 슈나이덜린과 함께 다르미안이 태클을 통해 맨유의 수비에서 영향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반해 발렌시아는 경기당 1.4회이다. 발렌시아는 출전 기회 자체에서도 다르미안에게 밀렸다. 그렇기에 경기 감각을 찾을 방법도 현재로서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마타와 경쟁을 해볼까 했더니, 이번 시즌은 아닌 것 같다. 마타는 이번 시즌에 그야말로 '미친 마타'다. 공격포인트로 설명이 끝난다. 리그 9경기 3골 3도움으로 6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현재 3골 1도움을 기록한 마샬을 제치고 팀 내 공격포인트 1위이다. 발렌시아에게 슬픈 사실은 경쟁 상대 모두가 맨유의 살림꾼이라는 것이다. 수비에서는 다르미안, 공격에서는 마타다. 현재 발렌시아는 반 할 감독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꾸준히 받고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으로써는 앞, 뒤가 깜깜한 발렌시아이다.

발렌시아는 현재 선수로서 전성기의 나이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출전 기회가 더해진다면 경기 감각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 그러나 발렌시아의 경쟁 상대인 마타와 다르미안. 둘 다 너무 잘하고 있다. 감독의 신뢰까지 받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발렌시아에게 눈이 갈 수밖에 없다. 자신의 제2의 전성기를 위해 도전을 선택할지, 그대로 현실에 안주할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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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스포탈코리아 중복 게재
발렌시아 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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