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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5일부터 8일까지 3박 4일간 경남꿈키움학교 학생들은 이동 학습을 다녀왔습니다. 1학년은 제주도 한라산, 성산일출봉 등으로, 2학년은 지리산 천왕봉 및 둘레길 탐방이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도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학교에서는 이 일정을 소개하기 위해 나름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저는 2학년과 함께 지리산으로 출발했습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가장 신난 부분은 바로 '폰'게임이었습니다. 서로 "내가 방 만들어났다" "들어온나" "내 팅깄다, 다시 초대해 주라"라면서 정신없이 게임을 하더군요. 아이들이 게임을 하면서 협력하고 적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친구들과 재미나게 둘레길을 걷는 아이들
 친구들과 재미나게 둘레길을 걷는 아이들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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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지리산에 도착했고 둘레길로 첫날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룰루랄라.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며 즐겁게 걸었습니다. 첫날 둘레길이라고 해서 다들 긴장을 안 했는데 생각보다 산을 많이 올라서 힘들어 하기도 했습니다.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건강하게 완주를 다 했습니다. 뿌듯했습니다.

4시쯤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반별 아이스크림 내기 족구를 했는데요. 여학생은 손을 사용해도 되는 규칙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우승은 3반!! 바로 저희 반이었습니다. 응원하느라 목이 다 쉬었습니다.
친구를 업고 경기장을 도는 아이들
 친구를 업고 경기장을 도는 아이들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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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임이 끝나고 나서도 아이들은 미련이 남았는지 남학생 놈들은 저희끼리 업어주기 내기를 했습니다. 어찌나 재미있던지요. 친구를 업고 경기장 한 바퀴를 도는데 온갖 엄살을 다 부렸습니다.

다음 날 새벽 5시 30분에, 기상하여 지리산 천왕봉 도전길에 올랐습니다.

올라가기 전 한 컷, 이때만 해도 모두들 여유 있는 표정이죠?^^
천왕봉에 올라가기 전 한 컷
 천왕봉에 올라가기 전 한 컷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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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올라갔습니다. 선두에 선 여학생들이 묵묵히 잘 올라가 줬고 몸이 아픈 몇 명 빼고는 모두 완등했습니다. 천왕봉에서 세상을 병풍 삼아 먹는 점심은 꿀맛이었습니다.

천왕봉을 오를 때, 개인별로 오르지 않았습니다. 반 상관없이 5명에서 6명씩 조를 짜서 멘토 샘과 함께 조별로 올라갔습니다. 힘들어하는 친구는 대열의 가운데에 세워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받쳐주며 함께 올랐습니다. 자신의 페이스대로 오른 것이 아니라 못 올라가는 친구들의 페이스에 맞춰 함께 올랐습니다.

천왕봉의 높이 만큼 아이들의 우정도 높았습니다.
천왕봉에서 점심을 먹는 아이들
 천왕봉에서 점심을 먹는 아이들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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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위험한 차도도 있었지만 안전지도에 유념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며 걸었습니다.

힘든 걸음에 잠시 쉬는 시간은 꿀맛^^

마무리하며

일반 수학여행과는 달랐습니다. 사실 샘들은 개인적 성찰에 의미를 두며 일정을 잡았지만, 아이들에겐 고통인 듯했습니다. 이동학습을 다녀온 후 첫 번째 공동체 회의에서 이동학습에 대한 평가를 했습니다.

전교생과 모든 선생님이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소감을 나눴는데요. 아이들은 대부분 천왕봉 등반이 가장 보람 있었다고 하더군요. 힘들다고 하던데 자신이 해내어서 뿌듯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실컷 놀 수 있는 'XX랜드'로 수학여행을 가고 싶다는 말들을 많이 했습니다.

낮의 일정도 의미 있었지만 밤의 자유시간에 더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모든 밤에 아이들 방에 가서 같이 놀았습니다. 방마다 노는 문화가 다르고 아이들의 성향이 달랐지만 공통점은! 우리 아이들이 너무 좋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식사 때 2학년 이동학습을 준비하셨던 구태화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하신 말씀이 지금도 귓가에 멤돕니다.

"이 놈들아, 이제 우짜끼고, 내 이제 너거들하고 정이 들어서 따른 데 못가겠다. 이놈들아 사랑한데이."

참! 마지막 날 아이들에게 사비로 치킨을 돌리셨던 왕샘의 말씀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여러분, 선생님은 너무 행복합니다."

교육은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아이들을 위한 교육과 어른들을 위한 교육, 즉 부모님에게 만족을 주기 위한 교육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교육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자신의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아이들입니다. 아무리 부모님이 아이들 케어를 잘 하셔도 영원히 할 수도 없으며, 잘되면 본전이고 못되면 부모 탓이라는 허무만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이번 이동학습으로 아이들이 어떤 것을 느꼈는지 입으로 정확히 표현하진 못하더라도 자신의 청소년기의 소중한 추억, 재미있는 느낌은 남아있을 것입니다.

바른 교육은 지식만이 아닐 것입니다. 친구의 손을 잡고 함께 산을 오르던 추억, 선생님 눈을 피해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수다를 떨며 몰래 놀던 추억, 피곤한 몸을 세우며 새벽에 일어나던 추억, 투덜대었지만 마지막 날 집에 올때 시간이 아쉽다고 말하던 추억...

아이들은 이렇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대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경남꿈키움학교, #이동학습, #지리산 천왕봉, #천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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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보다는 협력, 나보다는 우리의 가치를 추구합니다. 책과 사람을 좋아합니다.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일의 걱정이 아닌 행복한 지금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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