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9일 오전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단원고 고 김초원, 고 이지혜 교사 아버지와 조계종 노동위원장 혜용 스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9일 오전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단원고 고 김초원, 고 이지혜 교사 아버지와 조계종 노동위원장 혜용 스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9일 오전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단원고 고 김초원, 고 이지혜 교사 아버지와 조계종 노동위원장 혜용 스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9일 오전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단원고 고 김초원, 고 이지혜 교사 아버지와 조계종 노동위원장 혜용 스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9일 오전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단원고 고 김초원, 고 이지혜 교사 아버지와 조계종 노동위원장 혜용 스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9일 오전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단원고 고 김초원, 고 이지혜 교사 아버지와 조계종 노동위원장 혜용 스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구걸하는 기분이 드네요..."

검은 모자를 깊게 눌러쓴 아버지는 손에 든 피켓을 코끝까지 올렸다. 걸어가며 마주치는 사람들의 시선이 정오의 햇볕만큼 따가워서다. 맞은편에서 바라봤을 땐 그의 얼굴 중 두 눈만이 겨우 보였다. 상반신보다 큰 피켓에는 '비정규직, 살아서도 차별, 죽어서도 차별?'이라고 썼다. 세월호 참사 때 제자들을 구하다 숨졌지만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정규직 교사와 달리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한 고 이지혜(31)씨의 아버지 이종락(61)씨 이야기다.

똑같이 아이들 구했지만, 죽어서는 신분이 나뉘었다 

그의 딸은 겁이 많았다. 작은 상처에도 크게 놀라 병원으로 달려가는 날이 많았다. 하지만 사고 당일에는 비교적 탈출이 쉬웠던 5층에서 제자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순직을 인정받은 다른 교사들과 마찬가지로 '선생님'이었기 때문이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일을 하던 중에 숨졌지만 고인이 된 뒤에는 신분이 나뉘었다. 지난달 인사혁신처는 이들이 낸 순직 신청을 반려하며 '기간제 교사는 공무원이 아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참사가 발생한 지 512일째인 9일 오전 10시 30분. 결국 이씨는 난생 처음으로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정부로부터 순직을 인정받아 딸의 명예를 지켜주고 싶다고 했다. 또 다른 기간제 교사 희생자 김초원(27)씨의 아버지 김성욱(58)씨도 그와 나란히 섰다. 두 아버지 뒤로는 조계종 노동위원회 위원장인 혜용스님과 쌍용차 해고노동자 김정욱씨를 비롯한 10여 명의 시민이 오체투지를 하며 따랐다.

출발장소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이씨는 "선생님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는데 이제는 일반근로자 취급을 하니 억울하다"며 "이미 희생된 두 기간제 교사의 한을 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지난 7월 1일 기자회견 당시 이름이 공개되는 걸 꺼렸던 그는 "이제는 실명을 밝혀도 된다"며 "순직 인정이 될 때까지 끝까지 오체투지 행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9일 오전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단원고 고 김초원, 고 이지혜 교사 아버지와 조계종 노동위원장 혜용 스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9일 오전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단원고 고 김초원, 고 이지혜 교사 아버지와 조계종 노동위원장 혜용 스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9일 오전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단원고 고 김초원, 고 이지혜 교사 아버지와 조계종 노동위원장 혜용 스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9일 오전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단원고 고 김초원, 고 이지혜 교사 아버지와 조계종 노동위원장 혜용 스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9일 오전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단원고 고 김초원, 고 이지혜 교사 아버지와 조계종 노동위원장 혜용 스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9일 오전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단원고 고 김초원, 고 이지혜 교사 아버지와 조계종 노동위원장 혜용 스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9일 오전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단원고 고 김초원, 고 이지혜 교사 아버지와 조계종 노동위원장 혜용 스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9일 오전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단원고 고 김초원, 고 이지혜 교사 아버지와 조계종 노동위원장 혜용 스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막상 거리로 나서는 일은 쉽지 않아 보였다. 팔짱을 낀 채 무표정하게 바라보는 중년 남성들과 이어폰을 끼고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속에서 이씨는 이따금 피켓으로 얼굴을 가렸다. 옆에 선 김씨는 출발하는 순간부터 눈물을 흘렸다. 이미 두 차례 안산부터 서울까지 도보 행진을 한 경험이 있음에도 조계사를 빠져나와 종각-광화문광장-정부서울청사까지 약 2시간 동안 걷는 내내 시선이 땅으로 향하는 일이 더 많았다.  

그럼에도 두 아버지는 격주마다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오체투지 행진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씨는 "지난해 순직 신청이 안 된다기에 단념하려고도 했지만 배 안에서 외롭게 떠난 딸을 위해 아버지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씨 역시 "딸이 죄를 짓고 떠난 게 아니었기에 많이 힘들고 피곤하겠지만 힘을 내겠다"고 전했다.

9일 오전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단원고 고 김초원, 고 이지혜 교사 아버지와 조계종 노동위원장 혜용 스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9일 오전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단원고 고 김초원, 고 이지혜 교사 아버지와 조계종 노동위원장 혜용 스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한편 유족들은 각각 지난 6월 23일과 24일에 안산 단원고에 순직인정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는 경기교육청과 교육부를 거쳐 인사혁신처로 전달됐지만 "기간제 교원은 법적 지위가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기간제 교원은 공무원이 아닌 민간근로자로서 공무원연금법에 따른 '공무상 사망'이 아닌 산재보험법에 따른 '업무상 사망'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대한변호사협회는 "두 기간제 교사가 상시 공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교육공무원법이 정하는 공무원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법률의견서를 공무원연금공단이사장에게 제출했다. 같은 시기 국회입법조사처 또한 "현행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기간제 교사도 공무원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검토 결과를 냈다.


태그:#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사혁신처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