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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언론인 정순태씨가 지난 1998년에 쓴 <신격호의 비밀>을 최근 <거인의 황혼>으로 바꿔 다시 발행했다. 이 책에서 정씨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일본인 아내 어머니(장모)가 2차 대전 당시 일본 외무상을 지낸 A급 전범 '시게미쓰 마모루'의 여동생이라는 대목을 삭제했다.
 원로 언론인 정순태씨가 지난 1998년에 쓴 <신격호의 비밀>을 최근 <거인의 황혼>으로 바꿔 다시 발행했다. 이 책에서 정씨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일본인 아내 어머니(장모)가 2차 대전 당시 일본 외무상을 지낸 A급 전범 '시게미쓰 마모루'의 여동생이라는 대목을 삭제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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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일본인 아내가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 외무상을 지낸 A급 전범 '시게미쓰 마모루' 조카라는 주장이 결국 '오보'로 정리됐다.

지난 1998년 발간한 <신격호의 비밀>이란 책에서 이 같은 내용을 처음 퍼뜨린 원로 언론인 정순태씨가 17년 만에 오보를 '인정'한 것이다.

<신격호의 비밀> 재판본에서 오보 인정하고 관련 내용 삭제

정씨는 최근 <거인의 황혼>(조갑제닷컴)이란 제목으로 다시 발간한 재판본에서 "초판에 실린 다음 대목은 오보였으므로 정정한다"면서 신격호 회장의 일본인 아내 시게미쓰 하쓰코 가문에 관한 일부 구절을 삭제했다.

바로 '신 회장의 한 측근은 "하쓰코 여사의 어머니는 중국 상하이 홍코우 공원에서 윤봉길 의사의 폭탄 투척으로 중상을 입은 일본 공사 시게미쓰 마모루의 여동생이다"라고 말한다'는 전언 대목이다.

이 한 구절 때문에 지금까지 신격호 회장이 일본 외무상 출신 A급 전범의 조카와 결혼했고, '시게미쓰'란 일본 성 역시 처가에서 가져온 것이라는 설이 광범위하게 퍼졌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신격호-신동빈 부자간 경영권 갈등으로 '반 롯데' 정서가 확산된 지난 7월 말에야 이 같은 사실을 공식 부인했다.

실제 <오마이뉴스>가 관련 사료를 검증했더니 신격호 회장 본관인 '영산 신(辛)씨' 일가가 지난 1940년 일제 창씨개명 당시 대부분 '시게미쓰(重光)'로 성을 바꾼 사실을 확인했다. 신 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간 시점이 1941년인 걸 감안하면, 두 번째 아내인 다케모리 하쓰코씨를 만나기 훨씬 전부터 '시게미쓰 다케오'란 일본 성과 이름을 썼을 가능성이 높다(관련기사: [오마이팩트]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일본 A급전범 조카와 결혼?).

실제 재판본에는 조갑제 당시 <월간조선> 편집장이 지난 2000년 12월 일본 도쿄 신주쿠 일본 롯데 사옥에서 신격호 회장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이 부록으로 실렸다. 당시 신격호 회장은 "나는 일본인으로 귀화한 적이 없고 일제시대 창씨개명한 것을 그대로 쓰고 있을 뿐"이라면서 "집사람은 외무대신 시게미쓰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직접 해명했다.

당시 왜 해명을 하지 않았느냐는 기자 질문에 신 회장은 "그런 데 일일이 신경을 쓰면 뭣하오, 자연히 바로잡혀질 텐데"라고 말했지만, 이런 식으로 바로 잡히기까지 무려 15년이 걸린 셈이다.

정확한 오보 인정 경위를 확인하려고 저자인 정순태씨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조갑제닷컴> 관계자는 "지금 건강이 좋지 않아 (언론) 접촉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태그:#신격호, #롯데그룹, #시게미쓰 마모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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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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