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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앞에서 설악녹색연합 박그림 대표가 '설악산 케이블 반대 피켓'을 들고 정부의 투자활성화 정책을 비판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앞에서 설악녹색연합 박그림 대표가 '설악산 케이블 반대 피켓'을 들고 정부의 투자활성화 정책을 비판했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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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최후의 보루 국립공원은 지켜야 합니다. 설악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NO!!' '윤성규 장관님 그리고 환경부 공무원 여러분! 4대강에 이어 국립공원까지 내어주실 겁니까? 국립공원, 유네스코 생물보존권지역, 산림유전자보호구역, 백두대간보호구역인 설악산 정상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호텔을 지으면 미래세대와 이웃 생명을 위해 환경부가 지킬 곳은 어디일까요?'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윤주옥 협동처장은 지난 6월 24일부터 지리산에서 올라와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2달째 출근, 점심, 퇴근 시간에 맞춰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뒤이어 지난 19일부터는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이 시위에 합류했다.

지난해 8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에서 오색 케이블카를 적극 지원키로 약속하면서 강원도는 지난 4월 29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승인했고, 현재 환경부에 심의를 올린 상태다.
오는 28일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설악산 케이블카사업 심의를 열 예정이다.   

자연공원법 제1조에는 '자연생태계와 자연 및 문화경관을 보존하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다. 국립공원은 자연생태와 역사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핵심지역이기 때문에 규제가 풀리면 산 정상은 민둥산으로 변하고 유흥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환경단체는 우려하고 있다. 

"국민들은 원칙을 따른다, 정부는 왜 원칙을 무시하는가?"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윤주옥 협동처장이 20일 현재 58일째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생태계 최후의 보루 국립공원은 지켜야 한다'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윤주옥 협동처장이 20일 현재 58일째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생태계 최후의 보루 국립공원은 지켜야 한다'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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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입구에서 만난 윤주옥 처장은 오랜 시위에도 건강해 보였다. 윤 처장은 "지리산을 떠나 세종시로 올라와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다 보면 뙤약볕 아래에서 달궈진 콘크리트에서 불이 난 것처럼 얼굴이 화끈거린다"며 "더위 때문에 잘 먹지 못해 위장병이 생겼는지 속이 쓰리다, 아침 저녁을 죽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이어 "국립공원을 지켜야 할 환경부가 앞장서서 설악산 케이블카의 문제를 졸속처리하는 것 같아서 1인 시위를 시작하게 되었다"며 "동물, 식물, 경제성 면에서 큰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에 당연히 부결돼야 하지만, 대통령이 하자는 쪽으로 의지를 드러내면서 (상황이)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살아가면서 만들어진 원칙에 따른다"며 "(국민은) 국립공원에서 담배를 피우면 안 되고 정해진 탐방로로 가느라 삶이 불편한데도 따르는데, 정부는 그런 원칙을 어기고 깨면서 국민들에게 허탈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분들이 케이블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나 또한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 가부'를 결정하는 28일까지 일인시위를 계속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환경부 중앙정책위원이자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인 장정구 위원도 "5년마다 선출된 정부의 정책기조에 따라 제도의 근간이 바뀐다면, 국민들에게 무엇이 원칙이라고 말할 수 있겠냐"고 질책했다.

 환경부 중앙정책위원이자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인 장정구 위원이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추가 1인 시위에 돌입했다
 환경부 중앙정책위원이자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인 장정구 위원이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추가 1인 시위에 돌입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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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시위 중인 장정구 위원은 "강원도 인제가 고향으로 설악산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정상에다가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국립공원까지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환경부가 지킬 수 있는 공간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내 준다면 환경부가 지킬 공간은 없을 것이며 (환경부를) 해체해야 할 것이다, 환경부는 자존심을 걸고서 국립공원은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강원도 평창 올림픽이 삼수 만에 유치가 되었는데 이번 설악산 케이블카도 삼수 만에 유치가 된다면 모든 지자체는 중앙정부를 상대로 지속해서 떼를 쓸 것이다"라며 "5개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설악산이 뚫리면 케이블카를 놓지 않은 곳은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어디든 정상까지 케이블카를 놓고 호텔을 지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시민단체와 진보정당은 강원도청 광장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집회를 했다. 그 시각 여의도 새정치민주연합 당사 앞과 환경부 등 전국동시다발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 편집ㅣ장지혜 기자



태그:#설악산 케이블카,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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