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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이주노동자문학회가 첫번째 작품집 <기억>을 출간했다. 3년전 네팔여성작가 쁘라가띠 라이(Praghati Rai,39세)씨가 제안해서 뜻을 함께하는 네팔이주노동자들이 모여 결성된 문학단체이다.

이들 중에는 문학소년, 소녀시절을 보낸 사람들도 있고 이미 기성문인으로 활동하던 젊은 작가들도 있다. 처음 대표를 맡았던 모임 제안자인 쁘라가띠 라이 씨도 물론 기성문인이고 그녀의 남편 또한 네팔의 유명한 작가 라젠 무카룽이다. 2년 전 라젠 무카룽은 네팔에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하며 상금으로 우리 돈 2천만 원을 수상하기도 했다. 출판기념회는 먼저 참석자들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네팔이주노동자 문학회 대표 쁘라빈 라이(네팔시인)씨의 인사 그리고 주한네팔대사인 커먼 싱 라마 님의 축사 등으로 진행되었다.

네팔이주노동자문학회 첫번째 작품집 출간 다섯명에 바누쟌티 수상자들
▲ 네팔이주노동자문학회 첫번째 작품집 <기억> 출판 네팔이주노동자문학회 첫번째 작품집 출간 다섯명에 바누쟌티 수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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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에서 쁘라빈 라이 대표(네팔이주노동자문학회)는 "처음 시작할 때 우리는 한 달에 한두 번 일년에 한두 번 만나 작품을 읽고 서로 어려운 이야기를 나누는 작은 마음으로 시작했고 기회가 된다면 한국작가들과도 네팔문학도 소개하고 만남의 기회를 갖고자 했다"며 "2년 전부터 그런 기회가 생겼으나 긴 노동을 마치고 한국에 가장 북쪽에서 그리고 가장 남쪽에서 일하고 함께 모이기가 너무 어렵고 모인다고 해도 12시간, 14시간까지 긴 노동을 하고 모여든 사람들끼리 행사가 잘 진행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주한네팔대사 커민 싱 라마씨는 "스스로 땀 흘려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자신의 꿈과 자신의 아픔을 통해 문학으로 백지 한 장에 표현해내는 꿈이 어려움에 처한 네팔과 또 세상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고 "모처럼 마련된 자리에 참석해주신 한국작가들에게 특별히 고마운 인사를 전한다"며 자신도 이런 자리를 보아서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당초 네팔노동자문학회 행사가 끝나고 진행될 예정이었던 바누벅타 어챠르야 탄신 200주년 한국추모위원회(위원장 먼주 구릉) 추모위원에 대한 네팔정부의 표창장과 메달 시상식이 열렸다. 이는 네팔대사님의 바쁜 일정 때문에 순서를 뒤바꾼 것이다.

한국주재 네팔대사 커먼 싱 라마로부터 네팔총리와 네팔문화부장관, 네팔어 창시자 바누벅타 어챠르야 200주년 추모위원회 위원장 등의 서명이 담긴 정부 표창장을 수상한 우리 부부
▲ 한국주재네팔대사 커먼 싱 라마로부터 네팔정부 표창장을 수상한 우리 부부 한국주재 네팔대사 커먼 싱 라마로부터 네팔총리와 네팔문화부장관, 네팔어 창시자 바누벅타 어챠르야 200주년 추모위원회 위원장 등의 서명이 담긴 정부 표창장을 수상한 우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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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은 네팔대사님이 정부 대표로서 하지만 이는 네팔 총리와 네팔문화부장관 그리고 바누벅타 어챠르야 추모위원회 위원장 등 6명의 서명이 담긴 표창장과 금으로 도금된 메달이다. 이는 원래 지난해 7월 행사 당일 네팔정부에서 시상했으나 한국에서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대사관 행랑을 통해 전해져 온 것이다.

시상식이 이처럼 미뤄진 것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 문학관련 행사여서 그 관련성이 있는 문학행사에서 네팔대사님이 직접 시상한 것이다. 수상자는 우리 부부를 포함한 네팔이주노동자문학회 회원 세 사람이 함께 수상하였다. 우리 부부에게는 네팔을 방문하기 전 환영하는 의미가 되기에 충분한 그런 상이었다.

곧 이어진 출판기념회는 네팔어로 번역한 한국작가들에 작품 중 자리에 참석한 한국 작가들이 자신에 작품을 낭송하고 이어서 네팔이주노동자문학회 회원들이 네팔어로 번역된 한국 작가의 작품을 낭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런 진행 방식을 택한 데는 책을 출판하는 과정에 실수에 따른 네팔이주노동자문학회의 고민이 있었다. 당초 출간된 책에 포함될 예정이었던 한국작가들에 작품이 네팔에서 편집하는 편집자의 실수로 누락된 것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문학회에서 낭송에 의미를 두고 기획한 것이다. 

하지만 낭송회가 시작되고 맨 먼저 한국작가회의 정원도 연대위원장의 시가 낭송되었다. 정원도 시인은 이날 행사에서 네팔이주민노동자문학회원들을 처음 대면하는 자리였다. 네팔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그들에게 추모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면 자작시를 준비해왔기에 낭송회를 여는 시로 낭송된 것이다. 곧이어 김이하 시인이 자신에 시 "우리들의 노래는 끝나지 않았다"를 낭송하는 것을 시작으로 김형효, 문창길, 문예진 순으로 한국어 네팔어를 번갈이 하며 시가 낭송되었다.

사진 맨 위는 네팔이주노동자문학 임원진과 주한네팔대사 커먼 싱 라마 그리고 한국작가들에 만남 이후 이어진 시낭송회 사진 아래 맨 왼쪽 끝에 쁘라빈 라이 네팔이주노동자문학회 대표의 축하인사
▲ 네팔이주노동자문학회원과 한국작가들에 만남 이어진 시낭송회 사진 맨 위는 네팔이주노동자문학 임원진과 주한네팔대사 커먼 싱 라마 그리고 한국작가들에 만남 이후 이어진 시낭송회 사진 아래 맨 왼쪽 끝에 쁘라빈 라이 네팔이주노동자문학회 대표의 축하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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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8명으 시가 번역되었으나 이날 참석하지 못한 시인들에 작품은 복사물로 배포되었다. 하지만 네팔이주노동자문학회원들은 참석해준 한국작가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고, 한국작가들 또한 진심으로 어려운 가운데 창작활동을 이어가며 자신에 꿈을 키우는 그들을 격려하고 축하해주었다. 곧이어 간단한 네팔 고로케(사모사)와 찌아를 곁들여 마시며 우의를 다졌다.

이 자리에서 한 네팔시인은 자신의 시에서 "나의 꿈은 한국에서 일하는 노동이 집어 삼켜 버렸고, 나의 조국은 지진이 집어 삼키고 있다"라고 노래했다. 슬픈 노래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한 곳으로 밀어 넣는다. 하지만 그런 아픈 시어가 네팔이주노동자문학회 회원이나 손님인 한국작가들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숙연한 그리고 진심으로 걱정하고 희망의 손을 맞잡는 아름다운 희망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되었음은 분명한 시간이었다.

네팔 그리고 네팔인, 네팔이주노동자와 네팔이주노동자문학회 모든 성원에게 희망과 축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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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사람의 사막에서" 이후 세권의 시집, 2007년<히말라야,안나푸르나를 걷다>, 네팔어린이동화<무나마단의 하늘>, <길 위의 순례자>출간, 전도서출판 문화발전소대표, 격월간시와혁명발행인, 대자보편집위원 현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홈페이지sisarang.com, nekonews.com운영자, 전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한글학교교사, 현재 네팔한국문화센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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