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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장 결정이 난 제2롯데월드 수족관 직원들이 정식 개장 일정을 묻는 손님들의 질문에 답해주고 있다.
 재개장 결정이 난 제2롯데월드 수족관 직원들이 정식 개장 일정을 묻는 손님들의 질문에 답해주고 있다.
ⓒ 김경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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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장사가 더 잘 되겠네요."
"아무래도 그렇겠죠. 그나저나 앞으론 이런 일이 없어야 할텐데..."

제2롯데월드 상인들이 표정 관리에 나섰다. 지난 5개월간 닫혔던 수족관(아쿠아리움)과 영화관이 다시 문을 열게 됐기 때문이다. 수족관과 영화관은 제2롯데월드의 메인건물인 123층 롯데월드타워 옆에 별도로 건립된 11층 높이 롯데월드몰의 지하 1층과 지상 5층에 각각 자리하고 있다.

롯데월드몰 5층 영화관 앞에서 식당을 하는 김아무개(여)씨는 "뜻하지 않게 영화관이 문을 닫는 바람에 손님이 줄어 그간 큰 손해를 봤다"며 "이제라도 다시 문을 열게 됐다니 다행이다"라고 반겼다.

수족관이 있는 지하 식당가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이아무개씨도 "그전에는 아무래도 수족관에 오는 손님들 덕분에 장사를 할 만했는데, 문을 닫은 이후 장사가 안 돼 혼났다"면서도 "그간 손해본 것을 만회해야 할텐데..."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재개장 결정이 난 제2롯데월드 영화관이 12일 정식개장을 앞두고 시험가동을 시작했다.
 재개장 결정이 난 제2롯데월드 영화관이 12일 정식개장을 앞두고 시험가동을 시작했다.
ⓒ 김경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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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파견근무 가야했어요"... 직원들도 희색

8일 오전 찾은 서울시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 롯데월드몰. 이날 서울시가 수족관과 영화관의 재개관을 허용한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평일이라서 그런지 다소 한산한 분위기다.

서울의 어느 관광지구와 마찬가지로 중국 관광객들의 떠들썩한 목소리가 많이 들리지만, 음식점 외에는 상점가에 그다지 활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재개장을 앞둔 영화관과 수족관은 시험가동이 한창이고, 그 앞에는 "벌써 문을 열었냐"고 물어보는 손님들에게 "다음주 화요일(12일)부터 연다"고 일정을 안내하는 직원들이 분주하다.

문을 닫은 기간 중에 다른 영화관으로 파견 나가야 했다는 영화관의 한 여성 직원은 계속 똑같은 질문을 하는 손님들에게 똑같은 답변을 해야 했지만 싫지 않은 표정이다.

수족관 앞에도 재개장 여부를 물어보는 손님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수족관 직원들은 영화관과 마찬가지로 사흘간 시험가동 후 12일부터 개장한다며 "오늘 오전 사흘간 초청할 분들 1만 명이 벌써 마감됐다"고 즐거워했다.

롯데 측은 일단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롯데월드몰 홈페이지를 통해 수족관과 영화관에 지역주민들과 일반인들을 선착순으로 초대한다. 수족관은 8일 오전 이미 1만 명 신청해 마감됐고, 영화관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신청이 시작됐다.

서울시 "늦었지만 안전에 최선 다 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0월 14일 야심차게 개장됐던 롯데월드몰은 12월 들어 수족관 누수(12월 3일), 영화관 진동(12월 10일)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일어났고, 급기야 공연장에서 공사 중이던 인부가 추락해 사망(12월 16일) 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여론이 나빠지자, 서울시는 원인이 규명되고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수족관과 영화관을 사용제한하고 공연장 공사를 중단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영업중단 조치는 입점업체들의 영업에 직격탄을 날렸다. 개장 초기 하루 10만 명에 달하던 방문객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고 매출 역시 30~50% 가량 감소했다. 문을 닫는 업체가 속출하고 근로자들도 실업 사태를 비껴갈 수 없었다.

상인들의 원성이 커지자 서울시는 서둘러 재개장 타당성을 검토하게 된 것. 서울시는 7일 안전관리 시민자문단의 자문을 거쳐 구조적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고, 8일 오전 사용제한을 해제한다는 발표를 하게 됐다.

서울시는 현장점검 결과 영화관에 대해서는 대형스피커의 위치를 옮기는 한편 화재발생시 영화상영 자동 중단, 자막 및 방송안내 등을 보완하도록 하고, 수족관에 대해서는 누수부위를 재시공하고 누수감지센서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한 마디로 '구조적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어 롯데 측이 주요 시설물에 대한 주기적 계측·점검 결과를 제2롯데 홈페이지에 상시 공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장기간 사용제한 및 공사 중단으로 인해 매출감소 등 경제적 측면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안전에 철저를 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상인들의 이해를 구했다.

찜찜한 시민단체 "그렇게 별게 아니라면 왜 5개월이나 끌었나"

8일 수족관과 영화관 재개장 승인을 얻은 제2롯데월드. 문제의 수족관과 영화관은 왼쪽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8일 수족관과 영화관 재개장 승인을 얻은 제2롯데월드. 문제의 수족관과 영화관은 왼쪽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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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제2롯데의 재개장을 바라보는 시민단체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임후상 송파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제2롯데 주변에 생기고 있는 싱크홀이 인근 석촌호수의 물빠짐 현상과 관련 있을 개연성 때문에 안전성 문제가 야기되는데 그 문제는 하나도 해결된 게 없다"며 "5월말~6월초에 서울시가 발주한 용역 결과가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왜 이리 서둘러 재개장 승인을 내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서울시는 수족관 누수는 실리콘 탓이고, 영화관 진동은 스피커 위치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대수롭지 않은 문제를 가지고 왜 5개월이나 끌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안전사회시민연대와 송파시민연대, 서울시민연대, 녹색자전거연합 등 21개 시민단체는 시청 앞에서 재개장을 반대하는 집회를 갖고 서울시에 진정을 제기하기도 했다.

시민단체들은 "영업중지는 롯데 측의 안전관리 소홀로 발생된 것"이라며 "입점업체의 피해를 이유로 안전문제를 무시할 게 아니라, 롯데 측이 입점업체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제2롯데월드, #수족관,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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