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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무상급식 중단사태에 대해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석고대죄하는 마음이고, 무릎을 꿇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박 교육감은 무상급식 중단 첫날인 1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입장을 밝혔다.

홍준표 경남지사와 시장군수들이 지난해까지 지원해 오던 학교 무상급식 식품경비를 올해부터 끊었고, 이에 경남도교육청은 4월 1일부터 유상급식으로 전환했다. 박 교육감은 "도민들께 이런 상황을 만들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부터 했다.

그는 "당장 22만명 학생의 학부모한테 월 5만 원이나 10만 원의 금전적 부담을 드린 것에 대해 교육감으로서 도의적, 정치적 책임을 떠날 수 없다"며 "석고대죄하는 마음이다,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이다"고 말했다.

경남 학교 무상급식 중단 첫날인 1일 박종훈 교육감이 집무실에서 소감을 밝히면서 "무릎을 꿇고 석고대죄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경남 학교 무상급식 중단 첫날인 1일 박종훈 교육감이 집무실에서 소감을 밝히면서 "무릎을 꿇고 석고대죄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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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봉고 1학년 학생이 쓴 '홍준표 지사께 보내는 글'을 보았다고 한 그는 "그 학생은 글에서 쌀 한 톨에 우주가 담겨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저도 이전에 어느 스님한테서 그 말을 들었던 것 같다"며 "이 문제는 지사(홍준표)님이 생각하는 생명연장을 위한 영양소 공급의 밥이 아니다, 공부할 때도 밥을 먹고 일하는 사람도 밥을 먹고, 밥은 공부하기 위한 필수다"고 말했다.

교육청에서 무상급식 추가 예산 지원은 없다고 했다. 박 교육감은 "경남도의회에서 무상급식 예산의 경우 세입은 없고 세출만 잡아 놓았는데, 세입이 없는 속에 세출을 집행할 수 없다"고 말해 무상급식 관련 추가 예산 지원은 없다고 했다.

그는 "교육부의 확정교부금도 당초 150억 원을 추가로 예상했는데, 더 늘어난 게 아니라 오히려 130억 원이나 줄었다, 누리과정 예산도 부족하고, 학교운영비도 3년째 동결되었는데 만회해야 한다"며 "신설학교 건립비용과 인건비도 모자랄 판"이라고 말했다.

박 교육감은 "잉여금 50억 원은 당장 학교운영비로 써야 하고, 남은 예산은 한 톨도 없으며, 탈탈 털어도 급식비로 지원할 예산은 없다"고 강조했다.

경남도의회 차원의 중재 노력에 대해, 그는 "도의회가 중재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도의회가 중재안을 내고 조정하는 것이 가장 정상적이라 본다"며 "오는 21일 도의회 임시회가 끝나기 전에 중재노력을 존중해 교육청 차원의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 교육감은 "홍준표 지사가 미국에서 귀국해 만나자는 등 어떤 신호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부하 직원들이 오버해서 종북 논란을 빚어 당혹스럽다"고 했다. 이는 경남도청이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에 대해 '종북좌파'라 했던 성명서와 관련한 말이다.

일부 학부모들이 급식비 납부 거부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그는 "학부모들의 반발 행동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교육청이 안게 되고, 당장 다음 주부터 50명 이하 소규모 학교에서는 급식 자체가 중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교육감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아이들이 밥을 굶도록 방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무상급식 중단을 몰고 온 것에 대해 박 교육감은 "참담하다, 잠을 못 잤다"며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태그:#박종훈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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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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