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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새누리당 홍준표 경남지사가 18일 오전 경남도지사 집무실에서 만나 무상급식 예산 지원 문제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뒤, 나오면서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새누리당 홍준표 경남지사가 18일 오전 경남도지사 집무실에서 만나 무상급식 예산 지원 문제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뒤, 나오면서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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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18일 오후 1시 35분]

"천하의 홍준표 지사께서 의회 뒤에 숨지 마시라. 홍 지사께서 의회에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것은 다 아는 거 아니냐."(문재인).
"중앙에서 대안을 갖고 오셔야 한다."(홍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홍준표 경남지사가 '무상급식 예산 지원 문제'를 놓고 대화하면서 나온 말이다. 홍 지사가 새해 예산안은 지난해 경남도의회에서 이미 확정되었다고 하자 문재인 대표가 '의회 뒤에 숨지 말라'고 했다. 이에 홍 지사는 '대안을 갖고 오라'고 한 것.

문 대표와 홍 지사는 18일 오전 11시 30분경 경남지사 집무실에서 만나 30여분간 대화를 나누었다. 홍준표 지사가 무상급식 지원 예산을 끊어 오는 4월부터 무상급식이 중단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성사된 만남이라 관심이 집중된 상황. 하지만 뾰족한 해법은 나오지 않았다.

문 대표와 홍 지사는 인사를 나누고 나서 무상급식 문제를 거론했다. 문 대표가 먼저 "무상급식에 대해 논쟁하러 온 것은 아니고, 아직도 해법의 여지가 없는 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홍 지사는 "언론에서도 무상급식 중단이라고 하는데 그런 게 아니다, 2008년부터 국가에서 차상위계층 자녀에 대해 급식비를 지원하고, 경남에서는 6만6000명 정도 국비 혜택을 보고, 나머지에 대해 보편적으로 할거냐 선별적으로 할 거냐는 문제"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새해 예산안은 지난해 말 경남도의회에서 심의해 확정되어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5일 의회에서 새해 예산안이 확정됐고, 642억 원은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으로 돌리기로 했으며, 무상급식 예산은 교육청의 불용예산, 잉여금 등으로 하도록 의회에서 확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지사는 "부유층과 저소득 자녀의 교육비가 8배나 차이가 나고, 초등학생 때부터 교육격차가 심하다"면서 "밥보다 공부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밥을 안 먹어도 학생들이 학원에 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천하의 홍 지사, 의회 뒤에 숨는 것이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새누리당 홍준표 경남지사가 18일 오전 경남도지사 집무실에서 만나 무상급식 예산 지원 문제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뒤, 나오면서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새누리당 홍준표 경남지사가 18일 오전 경남도지사 집무실에서 만나 무상급식 예산 지원 문제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뒤, 나오면서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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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표는 "모든 아이들은 의무교육에 의무급식을 해야 한다, 다른 데서는 하는데 경남은 왜 안되느냐"며 "(홍 지사의) 소신을 듣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홍 지사께서 페이스북 등에 올린 글을 읽어 보았다, 여기서 왈가왈부하지 않겠다, 아이들은 어디에 살든 급식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이런 점에서 논쟁할 생각은 없고 해법이 있느냐"고 말했다. 

홍준표 지사는 새해 예산이 지난해 말 경남도의회에서 확정되었다고 재차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산이 확정되어 집행해야 하고, 그것이 바뀌지 않는 한 무슨 방법이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천하의 홍 지사가 의회 뒤에서 숨는 것이냐"고 했고, 이 말은 마지막에 한 번 더 했다. 

경남도는 지난해 말 무상급식 지원예산과 관련해 학교에 대한 특별감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경남도교육청은 월권행위라며 거부했다. 이와 관련해 홍 지사는 "보편적 복지냐 선택적 복지냐에서 촉발한 것이지 감사 문제에서 촉발된 것은 아니다"라며 "조례에는 감사를 하도록 되어 있다. 부모가 자식한테 용돈을 주면서 물어보고 주고 쓰고 나서도 물어보지 않느냐, 물어보지도 않고 돈만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표는 "교육청에서 공동감사를 제안한 것으로 아는데 받아들이면 될 거 같다"며 "지사와 교육감이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홍준표 지사와 박종훈 교육감의 대화를 강조한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무상급식 예산지원 중단 논란이 불거지고 난 후 홍 지사와 박 교육감이 이 문제와 관련해 대화하지 않았던 것. 이에 홍 지사는 "만날 필요는 있다, 만나려고 했다면 지난해 말 의회에서 새해 예산이 확정되기 전이면 모를까 지금은 아니"라고 말했다. 

문 대표가 '보릿고개' 등의 이야기를 하자, 홍 지사는 "감성적 접근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홍 지사는 "현장에서는 밥보다 공부라고 한다, 급식에 매몰되어 교육기자재 예산이 줄어든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북유럽 국가의 복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문 대표가 "스웨덴 등 나라들은 1930년대, 1940년대부터 무상급식을 했고, (당시는) 우리보다 훨씬 더 가난했을 때"라며 "영국의 경우 무상급식으로 교육효과가 컸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자 홍 지사는 "북유럽은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는 사회주의식"이라고 했다. 문 대표는 "좌파 이야기 하지 말고"라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의무급식에 대해, 홍 지사는 "2012년 헌법재판소 판결에 보면 급식은 의무교육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의무교육의 범위를 넓혀야 하고, 범위는 나라의 형편에 따라 넓혀야 한다"고 말하자, 홍 지사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표는 "왜 경남의 아이들만 무상급식에서 제외되어야 하느냐"는 말도 했다.

홍 지사는 "중앙에서 대안을 갖고 와야 한다, 왜 학생한테만 무상급식을 하나, 340만 도민한테도 해야 한다, 이는 좌파와 우파의 문제가 아니다, 정책 우선 순위의 문제"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무상급식을 위한 해법이 없다면 자리에서 일어나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와 홍 지사는 집무실에서 대화를 나눈 뒤 현관 앞까지 걸어나오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한편, 문 대표가 경남도청에 도착하자 현관 앞에서는 최구식 정무부지사가 마중을 나왔고, 홍 지사는 집무실 입구 복도에서 맞이했다. 홍 지사는 문 대표가 도착하기 10여분 전부터 집무실에 나와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두 사람은 무상급식 문제를 이야기 하기 전에 인사부터 나누었다. 문 대표는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있다, 당은 다르더라도 야당 차원에서 경남 발전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지사는 "나라 일도 힘든데 지방까지 잘 오셨다"고 인사했다.

문 대표가 "도울 일이 없느냐"고 하자, 홍 지사는 "KTX가 거제까지 가도록 해 달라"고 말하면서, 동행한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경남도당 위원장을 향해 "김 위원장이 이 문제 관심을 가지면 선거에서 당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경남지사 선거에 나섰던 김 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김해을' 출마를 앞두고 있다.

문 대표가 "김 위원장의 선거까지 걱정해 주니 고맙다,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홍 지사는 "그 지역에는 김태호 최고위원이 있으니 함부로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태그:#문재인,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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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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