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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이 최근 미국 측 인사들과 회담하면서 "미국이 쿠바나 이란과는 대화하면서, 왜 우리(북한)한테만 적대시 정책을 펴느냐"고 강력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달 18일부터 이틀간 싱가포르에서 리 부상과 접촉했던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비확산센터 소장이 지난 10일(현지 시각) 일부 워싱턴 특파원을 만난 자리에서 말한 것이라고 당시 참석했던 한 언론인은 전했다.

리 부상은 당시 회담에서 "미국은 북한하고만 대화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비핵화를 해야 북미관계의 정상화가 가능하냐"고 물었다고 디트라니 소장은 전했다. 이에 디트라니 소장은 "관계 정상화는 양자 문제이고 비핵화가 진행되면서 양자 이슈에 대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리 부상은 또한, "한미 군사훈련은 (북한) 정권 교체를 노린 것"이라며 "이의 중단과 북의 핵실험 및 핵무기 소형화 노력 중단은 서로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연합 훈련을 중단할 시에 핵실험에 이어 핵무기 소형화 추진도 중단할 의사가 있음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이에 관해 디트라니 전 소장은 "북한 측이 실현되기 어려운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의도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 이것은 40년간 이어온 방어 차원의 훈련이고, 동맹국 한국과 함께하는 것이어서 북한의 요구는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 부상은 이 회동에서 북한이 비핵화 조치만 하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거듭 드러냈다"며 "대화를 하지 않는 동안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를 위해 4차 핵실험을 준비한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이어 "(따라서) 앞으로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탐색적 대화'를 통해 서로의 요구 사항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북미 간의 회담에는 북한 측에서 리 부상과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 장일훈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 미국 측에서 디트라니 전 소장과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 토니 남궁 전 UC버클리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등이 참석했다.


태그:#북미관계, #리수용, #북한 핵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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