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모드 에서 멀티를 연기하는 김대진

▲ 해롤드&모드 에서 멀티를 연기하는 김대진 ⓒ 샘컴퍼니


연극 <해롤드 앤 모드>에는 두 명의 멀티 배우가 등장한다. 김대진은 정신과 의사와 정원사,  버나드 경위, 그리고 바다표범을 연기한다. 참고로 <해롤드 앤 모드>의 원작 격인 <19 그리고 80>에서는 바다표범을 사람이 연기하지 않고 인형으로 등장시켰다. 공연 연습 중 우연하게 바다표범을 연기한 김대진의 연기를 연출가가 보고는 인형이 아닌 사람이 하는 연기로 수정했다.

이화정은 간호사, 조문객, 여자 경찰관, 해롤드와 선을 보는 세 명의 맞선녀로 등장한다. 맞선녀 역할을 할 때는 무대에서 사라지자마자 옷을 갈아입기 바쁘다. 첫 번째 맞선녀는 실비라는 여대생이다. 두 번째 맞선녀 낸시는 촌스럽지만 순수하다.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는 세 번째 맞선녀는 선샤인이라는 연극배우다. 코미디 연기를 소화하면서 해롤드 역의 강하늘과 키스까지 하는 과감한 여자다.

- 정신과 의사는 해롤드가 자살하려는 걸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려고 하는가.
"해롤드의 어머니인 체이슨 부인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듣고는 해롤드의 증상에 대해 분석을 내린다. 그리고는 사춘기라는 진단을 내린다. 하지만 진단했던 것과는 달리 해롤드의 거짓말(자살 소동 등)에 넘어갈 때가 많은 의사다.

해롤드가 만나는 사람들은 모드를 제외하고는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사람들이다. 소통이 안 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연기한다. 만일 해롤드가 정신과 의사와 소통을 나눌 수 있었다면 모드를 만나기 전에 자살 충동이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김대진)

- 세 번째 맞선녀 선샤인이 관객에게 인상적이다.
"웃음을 주는 역할을 연기한 적이 별로 없다. 그래서 연습할 때 힘든 부분이 많았다. 션샤인 같은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게 도전이었다. 선샤인은 세 맞선녀 중 가장 극적인 인물이다. 일부러 오버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관객이 어제는 웃어주시는데 오늘 웃지 않으면 의기소침해질 수 있다. 짧게 등장하지만 관객과 웃음을 나눈다는 점에 있어서 행복을 느낀다. 해롤드와 모드가 극의 중심 인물이다. 그러다 보니 저희들(김대진-이화정)처럼 부수적인 인물이 어느 정도까지 연기하고 빠져나가야 하는지 그 수위 조절이 연습할 때 어려웠다." (이화정)

해롤드&모드 에서 멀티를 연기하는 이화정

▲ 해롤드&모드 에서 멀티를 연기하는 이화정 ⓒ 샘컴퍼니


- 극 중 모드는 나무나 바다표범을 함부로 가져가는 등 절도에 해당하는 일을 저지른다. 그럼에도 버나드 경위는 모드를 강제로 경찰서에 연행하지는 않는다.
"버나드가 모드에게 '저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에요' 하고 말한다는 건 모드에게 개인적인 감정을 갖고 대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버나드는 모드가 하는 일이 잘못된 일인 줄 안다. 하지만 경미하다고 생각한다. 버나드가 할 수 있는 한도 안에서 모드를 배려를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김대진)

- 해롤드가 맞선녀 중 하나와 눈이 맞았다면 그들의 결혼생활은 어땠을까.
"첫 번째 맞선녀 실비와 해롤드가 결혼했다면 엄마인 체이슨 부인과 똑같은 갈등을 아내를 통해 반복했을 것 같다. 두 번째 맞선녀 실비와 결혼했다면 아내 실비의 속이 문드러졌을 것이다. 남편 때문에 속상하지만 겉으로는 현모양처처럼 가정을 꾸렸을 것이다.

세 번째 맞선녀 션샤인과 해롤드가 함께 있을 때에는 체이슨 부인이 '너, 눈 맞았지?' 하고 먼저 물어볼 정도였다. 연극이라는 공통분모로 해롤드가 좀 더 다가선다면 재미있게 놀 수 있었던 아가씨가 션샤인이다. 결혼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아가씨는 세 번째 맞선녀 선샤인이다." (이화정)

- 선샤인은 해롤드를 연기하는 강하늘과 키스까지 해야 한다.
"(웃음) 공연이 끝나면 강하늘을 기다리는 팬들이 대기실 앞에 항상 있다. 하루는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제게 강하늘의 팬들이 다가와서는 저라는 사람이 누구인가 궁금했다고 한다. 모드와 키스하는 장면보다 선샤인과 키스하는 장면이 공연 팬에게는 화제라고 한다.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키스는 연기의 한 부분이라 부담스럽지는 않다.

하지만 연습할 때에는 키스 장면을 소화하는 게 망설였다. 하늘이가 연습할 때 약간이라도 꺼렸다면 저도 주저했을 텐데 하늘이는 40대 배우처럼 '누나 마음대로 하세요'하고 편하게 대해주었다. 만일 키스할 때 어려운 점이 있으면 제가 '형 같은 누나'이니 편하게 이야기해 달라고 할 정도였다. 주변 사람들은 강하늘과 매일 키스한다고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화정)

해롤드&모드 에서 조문객을 연기하는 이화정

▲ 해롤드&모드 에서 조문객을 연기하는 이화정 ⓒ 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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