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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15년 초 개통예정인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의 역명 제정과 관련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중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928역의 역명을 당초 계획대로 '학당골역'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9호선 928역의 이름은 '학당골역'

서울시 지명위원회는 지난 4월 14일 928역의 명칭을 '학당골역'으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지역주민 및 강남구청은 "학당골이라는 옛 지명이 생소할 뿐만 아니라 납골당을 연상시켜 혐오감을 줄 수 있다"며 "928역의 경우 삼성동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삼성중앙역'이나 '신삼성역'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은 역명 변경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서울시 지명위원회는 최근 928역을 '학당골역'으로 최종 확정했다.

서울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지명위원회에서 심의가 끝나 학당골역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아직 이에 대한 공문이 오지 않아 역명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최종 검토가 남았지만 지금까지의 전례를 보면 지명위원회 결정을 따라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9호선 928역은 지명위원회에서 결정한 '학당골역'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소속 성중기 서울시의원은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하고 학자들로 구성된 서울시 지명위원회에서 북한을 연상시키는 역명으로 제정한 것은 서울시의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하며 928역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학당골' 지역 명칭, 북한 사적과 동일하다?

성 의원은 "'학당골'이라는 명칭은 삼성동 131번지인 선릉과 정릉사이에 조선시대 서당이 있어 불리어진 학당골 골짜기를 찾아내 붙여진 명칭으로 네이버 지식백과에서는 학당골은 강원도, 경상북도, 전라남북도의 지명을 가리킬 뿐 강남으로는 전혀 검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구글에서 '학당골'은 북한 김일성의 아버지인 김형직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학당골혁명사적지'와 동일한 명칭으로 검색된다"며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강남 한복판의 역명을 정하면서 지역주민의 의견은 무시한 채 굳이 북한과 연관되는 역명으로 정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서울시 지명위원회 위원 중에는 13년 간 위원으로 선임되어 활동하고 있는 위원도 있어 특정 위원의 발언이 심의에 큰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높고 대부분의 위원이 교수 등 학자로 구성되어 있어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체계가 미흡하다"며 "지명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향후 제도적인 개선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역명 제정에 대해 삼성동 거주하는 한 주민은 "역명은 역 주변 500m에 있는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구 지명위원회를 열어 역명을 걸러 시에 제안하면 지명위원회에서 확정하는 것으로 아는데 학당골역은 전혀 이런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며 "주민들과 구 지명위원회는 삼성중앙역과 신삼성역을 제안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고 시 지명위원회 마음대로 결정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일부에서는 역명이 지역 이기주의나 기업의 입맛대로 바뀐다는 지적이 있는데 우리는 그런 것이 아니"라며 "옛 지명을 살리는 것도 좋지만 과연 학당골이라는 명칭이 지금 강남지역과 맞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강남구청도 지난 1일 삼성중앙역과 신삼성역을 원한다는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서울시 지명위원회에서 결정한 역명 결정을 보류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강남내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9호선 2단계, #지하철 역명 제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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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내일신문이라는 지역신문에서 활동하는 기자입니다. 지역신문이다 보니 활동지역이 강남으로 한정되어 있어 많은 정보나 소식을 알려드리지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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