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 인터콘티넨탈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던 반 할 감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스완지 시티와의 홈 개막전에서 2-1 패배를 당했다. 모예스 감독에 이어 선입된 루이 반 할 감독은 큰 기대를 걸었을 맨유의 팬들과 보드진에게 개막전 내용과 결과 모두 큰 실망을 안겼다.

반 할 감독의 전술 구상이 경기 초반 제시 린가드의 부상 교체로 흔들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운도 맨유를 외면한 경기였다. 하지만 과거 퍼거슨 감독 시절 맨유는 이러한 운도 강한 정신력과 뛰어난 기량을 극복을 해왔던 팀이었다. 그리고 보드진과 팬들이 반 할 감독에게 기대를 하는 부분은 이렇게 불리한 상황도 특유의 전술적 능력을 바탕으로 극복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반 할 감독은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고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맨유의 팬들에게는 지난 시즌 모예스 감독의 맨유를 보는 듯한 답답함이 재연 되는 경기였다.


전체적인 경기양상은 스완지의 밀집수비를 맨유가 공략하는 형태로 진행이 되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인 스완지가 당연히 밀집수비를 이룬 것을 감안한다면 맨유는 측면을 폭넓게 이용하며 공격의 실마리를 푸는 것이 마땅하다.

반 할 감독 역시 이점을 잘 알고 있는 듯 야누자이의 투입 이후 맨유의 공격은 주로 야누자이가 주도한 오른쪽 측면에서 이뤄졌다. 문제는 공격이 지나치게 아누자이의 개인 능력을 바탕으로 한 측면 돌파로만 이뤄졌다는 점이다.

오른쪽은 야누자이가 자신의 스피드와 섬세한 개인기를 이용해 활성화 시켜줬지만 반대편 왼쪽의 애슐리 영은 무의미한 얼리 크로스만을 올리며 지난 시즌의 부진을 재연하였다. 맨유가 좀 더 조직적으로 측면의 공격을 활성화 시키려면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선수의 컴비네이션 공격이 필요했다.

특히 왼편의 애슐리 영의 경우 스피드를 살릴 공간이 적을 때 위력이 급격히 반감이 되는 선수인 만큼 더욱 주변에서 공간을 창출하기 위한 협력이 부족했던 점은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결국 야누자이 혼자 고군분투한 오른쪽 측면 공격으로는 스완지의 밀집 수비를 공략하기 어려웠다. 야누자이 역시 이 경기를 통해 아직은 경험 부족의 한계를 노출하였다. 수비수 2, 3명을 상대로 무리한 드리블 돌파를 여러 차례 시도한 점과 돌파 후 활실히 마무리 패스나 슈팅을 이어가지 못한 점은 야누자이가 올 시즌 한 단계 더 큰 선수로 도약하기 위한 선결 과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타의 부진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마타는 경기 내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맨유의 팬들은 맨유가 단조로운 공격으로 일관할 때 마타가 특유의 시야와 킥력을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주기를 기대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맨유의 공격이 마타의 발끝을 거치며 찬스를 만들기보다는 야누자이의 공격에 의존했기 때문에 마타가 2선 침투를 제외하고는 뚜렸하게 활약할 만한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반 할 감독이 마타의 창조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판 페르시가 복귀를 한 이후에도 마타의 능력을 120% 활용할 수 있는 전술적 밑그림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맨유의 주전 공격수인 루니와 판 페르시 모두 단순히 공격수의 역할에만 치중을 하기보다는 전체적인 필드플레이 상황에서의 영향력이 높은 선수들이다.

그리고 측면 공격수인 야누자이와 나니 등도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며 활약하기를 좋아하는 선수들인 만큼 마타가 활약하기 위한 전술적 상황이 안 나올 경우 마타의 부진은 장기화 될 것이다.

공격뿐만 아니라 맨유는 수비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수비진의 집중력과 조직력에서 아직은 미완성의 모습이 실점 장면에서 연이어 나타났다. 기성용에게 허용한 선취골을 보면, 측면에서 상대 선수가 돌파를 할 때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이 벌어졌다. 기성용은 이 사이 공간을 침투해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여유있게 정확한 왼발슈팅을 시도할 수 있었다.

또 후반에 시구르드손이 기록한 역전골은 집중력 부족이 실점으로 이뤄졌다. 애슐리 영이 크로스 낙하 지점을 잘못 파악했고 나머지 선수들 역시 공에 집중하며 비어있는 시구르드손을 발견하지 못했다.

조직력과 집중력은 수비 상황에서 가장 강조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실점 장면에서 이러한 조직력과 집중력이 결여된 장면들이 연이어 나타난 점을 감안할 때 판 할 감독의 스리백을 선수들이 명확히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후반에는 포백으로 포메이션을 변환하였음에도 수비 상황에서 선수들이 전술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전술적 안정성 또한 떨어졌다.

첫 경기라고 위안을 삼기에는 맨유의 시작이 좋지 않다. 아직은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판 할 감독의 전술에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며 판 할 감독 역시 선수들의 능력을 120% 끌어낼 만한 전술적 밑그림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이럴 때 일수록 보드진이 반 할 감독이 원하는 선수들을 영입해서 선수단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반 할 감독이 전술적 완성도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도 맨유의 선수단은 루니와 마타 야누자이 정도를 제외하고는 스완지 선수들을 기량에서 압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수비와 미드필더진은 이 경기에서도 보강이 절실히 필요해 보였다. 어쩌면 보드진이 오히려 첫 경기를 통해 남은 겨울 이적 시장 동안 추가 영입의 필요성을 더욱 뼈저리게 느꼈을 법하다.

첫 경기에서 패배를 이어가며 지난 시즌의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판 페르시와 복귀할 부상 선수들의 활약, 추가 선수 영입. 이러한 상황이 복합적으로 긍정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맨유의 올시즌 부활 역시 쉽사리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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