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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대책위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은 10일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박영선 위원장이 당내 기반을 다지기 위해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했다"며 "지금까지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뒤 이제 와서 유가족들을 버렸다"고 비판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은 10일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박영선 위원장이 당내 기반을 다지기 위해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했다"며 "지금까지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뒤 이제 와서 유가족들을 버렸다"고 비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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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없으면 물러나라."
"그동안 존경했는데 이렇게 배신을 하다니 너무 실망스럽다."
"새누리당과 똑같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세월호 유가족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그는 10일 오후 국회의사당 본청 앞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을 찾았다.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과 특별검사 추천권 등을 부여하지 않는 대신 유가족 대표 3명이 진상조사위에 참여하는 내용의 세월호 특별법 원내대표 합의안을 설명했다.

1시간 동안 이어진 면담에서 박 위원장은 유가족들의 반발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면담 직후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김형기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유가족 의견을 수렴했다는 명분을 얻기 위해 (박 위원장이) 유가족 농성장을 찾은 것 같다"면서 "그는 합의안을 유가족에게 관철시키려만 했다, 대화를 하려는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의사당 본청 앞 농성장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박영선 위원장이 당내 기반을 다지기 위해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했다"며 "지금까지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뒤 이제 와서 유가족들을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날 인터뷰는 지난 8일 박영선 위원장 인터뷰에 대한 반박 차원에서 이뤄졌다(관련 기사 : "수사권보다 진상조사위 더 중요... 유가족에 설명하지 않은 건 전략").

김 부위원장은 "합의안 내용을 들었을 때 '우리 딸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격정을 토로했다. 그는 "박 위원장은 지난달 23~24일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안산에서 서울까지 행진할 때 유가족과 함께했고, 단상에 올라 수사·기소권 부여를 강조했다"면서 "그런데 20일도 지나지 않아 입장이 바뀌었다, 배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참담하다"고 밝혔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청와대와 여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교황 방한도 청와대와 여당에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유가족들은 제대로 된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언제까지라도 기다릴 수 있는데, 박 위원장이 성급하게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했다"고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진상조사위에 수사·기소권과 특별검사 추천권이 부여되지 않는 세월호 특별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기소권이 없는 진상조사위는 일부분만 조사할 수 있고 깊게 조사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하지 못한다, 조사에 응하지 않아도 과태료만 내면 된다, 누가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새정치연합 의원의 최소 60%는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이 부결되는 것보다 박 위원장이 스스로 합의안을 철회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이 추인될 경우, "사생 결단을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기자와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박영선 위원장에 대한 배신감, 하늘을 찌른다"

10일 오후 국회 본청 앞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에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과 면담하던 세월호 가족대책위 김형기 수석부위원장(맨왼쪽)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10일 오후 국회 본청 앞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에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과 면담하던 세월호 가족대책위 김형기 수석부위원장(맨왼쪽)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 선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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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국민공감혁신위원장)가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합의했다. 하지만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과 특별검사추천권을 부여하지 않기로 하는 등 새누리당의 주장이 상당 부분 관철됐다.
"합의안이 나올 때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을 하는 김영오씨와 함께 있었다. 합의안 내용을 들었을 때, '우리 딸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슴이 찢어졌다. 무엇보다 박영선 위원장에 대한 배신감이 컸다. 김영오씨는 유가족들의 의견이 관철될 때까지 단식을 하겠다고 했다."

- 여야 원내대표 합의 전에, 박 위원장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듣지 못했나.
"전혀 듣지 못했다. 박영선 위원장은 '충분한 조사 권한을 갖는 독립된 기구에 의한 철저한 조사' 등을 전제조건으로 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국회의원 서명에 참여했다. 그는 또한 지난달 23~24일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안산 세월호 사고 합동분향소에서 서울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할 때 유가족과 함께했다. 단상에 올라 수사·기소권 부여를 강조했다. 그런데, 20일도 지나지 않아 박 위원장의 입장이 바뀌었다. 배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참담하다."

- 박 위원장은 사전에 관련 내용을 유가족에게 설명하지 않은 것을 두고 협상 전략이라고 밝혔다.
"유가족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을 용납할 수 없다. 박영선 위원장의 주장은 비판을 피해가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가족대책위원회를 믿지 못한다면, 왜 지금까지 우리를 만났나. 박영선 위원장은 당내 의견 수렴도 하지 않았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진두지휘했던 우윤근 정책위의장이나 전해철 간사도 몰랐던 것 같다. 이번 합의안은 야합이다."

-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에 대한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의 입장은 무엇인가.
"진상조사위에 수사·기소권과 특검추천권이 부여되지 않은 합의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 박 위원장은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안을 파기하고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 지난 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가 53%가 진상조사위에 수사·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에 반대한 의견은 24%에 불과했다. 박 위원장은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

- 박 위원장은 8일과 9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와 면담했고, 오늘(10일) 오후에는 국회의사당 본청 앞 유가족 농성장을 찾았다. 유가족들과 대화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 아닌가.
"합의안에 대한 비판이 크니, 유가족 의견을 수렴했다는 명분을 얻기 위해 유가족 농성장을 찾은 것 같다. 그 뒤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재차 강조하지 않았나. 면담 결과, 박 위원장은 유가족의 의견을 수렴할 생각이 전혀 없다. 자신이 가져온 합의안을 유가족에게 관철시키려고만 했다. 대화하려는 진정성이 없다."

"유가족들은 언제까지라도 기다릴 수 있는데..."

세월호 가족대책위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은 10일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박영선 위원장이 당내 기반을 다지기 위해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했다"며 "지금까지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뒤 이제 와서 유가족들을 버렸다"고 비판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은 10일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박영선 위원장이 당내 기반을 다지기 위해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했다"며 "지금까지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뒤 이제 와서 유가족들을 버렸다"고 비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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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위원장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위해서는 허울뿐인 수사·기소권보다는 진상조사위 인적 구성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가 5:5:4:3(여야 추천 각 5인, 대법원장·대한변협 추천 각 2인, 유가족 추천 3인)의 비율로 꾸려져 유가족을 지지하는 조사위원이 과반을 차지하면, 철저한 진상조사가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수사·기소권이 없는 진상조사위는 일부분만 조사할 수 있고 깊게 조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강제력이 없지 않나.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하지 못한다. 조사에 응하지 않아도 과태료만 내면 된다. 누가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나. 사실상 진상조사가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국정조사나 청문회에서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결과가 나온 적이 있나. 진상조사위에 반드시 수사·기소권이 부여돼야 하는 이유다."

- 수사권을 부여할 경우, 어디까지 수사권을 부여할지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별사법경찰관제를 도입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서울시나 산림청 등의 특별사법경찰관 정도의 권한을 부여하면 되지 않느냐. 그렇게 될 경우, 진상조사위가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 새누리당이 수사·기소권 부여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이 실리를 택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세월호 특별법 기존 협상 틀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사이에 80~90%의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 진상조사위에서 특검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안도 거론되지 않았나. 하지만 박영선 위원장은 협상 틀을 깨고 합의안을 후퇴시켰다."

- 박영선 위원장은 협상에서 기소·수사권 부여만 강조할 경우, 특별법 제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협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을 경우, 청와대와 여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교황 방한도 청와대와 여당에 유리하지 않을 것이다. 새누리당의 반대로 제대로 된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더라도, 유가족들은 언제까지라도 기다릴 수 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성급하게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했다. 이해할 수 없다." 

- 합의안에 따르면, 특별검사는 상설특검법에 따라 추천된다. 박 위원장은 중립적인 인사가 특별검사로 추천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여야가 2명씩 추천한 4명과 법원행정처장·법무부차관·대한변협회장이 특검추천위를 구성한다).
"박영선 위원장의 발언은 법원행정처장을 중립적인 인사로 바라보는 데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가족대책위원회 입장에서 보면 공무원은 중립적인 인사가 아니다.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장을 임명하는데, 대법원장을 임명하는 것은 대통령 아닌가. 결국 법원행정처장도 청와대와 여당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뒤 이제 와서 유가족 버렸다"

- 박 위원장은 합의안에 동의하는 유가족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그렇지 않다. 7일 오후 200여명의 유가족이 참여한 가족대책위원회 총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 철회와 수사·기소권 부여 입장을 정하고, 9일 관련 내용이 담긴 서한을 박영선 위원장과 이완구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 총회에서 반대 의견은 거의 없었고, 가족들의 의견을 모아 서한의 내용을 확정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는 데 유가족을 끌어들이고 있다."

- 그렇다면, 박영선 위원장이 이러한 합의를 한 속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치적 계산에서 나온 것 아니겠나.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된 후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통해 당내 기반을 다지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당 장악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또한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세월호 문제가 새정치연합에 정치적으로 불리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가족대책위원회와 거리를 두고 세월호 특별법 문제를 빨리 정리하려고 했던 것 아니겠나. 지금까지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뒤 이제 와서 유가족들을 버린 것이다."

-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을 두고 검찰이 입법로비 혐의로 새정치연합 의원 3명을 수사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치적 거래라는 의혹도 나온다.
"혹시라도 세월호 특별법 합의와 검찰 수사가 연관된 게 아닌지 주시하고 있다."

- 11일 새정치연합 의원총회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나.
"가족대책위원회에서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새정치연합 의원의 최소 60%는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몇몇 의원들이 오늘(10일) 밤 박영선 위원장에게 합의안 철회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의원총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이 부결되는 것보다 박 위원장이 스스로 합의안을 철회하는 게 좋을 것이다."

- 의원총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이 추인될 경우, 어떻게 하겠나.
"사생결단을 내릴 것이다. 단식보다 더 센 투쟁을 하겠다. 죽기를 각오할 것이다."


태그:#김형기 수석부위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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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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