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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미온적인 위안부 피해자 사과와 배상 노력을 비판하는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의 공식 성명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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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종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일본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지난 6일(현지 시각) 공식 성명을 통해 "일본은 2차 대전이 끝난 후에도 전시 성노예 피해자를 위한 포괄적이고 공평하며 영구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필레이 대표는 "이른바 '위안부'로 알려진 피해자들이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다"라면서 "나는 지난 2010년 일본을 방문해 일본 정부가 전시 성노예 피해자에게 적절한 사과와 배상을 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라고 강조했다.

유엔에서 인권 문제를 다루는 최고 책임자이자 유엔 인권협약기구와 유엔 인권이사회 등을 관장하는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일본군 위안부를 이처럼 공개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명예회복 없이 피해자 세상 떠나는 거 보면 가슴 아파"

필레이 대표는 "자신들의 인권을 위해 싸워온 용감한 여성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사과와 배상, 명예회복도 없이 한두 명씩 세상을 떠나는 것을 바라보면 가슴이 아프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일본 정부 조사팀이 지난 6월 위안부 여성들이 강제적으로 동원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위안부는 전시 매춘부로 부르고 있다"라면서 "이는 피해 여성들에게 깊은 고통을 주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어떠한 공식 반박도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필레이 대표는 "피해자들에게 사법적 배상이 이뤄지지 않는 한 위안부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current issue)"라면서 "그럼에도 이들은 일본으로부터 강제 동원 부정과 모욕적 언사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필레이 대표는 인종 차별에 맞서는 인권 운동가이자 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으로 활동했고, 2008년 9월부터 6년간 유엔인권최고대표로 재임해왔으며 이달 말 임기가 종료된다.

최근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공식 면담했고, 진보 성향의 일본 최대 일간지 <아사히신문> 역시 위안부는 인권 유린이라는 특집 기사를 내건 데 이어 유엔마저 위안부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며 일본은 더욱 큰 압박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