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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 30일째이자 스승의 날인 15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 한켠에 스님과 실종자 가족이 피자, 과일, 과자, 음료수 등을 올려놓고 하루 빨리 부모의 품으로 돌아 오길 기원하고 있다.
▲ 정성을 다해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 세월호 침몰사고 30일째이자 스승의 날인 15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 한켠에 스님과 실종자 가족이 피자, 과일, 과자, 음료수 등을 올려놓고 하루 빨리 부모의 품으로 돌아 오길 기원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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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좋아하던 비스트의 사진첩을 놓고 떡국을 올려놓았던 어머니, 종교가 없지만 (딸을 찾기 위해) 명주 팔찌를 세 개나 차고 있는 아버지는 이 시간에도 웃고 있는 민지가 눈에 훤하답니다."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나서 실종자 12명의 사연들을 소개했다. 단원고 2학년 1반 조○○, 2반 윤○○·허○○, 3반 황○○, 6반 남○○·박○○ 등을 하나하나 소개했다. 그 중 아이돌그룹 비스트를 좋아했던 윤민지(18)양이 24일 오전 293번째 사망자로 발견됐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윤민지양의 시신은 이날 오전 1시 3분경, 세월호 4층 중앙 통로에서 수습됐다. 다른 학생들과 다르게 민지양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 검정색 청바지에 가로 줄무늬 모양의 긴팔 티를 입고 있었다. 민지양의 치아와 머리카락은 보이지 않았다.

매일 같이 밥상 차렸던 어머니와 이제 안산으로

민지양의 방은 B-22호였다. 이곳은 4층 중앙부, 좌현 복도쪽 뒤에서 두번째 방이다. 그 방 배정자 8명 중 생존자는 2명이다. 민지양의 발견 위치가 '4층 중앙 통로'인 것으로 보아 방에서 나왔으나 복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반의 담임 교사인 전수영씨는 이미 사망했으며 2반 36명 중 11명이 생존했다.

민지양의 어머니는 매일 같이 세끼 밥상을 차렸다. 밥과 국, 과일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진도 팽목항 등대길에 놓았다. 그리고 그 앞에서 딸 아이의 이름을 수차례 불렀다.

얼마 전부터는 민지양 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됐다. 아버지는 쇠약해진 몸에도 팽목항을 떠나지 않고 링거를 맞으며 딸을 기다렸다. 어머니는 민지양 신원 확인을 소식을 듣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경황이 없어서 죄송하지만 답을 할 수 없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민지양은 가족들과 함께 학교가 있던 안산으로 헬기를 타고 이동했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지였다"며 "293번째 천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아이들을 강제로 천사로 만들어 버리는 못난 어른들"이라고 소감을 적었다.


태그:#세월호 침몰 사고, #윤민지양, #293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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