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이 개막한 지 어느덧 나흘의 시간이 흘렀다. 수준 높은 경기력과 시원한 골 잔치까지 더해져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이번 대회의 재미와 감동은 점점 더해가고 있다.

13일(이하 한국 시간)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지금의 16일까지 치른 총 11번의 조별 예선 경기에서 0-0 무승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멕시코와 카메룬의 A조 예선 1차전(1-0 멕시코 승)을 제외한 나머지 10경기에서 모두 경기당 3골 이상씩 터져 나왔다. 경기당 3.36골에 육박하는 시원한 골 잔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흥미로운 부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바로 늘어난 자책골이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유난히 자책골이 많이 나오고 있다.

대회 첫 자책골은 개막전에서부터 터져 나왔다. 전반 11분 만에 브라질의 마르셀로(레알 마드리드)가 낮고 빠르게 연결된 크로아티아 올리치(볼프스부르크)의 크로스를 막는 과정에서 자책골을 밀어 넣었다. 이는 84년간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자책골이 대회 첫 골로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브라질이 후반에 대역전 드라마를 써서 망정이지, 마르셀로가 자칫 역적이 될 뻔 했다.

두 번째 자책골은 16일 프랑스와 온두라스의 E조 예선 1차전에서 나왔다. 후반 3분 프랑스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의 슈팅이 골포스트에 맞고 나오자, 온두라스의 노엘 바야다레스(CD 올림피아) 골키퍼가 실수로 골문 안으로 공을 밀어 넣었다.

세 번째 자책골도 같은 날 나왔다. 아르헨티나와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의 F조 예선 1차전 경기에서 전반 3분 만에 아르헨티나의 간판 공격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이 골문 앞에 서있던 보스니아의 콜라시나츠(살케 04)의 발에 맞고 그대로 자책골로 연결됐다. 이 치명적인 실수로 보스니아는 아르헨티나에 1-2 석패를 기록하고 말았다.

현재까지 총 48경기 중 11경기의 예선 경기가 치러졌다. 조별리그가 이제 23% 가량 진행된 시점에서 자책골이 벌써 3골이나 나왔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이번 브라질 월드컵이 역사상 최다 자책골이 나오는 대회로 자리매김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역대 월드컵 자책골 수를 살펴보면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이 각각 4개로 가장 많은 자책골이 나온 대회로 기록되고 있는 가운데 1970년 멕시코 월드컵,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2002 한·일 월드컵이 각각 3개로 두 번째를, 그리고 그 뒤를 1966년 영국 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각각 2개로 잇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앞으로 자책골이 한 골 더 나오면 역대 타이기록을, 두 골이 더 나오면 역대 최다 자책골 기록을 새롭게 갈아치우게 된다. 자책골은 의도치 않은 불운의 상황에서 나오는 게 대다수이다. 또 수비 상황 시 순간적인 집중력 부족 상황에서 많이 나오기도 한다. 앞으로 얼마나 자책골이 더 나올지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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