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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3일이 지난 4월 19일, 승객 240여 명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기체결함을 무시한 채 4시간이나 위험운항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는 인천공항을 떠나 사이판으로 가던 여객기가 이륙 1시간 만에 엔진오일 필터 이상의 경고메시지가 계기판에 떴음에도 운항 규정인 인근 공항의 회항을 무시하고 무리한 운항을 감행한 것. 결국 이 여객기는 도착 후 점검 결과 엔진에 문제가 발생해 즉시 교체했지만 하마터면 큰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다.

이에 국토부는 사고발생 후 열흘이 지나 조종사 처벌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아시아나항공이 조종사와 교신상의 잘못을 숨기기 위해 국토부에 거짓 보고한 사실이 밝혀져 사건을 축소무마 시키려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착륙 사고 이후 국토부의 특별감사조치까지 받고 총60건의 안전관리 개선명령과 개선권고를 받은 바 있어 항공기 안전점검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안전점검 실태의 전반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013년 안전점검 총 2042회... 안전감독관은 17명에 불과

2013년 안전점검 지적현황
 2013년 안전점검 지적현황
ⓒ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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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교통위 문병호(인천 부평갑) 의원이 국토부에서 받은 항공사 안전점검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총 2042회의 항공기 안전점검을 받아 총 534건의 지적사항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대상 항공사는 대한항공 등 국내사 8곳과 외항사 등이 포함됐다.

점검 지적 내용으로는 시정지시 80건, 개선권고 376건, 현장시정 78건으로 점검을 받은 항공사 중 아시아나항공이 8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이스타 항공 80건, 대한항공 79건, 제주항공 73건, 티웨이 항공 63건, 에어부산 61건, 진에어 43건 등으로 조사됐다.

통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2009년부터 안전점검을 강화해 매년 평균 1300여 건의 종합적인 안전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감독관 정원은 2012년까지 총10명이었고, 지난해에 7명을 증원해 여전히 17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감독관 1명당 운항분야 10대, 감항(정비)분야 5대 등 항공기 평균 17대~20대 분량을 점검하고 있다는 것. 국제권고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평균 안전점검 항공기 대수를 감안할 때 총 감독관 인원은 85명이 적정선 규모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 산업의 선진국가로 분류되는 싱가포르은 감독관 1인당 5.5대, 프랑스 2대, 캐나다 1.7대 등 안전점검 실태 업무능력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저가항공사 등 설립 시기가 대체적으로 늦고 비용측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소규모 인원만을 매년 증원시키고 있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사별 점검결과...운항분야· 감항분야 지속 안전관리 필요

국토부가 제출한 항공사별 안전점검 지적현황을 보면 먼저 대한항공은 2013년 기준 전년대비 운항분야는 감소했지만, 정비프로그램 미흡 등의 감항분야는 증가한 경향이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은 수시 조종실 탑승점검에서 운항절차 준수 미흡, 해외공항지점에서의 운송업무 문제 개선 필요, 지점 표준업무절차 미흡, 훈련자격 관련 해외 공항지점 직원에 대한 교육 미흡 등 감항분야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저가항공사를 살펴보면 화물전담 항공사인 에어인천은 운항분야 중 안전운항체계유지 미흡, 감항분야는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티웨이항공은 정비프로그램 운영 미흡, 이스타항공은 훈련자격 분야 등 현장업무 지원체계가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에어부산은 스케줄러 부족 등 운항본부 간접 부서의 역할 부족, 운송약관 개정 지연, 운항중 점검표 개정검토 미실시 등이 적발됐다. 그리고 진에어는 안전운항 업무관리가 미흡했고, 제주항공은 정비기록 일지 등 관리절차와 유지관리상태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병호, 안전감독관 대폭 증원... 안전관리실태 철저점검 지시

문병호 의원은 "최근 계속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인명사고, 시정명령, 위험운항 등은 설마 하는 위험 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통제관도 조종사도 인지한 기기결함 고장상황에서 위험운항을 했다는 것은 승객의 생명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어처구니없는 안전불감증 사례"라고 질타했다.

이어 문 의원은 "국토부 항공사 안전체계도 미흡해 감독관이 불과 17명에 불과하다는 것은 위험을 인지하고도 그대로 방치하겠다는 오만에 불과하다"며 "감독관을 국제권고기준에 맞추고, 규정위반 사례의 엄정한 처벌 수위 조정과 안전실태 등의 종합적인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해 항공기 결함 등의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덧붙여 문 의원은 "최근 들어 저가항공사의 약진 등으로 이용객이 늘어났다. 하지만 부품결함, 정비인력 미흡, 안전체계 미흡 등 후속 조치가 늦어져 승객들의 불만이 늘었다고 있다"며 "대형 항공사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정비 조건, 안전시스템 미구축 등의 대책마련을 통해 작은 위험 인자까지도 해소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태세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정민 기자는 국회 문병호 의원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태그:#문병호, #국토교통위, #아시아나항공, #안전점검,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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