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발레축제의 김인숙 조직위원장

대한민국발레축제의 김인숙 조직위원장 ⓒ 박정환


올해로 4년을 맞이하는 대한민국발레축제는 발레의 창작 레퍼토리를 구축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우수한 창작 발레 작품이 한 번만 공연되고 사장되는 것이 아니라, 이번 발레축제에서 다시 무대에 오르는 재공연을 통해 좋은 창작 발레가 레퍼토리로 구축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말이다.

국립발레단이나 유니버설발레단과 같은 대형 발레단의 공연을 실내 오페라극장에서 볼 수 없는 아쉬움은 있지만 일장일단은 있는 법, 야외무대를 통해 보다 많은 관객이 대형 발레단의 갈라쇼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클 듯하다. 지난 3회에 이어 이번 4회에도 대한민국발레축제를 이끌어가는 김인숙 조직위원장(한국발레협회 회장)을 만났다.

- 대한민국발레축제가 발레의 대중화를 위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
"발레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많은 분들이 발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한국 공교육은 어릴 때부터 음악이나 미술은 가르쳐도 무용이나 발레를 가르치는 과목이 없다. 어릴 적부터 접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레가 대중에게 다가서기란 쉽지 않다. 공교육에서 무용이 필요하다. 이제 교과부에서 무용계에 자격증을 주기로 했다. 곧 있으면 공교육에 무용 과목이 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

대한민국발레축제는 아마추어에서 프로 발레 단체까지 총망라해서 보여드릴 수 있는 발레 축제다. 국가에서 후원해주는 행사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공연장인 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하는 행사라 많은 관심을 가져 주리라 믿는다. 한국의 발레 수준은 세계적이다. 관객이 볼 때 고루하다는 평은 나오지 않는다. 발레 축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관객을 흡수할 수 있다고 믿는다."

- 대한민국발레축제는 안무가들에게 창작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한국의 무용 교육은 기능 위주의 교육이 많다. 그럼에도 안무가를 가르치는 교육은 소홀했다. 대한민국발레축제에 작품을 출품하는 안무가를 통해 창작 기회를 제공하고, 좋은 작품을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통해 훌륭한 안무가가 배출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대한민국발레축제는 좋은 안무가를 육성하는 창구가 되었다.

국립발레단이나 유니버설발레단의 레퍼토리를 보면 우리나라 안무가가 만든 작품은 손가락으로 꼽는다. 유럽이나 미국 안무가의 작품만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 발레도 레퍼토리로 만들어야 한다. 창작 레퍼토리를 활성화하는 역할이 대한민국발레축제의 역할 중 하나다."

 대한민국발레축제의 김인숙 조직위원장

대한민국발레축제의 김인숙 조직위원장 ⓒ 박정환


- 올해 13 작품이 선보이는데 그 중 세 작품이 기존에 선보인 작품이다.
"창작 산실에서 가장 우수한 작품 한 편, 작년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 우수한 작품을 재공연한다. 공연은 일회성의 예술이다. 이번 대한민국발레축제는 기존의 훌륭한 작품을 대중에게 한 번 더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안무가가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예전의 작품과는 다른 느낌의 작품이 될 것이다. 공연 시간과 극장이 작년과 달라져서 기존의 작품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새롭게 태어난다. 안무를 수정하는 가운데 부족한 부분은 채우면서 이전 공연보다 업그레이드된 작품으로 만들어진다."

- 민간 댄스시어터도 작품을 출품했다. 기존의 발레와 더불어 현대 무용도 포용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발레를 새롭게 만드는 창작 발레는 클래식 발레가 아니라 모던 발레의 경향을 따를 수밖에 없다. 발레의 세계적인 추세가 특정 영역을 뛰어넘는 거다. 발레와 현대 무용의 간극이 점점 없어진다. 모던한 춤으로 흐르는 경향이 세계적인 추세다. 발레도 동시대적인 춤이 되어야 한다. 이번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 소극장 공연은 신예 안무가들이 하는 공연이라 현대 무용과 가깝다.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하는 안무가는 모던 발레지만 각 발레단만의 색깔을 선보인다." 

- 대한민국발레축제가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한다. 그동안의 성과가 있다면.
"대한민국발레축제는 유소년 발레인부터 장년 안무가까지,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같은 굴지의 발레 단체부터 민간 발레 단체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커다란 행사다. 하나로 모여 화합하고 교류할 수 있는 의의가 있다.

대한민국발레축제는 문화관광부에서 만들었다. 발레라는 예술이 국가에서도 인정하는 예술 장르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해서 대한민국발레축제를 향한 자부심이 크다.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 국가에서 행사를 마련해 주었으니 행사에 걸맞는 역량을 갖춰야하는 책임감을 느끼면서 대한민국발레축제를 더욱 알차게 마련해야겠다는 부담도 있다. 대한민국발레축제를 4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대한민국발레축제의 김인숙 조직위원장

대한민국발레축제의 김인숙 조직위원장 ⓒ 박정환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빌딩숲에서 정신적인 위안을 찾기 힘들다. 각박한 현대인들에게 정신적인 위안을 제공할 수 있는 건 예술이다. 수많은 예술 가운데서 발레는 미술과 음악, 무용이 곁들여진 종합예술이다. 훌륭한 발레 한 편을 감상하면 그 안에서 미술과 음악, 무용을 총망라해서 감상할 수 있다. 대한민국발레축제를 통해 국민에게 위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 발레의 대중화를 위해 저렴한 가격에 책정된 페스티벌석도 마련한 듯 싶다.
"많은 관객이 발레를 감상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낸 게 페스티벌석이다. 예전에는 발레나 무용을 하면 일반 관객이 아니라 무용하는 이들이 관람했다. 무용인들만의 잔치였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심혈을 기울여 기량이 많이 향상되었다. 기량이 많이 향상되니 발레도 관객이 관심을 가져주기 시작했다."

- 대한민국발레축제 조직위원장으로 포부나 바람이 있다면.
"그동안의 공교육에서 무용 과목이 없었다는 점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발레인이 다른 예술 분야보다 노력을 많이 기울여야 한다. 온 국민이 발레를 사랑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내가 세상을 떠나도 대한민국발레축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대한민국발레축제 김인숙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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