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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간신문인 <문화일보>가 14일자 1면에 실린 <또 무인기... 이번엔 청계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서울 근교 청계산에서 무인기로 추정되는 추락 비행체가 발견됐다"는 오보를 냈다.
 석간신문인 <문화일보>가 14일자 1면에 실린 <또 무인기... 이번엔 청계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서울 근교 청계산에서 무인기로 추정되는 추락 비행체가 발견됐다"는 오보를 냈다.
ⓒ 아이서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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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간신문인 <문화일보>가 14일 "서울 근교 청계산에서 무인기로 추정되는 추락 비행체가 발견됐다"는 오보를 냈다.

<문화일보>는 이날 1면 하단에 실린 <또 무인기... 이번엔 청계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합동참모본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서울 근교 청계산에서 무인기로 추정되는 추락 비행체가 발견돼 군 당국의 수색팀과 합동 심문조가 출동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군은 신속한 조사를 거쳐 이 무인기 역시 북한에 온 것인지 여부를 가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이 보도한 '무인기 추정 추락 비행체'는 '버려진 화장실 문짝'으로 판명났다. 한 등산객의 오인 신고를 군 관계자의 말만 믿고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보도한 것이다. <문화일보> 홈페이지에는 이 기사의 제목과 부제가 그대로 남아 있지만, 본문은 "이 기사는 찾을 수 없거나 삭제된 기사입니다"라는 안내문으로 대체됐다.

같은 석간신문인 <내일신문>도 이날 지면(10면)에 <서울 근교 청계산서 추락한 무인기 추정 비행체 발견>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연합뉴스> 기사를 전재한 것이다.

<문화일보><내일신문>, 세월호 보도 때도 오보 

석간 <문화일보>와 <내일신문>은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발행한 신문에서 '수학여행 학생 325명 전원 구조'라고 잘못 보도했다.
 석간 <문화일보>와 <내일신문>은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발행한 신문에서 '수학여행 학생 325명 전원 구조'라고 잘못 보도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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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와 <내일신문>은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16일자 신문에서도 '수학여행 학생 325명 전원 구조'라고 잘못 보도했다. 당시에도 "수학여행 학생들이 전원 구조됐다"는 경기도교육청 발표만으로 확인 없이 기사를 내보냈다. 결국 두 신문은 다음날인 17일 지면을 통해 오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언론사들은 무분별한 속보 경쟁을 벌이며 여러 차례 오보를 내보냈다"면서 "언론들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발표한 관계당국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지만 속보를 내는 데만 혈안이 되어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언론의 속보 경쟁도 문제지만, '부서진 문짝'을 무인기 추정 비행체로 오인하고 성급하게 언론에 공개한 군 당국의 대처도 도마에 올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긴급 브리핑을 열고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를 발견해서 현재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합참이 설명한 '확인 작업'이라는 것은 "군 부대 조사팀이 (비행체 발견 현장으로) 출동한 상태"에 불과했다. 아직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군 당국은 등산객의 신고만으로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라고 단정 지은 것이다. 

결국 합참은 이날 오후 1시경 브리핑을 열고 "신고 받고 출동한 결과 비행기와 아무 상관없는 문짝으로 판명됐다"고 수정 발표했다.

함참은 "추정하기에는 아주 가벼워서 날아다닐 수 있는 건데 날다가 암벽 사이의 교묘한 각도에 자리를 잡았다"면서 "그 지역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인데 사진 찍는 각도에서는 비행기로 오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3시간이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이례적으로 긴급 브리핑까지 열어서 '무인기 추정 물체 발견'이라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한 군 당국의 해명 치고는 구차하다는 지적이다. 

청계산 자락에 걸려있던 부서진 화장실 문짝이 북한에서 보낸 무인기로 뒤바뀐 것은 군 당국과 언론의 무책임한 행태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합동참모본부가 14일 오전 긴급 브리핑을 통해 "청계산에서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지만, '무인기'가 아니라 '버려진 문짝'으로 판명됐다.
 합동참모본부가 14일 오전 긴급 브리핑을 통해 "청계산에서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지만, '무인기'가 아니라 '버려진 문짝'으로 판명됐다.
ⓒ 합동참모본부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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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무인기, #세월호 침몰, #문화일보, #세월호 참사, #언론사 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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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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