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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국회의원들의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일본 국회의원들의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일본 국회의원 146명이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22일 일본의 자민당, 민주당, 일본유신회 등 초당파 의원연맹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의원들이 이날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에 맞춰 단체로 참배했다.

아베 내각의 신도 요시타카 총무상, 에토 세이치 총리 보좌관, 오타 아키히로 국토교통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조회장, 하타 유이치로 민주당 참의원 간사장 등 일본의 주요 우익 정치인이 대거 참배했다.

이들은 매년 야스쿠니 신사의 춘계·추계 예대제와 패전일 8월 15일마다 집단 참배를 하고 있다. 작년 춘계 예대제 때는 가장 많은 166명이 참배했으나 올해는 숫자가 조금 줄었다.

하지만 아베 신조 총리는 23∼25일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일과 한국,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고 지난 21일 공물을 봉납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신도 총무상은 참배 후 기자회견에서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분들께 존경의 마음을 담아 참배했다"며 "이런 슬픈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평화를 다짐하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에 "사적인 참배이기 때문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정부가 외교적으로 잘 설명하면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에토 총리 보좌관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평화를 기원하는 당연한 행위"라며 "아베 총리가 직접 참배하지 않은 것은 국익을 위해 총리로서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국가를 위해 싸우고 고귀한 생명을 희생한 분들의 명복을 기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각료가 개인 자격으로 참배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이며,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이 아베 내각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중국, 야스쿠니 신사 참배 '성토'

한국과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정부는 성명을 통해 "(야스쿠니 신사는) 전쟁을 일으키고 평화를 파괴한 전범들이 합사된 곳이고 침략 전쟁을 미화하는 시설"이라며 "이런 곳을 참배하면서 주변 국가들에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 공허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국가들, 그리고 국제사회가 수도 없이 지적을 해온 사항"이라며 "귀와 마음을 열고 경청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중국도 친강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자신의 마이너스 자산"이라며 "만일 일본 지도자가 이 자산을 고집스럽게 짊어지고 나간다면 갈수록 무거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앞서 아베 총리의 공물 봉납을 간접 참배로 간주하며 "일본 지도자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고, 각료가 참배하는 것은 일본 내각이 역사를 바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비판했다.

일본 도쿄 중심가 지요다구의 야스쿠니 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로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A급 전범 14명도 합사되어 있는 곳이다.


#야스쿠니 신사#아베 신조#일본 국회의원#신도 요시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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