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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본공고 방준기 학생이 정인환 후보에게 '청소년 쉼터'를 만들어 달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산본공고 방준기 학생이 정인환 후보에게 '청소년 쉼터'를 만들어 달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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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선거 무공천 문제로 새정치민주연합이 내홍을 겪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자는 물론 여러 국회의원이 무공천 원칙을 천명한 지도부에 쓴 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야권의 정인환 군포시장 예비후보는 "공천 폐지야말로 새로운 정치고, 지방자치 행정을 높은 단계로 이끄는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이 약속을 안 지키니, 다시 공천을 해야 한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있다. 이건, 모두의 잘못은 내 잘못이 아니다라는 구태의연한 생각인데, 한 마디로 버려야 할 생각이다. 기초 무공천은 '안철수 신당'의 많은 가치 중 하나다. 난 이 가치가 맘에 들어 안철수 신당을 선택했다. 공천 폐지는 지방정치를 여의도에 줄 세우지 않고 당협위원장 앞에 줄 세우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지방자치 행정을 좀 더 높은 단계로 이끄는 기준이다."

이 문제에 대해 무척이나 할 말이 많은 듯, 정 후보의 이야기는 곧바로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결심해야 한다. 이건 배신이다. 박 대통령은 이 공약을 걸고 많은 표를 얻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무공천 약속 반드시 지키고, 이를 통해 지방자치를 지역에 돌려 줘야 한다. 국회의원 앞에 줄서지 않는 지역일꾼 뽑아서 지방자치 실현하자는 게 대선 공약의 철학이다. 근데, 대선 후엔 안 지켜? 이건 꼼수다. '기호1번'으로 1대 다수 구도를 만들려는 꼼수. 이런 자기 기만적인 정치 행태는 버려야 한다."

"무공천 약속 지켜 지방자치 지역에 돌려줘야"

정 후보는 이어, 새누리당 후보 대 다수의 무공천 후보가 경쟁하면 필패한다는 시각보다는 이번 선거를 보수와 새정치의 대결 구도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새정치민주연합 쪽에서도 후보 단일화가 필요한데, 이는 정당이 아닌 지역정치의 자발성과 시민정치의 성숙에 의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 당연히 필요하다. 후보들이 만나 룰을 정하는 게 중요하고, 심판을 보는 유권자들 노력도 필요하다. 다양한 방법이 있다. 국민경선도 있고, 국민 배심원제도 있다. 그 방법 또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직접 민주주의란 것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허나, 지역마다 같을 수는 없다. 우린(새정치민주연합)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합쳐서 만든 당이다. 민주 쪽만 출마한 곳도 있고, 신당과 민주계가 같이 출마한 곳도 있다. 민주계만 출마한 곳에서는 민주계 인사들이 하면 될 테고, 신당계가 참여한 곳은 국민경선이나 배심원제로 하면 좋겠다.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지역 특성에 맞게 해야 하지 않을까."

정인환 후보와는 지난 2일 오후 2시 경기도 군포의 한 시민단체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정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

- 정인환이 꼭 군포시장이 돼야 하는 이유를 말해 달라.
"새정치는 새인물이 해야 한다. 또한, 새정치를 하려면 경험과 식견과 미래 비전이 있어야 하는데, 내가 합당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난 미국에서 도시정책을 공부했고, 귀국해서는 대학생들에게 도시정책을 가르쳤다. 또, 오랜 NGO 활동을 통해서 협치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이 경험을 모아 군포에서 실현가능한 시정을 펼치는 게 내 꿈이다."

- 꿈? 어릴 적 꿈이 혹시 정치였나.
"어릴 적 꿈은 정치인보다는 학자 쪽에 가까웠다. 지금은 학문과 시민운동 경험을 도시자치, 지방행정에 쓰는 게 꿈이다. 학창시절 학생운동 경험이 내 인생관의 유전자가 됐고, 30~40대의 학문과 시민운동 경험을 통해 환경과 협치를 몸에 익혔다."

- 시장이 되면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군포가 중병처럼 앓은 불통과 아집의 시정을 소통과 협력으로 바꾸고 싶다. 공직자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게 소통과 협력, 청렴이다. 이 세 가지를 기반으로 일을 하면 상당 부분에서 (시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고교 무상교육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기"

정인환 후보
 정인환 후보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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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인 공약은 무엇인가?
"고교 완전 무상교육과 군포 대학생 대출금 이자 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교육공약이 있고, 민간 어린이집을 시립화하고, 그러면서 어린이집 종사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내용의 복지공약이 있다. 옥상공원 조성 등을 중심으로 한 녹색경제공약과 골목상권 활성화를 이루기 위한 지역경제 공약도 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건 고교 무상교육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데, 박 대통령은 2016년 이후에나 따져 보자고 한다. 하지만 별다른 계획도 없다. 이건 공약 후퇴가 아니라 '공약 사기'다. 고교 무상교육은 등록금과 친환경급식비를 지원하겠다는 것인데, 군포에서 이거 하려면 약 170억 원이 필요하다. 군포 예산 규모에서는 큰 금액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검토하면 가능하다. 필요 없는 예산 샅샅이 찾아내서 시행하겠다. 이렇게 일단 시행하면서 국가를 압박하겠다. 빨리 약속 지키라고."

- 기자회견문에서, '군포시장은 평생직장이 아닙니다'란 문구를 보았다. 김윤주 현 군포시장을 겨냥한 문구인가.
"현 시장만이 아니라 다선 의원 하신 분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다. 공직자는 순환의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기존의 권력체계와 조직력과 운동력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정치를 하면 안 된다. 서구의 진보적인 정당에서는 2선을 전제로 한다. 독일의 녹색당, 이런 데서는 이미 오래전에 정착된 제도다. 고인 물은 썩는다고 하는 오래된 이야기 때문이다. 권력화·사조직화되는 이러한 권력 체계, 다선이 가져오는 자기 안주를 방지하고자 하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선 누구도, 설사 제가 다선하게 되더라도, 물론 멋 훗날의 일이지만, 언제든지 4년 후면 떠날 준비가 돼 있는, 멋있게 용퇴할 수 있는 그런 리더가 바람직한 선출직 리더라는 의미의 말이다. 김윤주 현 군포시장은 이미 세 번이나 했다. 이번에 또 하게 되면 16년, 한 번 낙선한 적이 있으니 20년이다. 이런 정치를 군포에서 견디고 있다. 군포 시민들 정말 인내심 강한 분들이다. 이젠 바뀌어야 한다. 20년 하면 새로운 게 있을까?"

서구 진보정당은 2선 전제, 고인 물은 썪는다는...

선거운동을 하고있는 정인환 후보,
 선거운동을 하고있는 정인환 후보,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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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최고의 조력자인가. 선거 운동은 누구와 어떻게 하고 있나.
"모두 다 최고의 조력자다. 사무장, 선거운동원, 자원 봉사자 등. 모두 최고여서 집단 지성이 작용하고 있다. 또, 아내가 많이 돕고 있다. 그래서 아주 행복한 선거운동을 한다. 제자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음으로 양으로 돕고 있고, 시민운동을 함께 했던 동지들도 원군이 돼 주고 있다. 이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 군포시민들 앞에서 연설한다 생각하고 '한 말씀' 부탁한다. 
"군포 시민 여러분, 정인환 인사드립니다. 교육, 복지, 환경, 도시계획 등이 어떻게 하면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단단한 정치, 무엇인가 열매를 맺는 정치를 하고자 출마했습니다. 소통하고 협력하고 청렴한 군포를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도시 행정을 공부했고 16년간 대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그동안 많은 프로젝트와 연구로 준비했습니다.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구 정치를 털고 새정치로 가는 길을 열겠습니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많은 지지와 성원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가 끝난 후, 정 후보는 숨 돌릴 틈도 없이 어깨띠를 두르고 산본 중심상가로 나갔다. 정중하게 인사하고 명함 주는 건 여타 후보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시민들과 꽤 오랜 시간 이야기 나누려 노력했다. 가만히 다가가 들어봤다. 정 후보는 "군포시장에게 바라는 게 있으면 말해 달라"고 자주 시민에게 물었다. 간혹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을 하는 시민이 있었다.

주부 김문희씨는 "산본 중심상가 상권이 너무 죽었다"며 "상권을 살려 달라"고 말했다. 곧 이어 그는 "시청에 민원 넣어도 어찌된 일이지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군포시가 시민들 말 좀 잘 들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산본공고에 다니는 방준기 학생은 "편안한 청소년 쉼터나 공원 같은 거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태그:#정인환 군포시장 후보, #군포, #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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