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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딸의 중학교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어제는 딸의 중학교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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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아주 중요합니다. 보잘 것 없던 사람도 언제, 누구를 만나느냐에 삶 자체가 확 바뀔 수 있지요. 그래, 선생님을 학생 가르치는 분이란 의미를 넘어, 삶에 영향을 주며 이끄는 분이라 하는 거겠지요.

"너희 선생님 어때?"

신학기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선생님과의 만남이 가져올 효과에 대해 알기 때문입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인연'에는 조심스런 부분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인연 속에는 '악연'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악연이 없고 좋은 관계만 있는 '반연'을 찾습니다. 이런 만남은 아주 큰 행운이요, 축복입니다. 하지만 반연도 관계 중에서 많은 공이 들어야 합니다. 노력 없이 오는 건 아무것도 없지요.

딸의 담임선생님이 마지막 종례 때 던진 질문

요즘 졸업식은 축제입니다.
 요즘 졸업식은 축제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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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선생님은 앨범과 졸업장 등을 나눠주면서 학생들과 마지막 교감을 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앨범과 졸업장 등을 나눠주면서 학생들과 마지막 교감을 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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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은 딸의 중학교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졸업식은 공연과 졸업장 수여, 회고사 등으로 구성돼 간단했습니다. 여수 무선중학교 최홍섭 교장 선생님의 '작별 당부 3가지'는 새길 만하더군요.

"첫째,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라! 둘째, 책은 말 없는 최고의 스승이니 가깝게 해라! 셋째, 타인이 믿을 수 있는 신의 있는 사람이 되어라!"

이걸 누가 모르나요. 알면서도 못하기에 강조하는 거겠죠. 누구든 마음에 새기면 좋겠습니다. 특이했던 건, 졸업생 336명 중 개근상이 72명뿐이었다는 것. 개근 개념이 많이 변했더군요. 딸은 공로상을 받았답니다. 축구클럽 전국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했거든요.

졸업식에 이어 각 반에서 담임선생님에게 졸업장과 앨범 등을 받으며 아쉬운 작별을 하는 시간이 됐습니다. 딸의 담임이신 류경숙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던진 마지막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선생님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봐."

학생들 반응은 뻔했습니다. 농담 반 진담 반.

"없어요."
"사랑해요!"

학생들이 선생님의 마음을 알 턱이 없지요. 그래도 선생님은 '한 녀석쯤 내 마음을 알겠지'라 믿겠죠? 사랑과 인연의 소중함을 아니까.

담임선생님이 던진 마지막 화두... '자장면'의 의미

딸의 담임이신 류경숙 선생님이 던진 마지막 화두는 '자장면'이었습니다.
 딸의 담임이신 류경숙 선생님이 던진 마지막 화두는 '자장면'이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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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에 푹 빠진 학생들, 졸업 축하해!
 앨범에 푹 빠진 학생들, 졸업 축하해!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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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그러더군요.

"우리 선생님은 참 공평해서 좋아요."

아니, 선생님을 평하다니. 대개 선생님에 대한 평가는 '성격이 좋다, 나쁘다'로 구분됩니다. 그런데 딸은 '공평'을 꺼냈습니다. 독특한 관점입니다. 차별하지 않고 한결같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귀하니까. 딸이 공평은 확실히 배운 것 같습니다.

"만나면 자장면 사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딸 담임선생님이 마지막에 던진 화두는 '자장면'이었습니다. 선생님은 면 종류를 싫어하신답니다. 속이 쓰리다고 해요. 그런데도 자장면을 꺼내든 건 꿈을 이룬 자의 배려와 나눔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자들에 대한 기대가 자장면이었던 겁니다.

그래, 졸업식 후 자장면 집으로 향했습니다. 뭐야? 대기번호 20번이었습니다. 기다릴 것인가? 다른 곳으로 갈 것인가? 선택은 자신의 몫!

삶, 무척 아쉽습니다. 인생은 '되감기'와 '재생' 버튼이 없습니다. 한 번 지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되감기와 재생 버튼이 없어서 더 가치 있습니다. 왜냐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갈 의무가 있으니까요.

중학교 마지막 종례 후 기념사진은 즐거운 추억으로 남겟지요.
 중학교 마지막 종례 후 기념사진은 즐거운 추억으로 남겟지요.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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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 올립니다.



태그:#중학교 졸업식, #류경숙 선생님, #담임선생님, #자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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