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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관람객이 모형 앞에 멈춰있다
 어린 관람객이 모형 앞에 멈춰있다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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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저거 봐봐. 완전 신기해"
"어머 신기하다. 이런걸 어떻게 종이로 만든데??"

지난 8일 용산구청 내부 용산 아트홀을 찾은 어떤 모자(母子)는 신기함 반, 의구심 반으로 위 대화를 주고받았다. 종이로 만들었지만 종이로 만든 것 같지 않은 작품들이 전시실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약 100평의 공간을 가득 채운 모형들의 공통점은 '종이'로 만든 작품이란 점이다. 종류와 모양은 가지각색이지만, 모든 작품들은 종이와 목공풀로 만들어졌다. 전시실을 찾은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연신 "이거 진짜 종이야?"를 입에 담았다. 스마트폰으로는 작품을 사진으로 담기 위한 촬영음이 끊이질 않았다. 몇몇 관람객은 '눈으로만 보시고 만지지 말아주세요'라는 주의문구가 있어도 일단 만져 본 후에 "진짜 종이네"라고 수긍하기도 했다.

전시실 가장 안쪽에는 실물크기의 아이언맨과 웬만한 유치원생 크기의 대형모형이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자기 키와 비슷한 모형을 보고 모형 앞에서 입을 벌리고 잠깐 동안 넋을 잃곤 했다. 아이들과 함께 온 아버지들도 어렸을 적 추억의 로봇들을 보면서 로봇들의 이름을 되뇌곤 했다.

가족과 함께 전시를 찾아온 이주원(39)씨는 "아이들에게 이런 작품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하다. 동시에 이런 추억의 로봇을 종이모형으로 접할 수 있다는 경험이 너무 신기하다"고 밝혔다.

200점 가량이 넘는 작품들은 모두 종이모형 동호회 회원들이 만들었다. 네이버 카페 저스트페이퍼의 주최로 종이천하, 페이퍼모델, 하우페이퍼, 종이모형왕국 종이와 로봇의 관계 등 총 6곳의 동호회가 전시에 참여했다.

동호회 회원들이 만든 작품들은 탱크, 비행기, 전함 같은 밀리터리로 시작해서 드래곤볼, 포켓몬스터와 같은 애니메이션 캐릭터 모형, 건담과 트랜스포머 같은 로봇 모형 등 다양한 종류가 전시됐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저스트페이퍼의 매니저 이현성(33)씨는 "종이모형 작품들이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전시회를 꾸준히 열고 싶다"고 말한다.

"지난 3월부터 전시회를 기획했다. '1년에 한 번이라도 좋으니 우리도 이런 행사를 성대하게 연말에 열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부터 타 카페 운영진들과 논의한 뒤, 취지가 잘 맞아 이렇게 행사를 열 수 있었다.

내년에는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종이모형을 섭외해서 전시할 계획이다. 공예 혹은 오리가미 등 '종이'로 할 수 있는 모든 예술활동과 함께하는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9개월간 준비하면서 굉장히 불안했었다. 전시장도 찾기 어려운 곳이었다. 그럼에도 양일간 전시를 찾아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떨쳐낼 수 있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종이모형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또 즐거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시회는 7, 8일 양일간 열렸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년에 다시 열릴 '종모인'들의 축제를 기약하면서 전시회는 마무리됐다.


태그:#전시회, #종이모형,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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