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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5일 오후 3시 45분]

25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서는 정홍원 국무총리의 교학사 역사교과서 관련 '부실 답변'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의원들이 정 총리 답변을 문제 삼아 전원 퇴장하면서 오전 질의가 조기 정회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정 총리는 오후 질의에서 "충실한 답변을 못 드려 유감"이라면서 뒤늦게 관련 답변을 내놨다.

25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교학사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해 집중 질의하자 정홍원 국무총리가 "역사학자들이 판단할 문제"라며 즉답을 피하고 있다.
▲ 즉답 피하는 정홍원 총리 25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교학사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해 집중 질의하자 정홍원 국무총리가 "역사학자들이 판단할 문제"라며 즉답을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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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질의자로 나선 도종환 민주당 의원은 정 총리에게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속 '친일' 기술 문제와 관련해 집중 추궁했다. 이 교과서는 명성황후 시해에 참여한 고바야카와 히데오의 회고록을 수록하거나 1930년대 명동거리가 '오늘날 모습과 큰 차이가 없다'고 기술하는 등 일제의 식민통치를 미화하는 서술이 다수 발견돼 논란이 휩싸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251건의 오류를 수정하라고 지난달 권고했지만, 여전히 '친일' 관점에서 서술하는 부분이 남아있다는 게 도 의원의 지적이다.

도 의원은 "항일의병운동과 관련해 다른 역사교과서는 '의병이 학살당했다'는 등의 표현을 쓰는데, 교학사 교과서는 '일본은 한국 병합을 실현하기 위해 의병들을 소탕해야 했다'고 서술했다"며 "안중근 의사를 범죄자라 표현한 일본의 시각과 무엇이 다르냐"고 힐난했다.

또한 도 의원은 교학사 교과서가 일본의 쌀 수탈을 '조선이 일본에 쌀을 수출했다'고 해석하거나 일본의 조선 '침략'을 '진출'로 기술한 점을 소개하면서 "어느 표현이 적합하다고 보느냐"고 정 총리에게 물었다.

정홍원 "역사, 전체 맥락에서 봐야"... 민주당 "총리, 조국이 어디냐"

정 총리는 "각 교과서마다 오류가 있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면서 "역사적 관점에 이견이 있으면 교육부에 의견을 제시하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도 의원이 '친일' 서술 논란에 대한 입장을 재차 물어도 "사전에 질문 원고를 받지 않아 답할 시간이 충분치 않다", "역사학자들이 판단할 문제다"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본회의장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편향성 논란에 대한 정홍원 국무총리의 답변에 항의하며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 최경환-전병헌, 본회의장에서 입씨름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본회의장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편향성 논란에 대한 정홍원 국무총리의 답변에 항의하며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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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교과서가 식민지 근대화론에 입각해 일제 식민지 지배를 긍정적인 관점에서 서술했다는 지적에는 "역사를 전체적인 맥락에서 볼 필요도 있다"면서 사실상 이같은 서술을 옹호하는 듯한 답을 내놓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도 의원이 '역사교과서 오류 문제를 일으킨 교육부 장관을 해임시켜야 하지 않냐'고 묻자, 정 총리는 "해임 시킬 사유는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이를 듣던 민주당 의원들은 정 총리의 답변 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일부 의원은 "총리는 조국이 어디냐", "친일 총리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성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총리의 답변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병석 부의장에게 정회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곧바로 전원 퇴장했고, 이 부의장은 여야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오전 회의를 정회했다.

정홍원 총리, 논란 커지자 오후 질의 때 "유감" 표명

민주당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 총리는 오후에 속개된 대정부질문에서 유감을 표명하고 뒤늦게 '친일' 논란 관련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본이 침략한 것인가, 진출한 것인가"라는 최민희 민주당 의원 질문에 "침략이다"고 답했다. 최 의원이 "일본이 독립군을 학살한 것인가, 소탕한 것인가"라고 묻자, 정 총리는 "학살한 것"이라고 밝혔다. "명성황후 시해가 만행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에도 "만행이다"라고 답변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대정부질문을 속개하면서 정 총리에게 성실한 답변을 요청했다.

새누리당은 교학사 역사교과서 논란에 맞서 '좌편향 교과서' 문제를 두고 역공을 펼쳤다.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교학사를 제외한) 다른 7종 교과서 집필진 53명의 이력을 보니 68%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같은 종북·좌익단체 출신이었다"며 "정부 차원에서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은 "금성출판사, 두산동아, 비상교육 역사교과서는 반인권적 독재정권의 근간이 되는 북한의 주체사상에 대해 마치 바람직하고 훌륭한 것인 마냥 기술하고 있다"며 "('좌편향' 교과서가) 제2·제3의 이석기와 같은 '종북 좌파'를 키워낼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태그:#교학사, #정홍원,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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