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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정희 민주당 의원은 25일 전력거래소 국감에서 "한국형 EMS 사업은 2000억 원이 들어간 사기극"이라면 전력거래소와 개발업체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기사보강 : 오후 3시 25분]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마친뒤 증인석에 앉고 있다. 왼쪽은 남호기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마친뒤 증인석에 앉고 있다. 왼쪽은 남호기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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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전력계통운용시스템(K-EMS)' 불법 복제 의혹이 결국 법정으로 갈 전망이다.

전정희 민주당 의원은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열린 한전 등 전력기관 국정감사에서 "지난 10년간 2000억 원이 들어간 '한국형 EMS' 사업은 불법 복제 사기극"이라며 한국전력거래소(남호기 이사장)와 개발업체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이날 전력거래소, 한전KDN, LS산전, 한국전기연구원 등 한국형 EMS 개발업체가 애초 캐나다 온타리오 수력 EMS를 복제하려다 여의치 않자 미국 알스톰사 EMS를 베꼈다고 거듭 지적했다. 전 의원은 지난 14일 산업부 국감에서도 한국형 EMS가 미국 알스톰사 EMS 인터페이스를 베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관련기사: 1000억 원 들인 한국형 EMS, 외국제품 '표절' 의혹 )

전정희 "온타리오수력 여의치 않자 알스톰 EMS 복제 의혹"

EMS는 전국 발전기와 송전선 상태를 분석해 단전 사고에 대비한 경제 급전을 돕는 계통운용시스템이다. 전력거래소는 2001년부터 10년 넘게 써온 미국 알스톰사 제품을 대신해 오는 2014년 10월부터 '한국형 EMS'를 사용할 계획이다. 전력거래소는 지난 2010년 세계 5번째로 한국형 EMS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전정희 의원은 지난해 국감부터 전력거래소가 EMS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2011년 9·15 순환정전사태가 발생했고 '한국형 EMS' 역시 외국 제품을 복제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전 의원은 이날 "한국형 EMS 개발 초기 단계에는 캐나다 온타리오 수력이 개발한 뒤 폐기한 EMS 복제를 시도하다가 우리나라 전력계통과 환경이 맞지 않아 실행이 어렵게 되자 막판에 알스톰 EMS 원본 프로그램을 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1999년 한전과 현대중전기, 온타리오수력 등이 진행한 'EMS 개발 사업' 당시 현대중공업 중앙연구소 소속으로 참여했던 이아무개 연구원이 전기연구원으로 옮겨 한국형 EMS 개발을 담당하면서 당시 온타리오 수력 EMS 원본 프로그램을 가져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전력거래소는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온타리오수력 출신 정아무개 파워앤아이티하우스 컨설팅 대표에게 9억 원을 주고 10여 차례 컨설팅을 받았다.

또 한국형 EMS 개발 과정에서 ㈜파워21 배제 과정도 의혹을 키웠다. 당시 LS산전은 ㈜파워21에 조류해석 분야 개발을 맡겼지만, 과제 완료를 불과 두 달 앞둔 지난 2010년 8월 프로그램 시험 결과 오류가 발생했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사용해 EMS 개발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두 달 만에 자체 개발, 복제 아니면 불가능"... "불법 복제 안해"

전정희 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11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 기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김건중 위원장(충남대 전기공학과 교수).
 전정희 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11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 기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김건중 위원장(충남대 전기공학과 교수).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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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파워21 과제 책임자였던 김건중 충남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40년 계통 해석을 연구해도 어려운 분야가 조류해석인데 LS산전이 두 달 만에 자체 개발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외국 회사 EMS 복제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LS산전 관계자는 "한국형 EMS 개발 과정에서 짧은 시간에 답을 찾으려고 캐나다 개발 경험자에게 자문을 구한 건 맞지만 온타리오수력 EMS(원본 프로그램)를 구매하지는 않았고, 개발 과정에서 알스톰사 원본 프로그램을 본 적도 없다"며 불법 복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관련기사: '한국형 EMS' 표절 주장에 "수출 성공한 토종" 반박 )

아울러 김건중 교수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이미 10개월 전부터 파워21 과제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내부적으로 개발을 진행해 왔다"면서 "조류 해석은 전력계통해석 분야에서 기본 프로그램에 해당하기 때문에 시간 내 개발에 문제가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 의원은 한국형 EMS 개발을 둘러싸고 지난 10여 년간 소요된 예산이 20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미국 알스톰사 EMS를 220억 원에 들여와 놓고 2003년 474억 원에 도입한 ABB사 전력거래정산시스템(MOS) 합치면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두 시스템 유지 비용으로 지금까지 한전KDN 등에 469억 원이 지출됐다는 것이다. 또 2004년부터 352억 원을 들여 한국형 EMS 개발했고, 이를 상용화한다며 2011년 차세대 EMS와 MOS사업을 각각 341억 원과 238억 원에 발주하는 등 총 소요 비용은 2000억 원이 넘는다.    

전정희 의원은 이날 "EMS가 잘못되면 순식간에 암흑으로 변할 수 있어 전력거래소 중앙급전센터는 우리나라 최고이 국가보안시설"이라면서 "지난해 7월부터 한국형 EMS가 사기극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는데도 산업부와 전력거래소가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검찰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며 검찰 고발을 시사했다.

아울러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국감에서 이번 사건을 '전력계통 마피아 사기극'으로 규정하면서 산업위 차원에서 감사원 감사 청구를 의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강창일 산업위원장(민주당) 역시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도 감사원 감사 청구를 흔쾌히 승낙했다"면서 여야 간사들에게 감사 청구를 협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정희 민주당 의원은 25일 국정감사에서 전력거래소 '한국형 EMS' 개발 과정이 2000억원을 들인 사기극이었다고 주장하며 돈의 흐름도를 공개했다.
 전정희 민주당 의원은 25일 국정감사에서 전력거래소 '한국형 EMS' 개발 과정이 2000억원을 들인 사기극이었다고 주장하며 돈의 흐름도를 공개했다.
ⓒ 전정희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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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한국형EMS, #전력거래소, #전정희, #LS산전, #한전K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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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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