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NLDS 3차전에 나선 류현진과 훌리오 테헤란 두 루키의 선발 대결은 양팀 투수 모두 3이닝 만에 물러나며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타선이 폭발한 다저스가 13대 6으로 이겨 시리즈를 2대 1로 앞서나갔다.

난데없이 부상설이 흘러나온 류현진은 이날 3차전에 예정대로 선발로 출전하며 건강 이상설을 잠재우는가 싶더니 역시 1회 부진 징크스를 넘지 못하며 2실점 했다. 이어 류현진은 팀이 역전에 성공하며 리드한 상황에서 어이없는 베이스 커버 에러로 병살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가 하면, 내야 땅볼을 잡아 야수 선택으로 실점하는 등 메이저리그 루키로서 아쉬운 수비를 펼쳤다.

7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팀의 디비전 시리즈 3차전은 양팀 루키 선발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다저스 타선이 폭발하며 14안타에 13득점을 뽑아내 애틀랜타를 시리즈 막판으로 몰고가는 데 성공했다.

특히 1번 타자로 나선 칼 크로포드는 2회 말 스리런 홈런을 날리는 등 맹타를 휘둘렀다. 3번 헨리 라미레스 3안타, 4번 곤잘레스 2안타, 5번 푸이그 3안타, 6번 유리베의 2점 홈런 등 중심타자들의 타선 폭발력은 가공할 만했다. 다저스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이래 13득점을 올린 것은 팀 최고 기록이다.

그러나 이날 류현진은 1회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1번 헤이워드를 유격수 땅볼로 잡은 뒤 1사 상황에서 저스틴 업튼에게 3구째 던진 브레이킹 볼은 거의 배팅볼 수준이었다. 이를 놓치지 않은 업튼은 중견수를 넘어가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브레이브스에서 류현진의 천적으로 알려진 프리먼을 좌익수 플라이볼로 잡아 이닝을 잘 마무리하는가 싶더니, 4번 개티스는 피해가지 못했다.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았으나 2구째는 슬라이더가 밋밋하게 들어가 빗맞은 중전 안타를 내줘 먼저 1실점 하고 말았다.

5번 타자 매켄과의 승부도 아쉬움이 컸다. 2스트라이크 노볼 상황에서 볼 4개를 연이어 던져 볼넷을 내주고 말았고 주자 1,2루 상황에서 6번 타자 크리스 존슨을 맞이했다. 크리스 존슨은 내셔널리그 타격 2위를 기록한 정교한 타자. 초구 스트라이크, 2구 파울 볼로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3구가 문제였다. 역시 정교하게 제구되지 않은 브레이킹 볼을 존슨이 놓칠 리 만무했다. 깨끗한 중전 안타가 이어졌고 2실점 하며 1이닝을 마쳤다. 류현진은 페넌트 레이스에서도 1회 징크스가 심했는데 첫 포스트 시즌 1회에서도 마찬가지 결과를 나타내 아쉬움이 컸다.

류현진과 신인왕 경쟁 펼친 테헤란도 아쉬운 경기

상대 투수 훌리오 테헤란은 올해 루키로 류현진과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을 펼친 선수. 특히 올해 올린 승수가 류현진과 같은 14승 투수로 두 투수의 대결은 매우 흥미로웠다. 1회 말 테헤란은 1번 칼 크로포드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삼진을 두 개나 잡아내는 등 깔끔하게 1회를 막아 류현진과 대조를 보였다.

그러나 2회 말 상황에서 테헤란 역시 위기관리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선두타자로 나선 푸이그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고, 이어 나온 유리베에게도 좌전 안타를 맞아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슈마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잘 막는가 싶더니 A.J. 엘리스에게 무려 7개의 볼을 던지며 결국에는 볼넷을 내주어 만루 상황에 직면했다.

다음 타자는 류현진. 류현진은 초구를 흘러 보낸 다음 2구를 밀어 쳐 우익수 저스틴 업튼을 넘어가는 날카로운 타격을 했으나 업튼의 절묘한 포구로 3루 주자 푸이그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희생 타점을 올렸다.

주자 1,3루 상황에서 테헤란은 크로포드의 매서운 타격 솜씨에 우익수를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맞고 만다. 다저스가 대거 4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루키로서 가장 아쉬운 이닝을 기록한 3회 초 상황은 두고두고 뇌리에 오랫동안 박힐 것으로 보인다. WBC 결승, 올림픽 결승 등 한국의 국제대회 무대에서 에이스로서 역할을 너무나 훌륭하게 해낸 류현진이었지만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메이저리그 포스트 시즌에 처음 출전하는 류현진은 그야말로 '루키'로 돌아간 것처럼 보였다.

비극은 3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저스틴 업튼부터 시작됐다. 제구가 불안한 가운데 업튼을 상대로 공 3개를 모두 볼로 던졌다. 이어 풀카운트에서 한 가운데로 던진 직구는 그야말로 배팅볼에 지나지 않았다. 깨끗한 중전 안타로 업튼을 진출시킨 뒤 맞이한 타자는 천적 프리먼. 프리먼은 제구가 흔들리는 류현진의 초구를 노려 쳐 좌전 안타를 만들어낸다. 4번 타자 개티스의 승부는 류현진의 혼을 쏙 빼어 놓았다. 류현진은 무려 11구를 던지며 승부를 이어갔는데 이 가운데 파울볼만 6개에 달했다.

이처럼 긴 승부 끝에 개티스는 중전 안타를 쳐냈고 류현진은 급격히 흔들렸다. 다음 타자 매켄에게 1루 땅볼을 유도한 상황에서 편안하게 병살을 시켜야 했지만 1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간 류현진은 포구 동작에서 베이스를 밟지 않는 실수를 저지른다. 점수는 4대 3으로 턱 밑까지 쫓아온 상황이 돼버렸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였던 류현진은 또 다시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또 저지른다. 크리스 존슨 타석에서 1루 선상을 타고 흐르는 땅볼 타구일 때 이를 잡아 홈으로 송구하면서 야수 선택(야수가 타자 주자를 1루에서 아웃시키는 대신 앞선 주자를 아웃시키기 위해 다른 베이스에 송구하는 행위)으로 4대 4 동점 상황을 초래했다.

동점 상황에서 이닝이 종료된 뒤 3회 말 상대 투수 테헤란은 류현진보다 더 큰 정신적 충격을 받기에 충분한 상황을 펼쳤다.

테헤란은 선두타자 라미레스에게 2루타를 얻어맞고 4번 곤잘레스에게 적시타를 맞아 5대 4 상황에 처했다. 푸이그가 3루 앞 땅볼을 때린 상황에서 2루로 가던 곤잘레스를 2루에서 아웃시켰으나 2루수 엘리어트 존슨의 송구 에러로 푸이그가 빠른 발을 이용, 2루까지 진루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유리베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 돌리는가 싶더니 슈마커, A.J. 엘리스에게 잇따라 안타를 얻어맞으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 당시 점수는 6대 4.

이날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은 좌우 폭이 매우 좁아 투수들에게 매우 불리했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루키들에게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은 너무나 가혹했다.

한편, 류현진에 이어 4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카푸아노는 6회까지 무실점으로 3이닝을 잘 막아내며 3차전 승리 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브레이브스는 4점을 뽑은 이후 이렇다 할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하다 9회 초 다저스 투수 파코 로드리게스가 나오자 타선이 매섭게 돌아갔다. 대타로 나온 리드 존슨이 유격수 옆을 흐르는 깊숙한 내야 안타를 쳐낸 뒤 1번 타자 헤이워드가 중월 투런 포를 날려 13대 6으로 쫒아 왔다. 그러나 이미 대세는 기울어진 뒤에 나온 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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