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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바다 장터에 나온 물건을 고르는 학생과 판매하는 학생의 모습
 아나바다 장터에 나온 물건을 고르는 학생과 판매하는 학생의 모습
ⓒ 인명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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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부모님을 따라 벼룩시장에 간 적이 있다. 어린 시절이라 아는 것이 없어 그냥 '사람들이 많아서 걷기가 힘들다'고 느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사람이 많아 벼룩시장이 활성화 되고 있는 좋은 시끌벅적함 이었다. 그 벼룩시장이 바로 아나바다 운동 중 하나이다.

IMF 구제금융 요청 사태가 발생한 이듬해인 1998년 대한민국 국민들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자고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는 의미의 아나바다 운동을 시작했다. 15년이 지난 지금, 아나바다 운동은 곳곳에서 작게나마,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대인들에게 중고품을 다시 쓰는 것보다 새 것을 찾고, 비싼 것을 찾는 인식이 더 많이 퍼져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사회적인 경향 속에서 인천 관교동 인명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물건에 대한 소중함, 사람들과의 나눔 의식을 높이고자 작년 6월부터 아나바다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 현장을 찾아 진행하고 계시는 선생님과 아나바다운동 동아리 부장 학생을 인터뷰 했다.

"새 것만을 찾는, 비싼 것만을 찾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새 것이 아니더라도 쓰일 수 있고, 서로 나누는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시작했습니다."

아나바다 운동 동아리 학생들이 아나바다 운동을 홍보하고 있는 모습
 아나바다 운동 동아리 학생들이 아나바다 운동을 홍보하고 있는 모습
ⓒ 인명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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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나눔을 통한 행복을 가르쳐 주고 있는 인명여자고등학교의 아나바다 운동에는 현재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물건을 기부하고, 장터에 나온 물건들을 사는 등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는 아나바다 운동 동아리가 만들어져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운동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는 운동이 되어가고 있다.

또 아나바다 운동을 통해 얻은 수익금 전액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 후원 활동에 기부하는 등 더욱 뜻 깊은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아나바다 운동에 학교장 선생님도 평소 관심을 가져 많은 격려와 후원을 하고 계시다고 하니, 인명여자고등학교의 분위기와 정신이 느껴진다. 나눔을 실천하는 학교가 얼마나 되겠는가.

"어렸을 때부터 나눔을 실천한다면 후에 성인이 되었을 때도 자연스럽게 기부와 나눔을 할 거라고 생각해요. 학교의 아나바다 운동이 그 시작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나바다 운동 동아리 부장 학생은 아나바다 운동을 하며 처음에는 부끄러웠지만 흥정도하고 기부하는 것이 즐겁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다만 아나바다운동이 더욱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는데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며 요즘 홍보 계획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아나바다운동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예쁘고 기특하다.

"학생들 또는 학생의 가족들이 자발적으로 나와 아나바다운동에 참가해서 판매부스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 할수록 더 의미 있는 활동이 되겠죠. 위안부 할머님들도 더 기뻐하실 것 같아요.

저희의 목표는 나중에 인명여고의 졸업생이 결혼해서 아이를 데리고 학교를 찾아왔을 때도 아나바다 운동을 하고 있는 지속적이고 꾸준한 활동이 되는 거예요."

홍성현 선생님께서 직접 학교에서 재배한 밀을 까먹는 이벤트 진행 모습. 아나바다 운동 중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여 학생들의 흥미를 높인다.
▲ 인명여자고등학교 아나바다 운동 이벤트 모습 홍성현 선생님께서 직접 학교에서 재배한 밀을 까먹는 이벤트 진행 모습. 아나바다 운동 중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여 학생들의 흥미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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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이고 꾸준한 활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인명여자고등학교의 아나바다 운동. 인터뷰를 마칠 즈음 홍인기 선생님께서 하신 "'때문에' 말고 '덕분에'를 많이 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는 말씀이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는다. 누군가 덕분에 기분이 좋아지고 그 사람이 또 누군가의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행복한 순환이 반복되는 사회, 상상만으로도 미소 지어지는 사회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나눔을 노력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우리나라도 자연스럽게 기부문화가 형성되지 않을까? 아나바다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여러분 '덕분에'.


태그:#아나바다 운동, #인명여자고등학교, #인명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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