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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최북단 백령도 표지석으로 사곶해안 옆 도로변에 세워져 있다.
▲ 최북단 백령도 표지석 서해 최북단 백령도 표지석으로 사곶해안 옆 도로변에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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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여 리 밖 북녘의 장산곶에서는 새벽바람을 타고 닭 우는 소리가 꿈결인양 들린다는 백령도. 황해도 어느 고을에 사는 총각이 사또의 딸을 사랑하여 이곳으로 추방되지만, 하얀 학이 딸의 편지를 전해주면서 사랑을 이뤘다는 백령도. 따오기가 흰 날개를 펼치고 힘차게 비상하는 모습과 유사하다고하여 백령도(白翎島)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 모래톱은 폭300m 길이3㎞로 형성되어 있다.
▲ 사곶해안의 모래톱 이 모래톱은 폭300m 길이3㎞로 형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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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전체가 살아있는 천연기념물로 아름다운 비경에 놀라고 절경에 반한다는 백령도를 찾아 가는 설렘은 지난 6월 초 인천 연안부두에서 백령도까지 4시간여 동안 배 안에서의 지루함도 잊게 해주었다. 또, 서해 최북단에 자리 잡고 있어 북한의 위협이 상존하여 평생 처음 느껴보는 두려움과 같은 이상야릇함도 느껴진다.

백령도 관문인 용기포 부두를 나서면서 첫 눈에 들어오는 태극기의 행렬은 방문객에게 무언으로 북한의 위협을 암시하고 있는 것 같아, 미지의 땅을 처음 밟는 나의 설렘을 가라앉혀주었다. 같이 온 40년 지기 일행들은 새로운 곳을 찾은 호기심으로 가득 찬 얼굴이다.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몸을 싣고 처음 찾아간 곳은 사곶해안.

천연기념물 제39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갈매기들이 노는 모습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 사곶해안 천연기념물 제39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갈매기들이 노는 모습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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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나폴리 해변과 함께 세계에서 두 곳 밖에 없다는 사곶해안은 한국전쟁 때 유엔군이 이곳을 임시 활주로로 사용하였으며 폭 300m 길이 3㎞로 회백색 모래해변이 평지처럼 길게 펼쳐진 이곳은 피서철에 해수욕장으로도 유명하지만 천연활주로로 더 많이 알려진 곳이다.

명승 제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기암괴석들이 마치 바다위에 떠 있는 느낌을 준다.
▲ 두무진 선대암 명승 제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기암괴석들이 마치 바다위에 떠 있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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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여행의 백미는 서북단 해안에 위치한 두무진 선대바위로 수억 년 동안 파도에 씻겨 병풍처럼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과 가지각색의 기암괴석이 솟아 있어 금강산의 총석정을 옮겨 놓았다고 할 만큼 기기묘묘함을 자랑하고 있다. 고려 충신 이대기가 <백령지>에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 표현했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장군들이 모여 회의하는 모습처럼 보인다고해서 이름 지어진 두무진(頭武津)은 신선대, 형제바위, 장군바위, 코끼리바위 등이 푸른 바닷물과 어울려 아름다운 비경을 이루고 있지만 두무진을 등진 바다 건너편에는 북녘 땅 장산곶과 몽금포해안이 가깝게 보여 이곳을 찾는 실향민의 마음을 더욱 애달게 하고 있을 것 같다.

백령도는 항상 해무가 끼어 있어 이런 날을 만나기가 쉽지 않는데 우연히도 큰 행운을 만난 것 같다.
▲ 두무진 일몰 백령도는 항상 해무가 끼어 있어 이런 날을 만나기가 쉽지 않는데 우연히도 큰 행운을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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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중화동교회 사자바위, 용트림바위를 구경하고 찾아간 콩돌해안은 남포리 오군포 남쪽해안을 따라 약 1km 정도 해변에 둥근 자갈들로 구성된 해안이며 백령도의 모암인 규암이 해안의 파식작용에 의하여 마모를 거듭해 형성된 자갈들로 콩과 같이 작은 모양을 하고 있어 콩돌이라 부르고 색상이 백색, 갈색, 회색, 적갈색, 청회색 등으로 형형색색을 이루고 있어 해안경관을 더욱 아름답게 해주고 있었다. 

콩돌해안은 자연이 빚어낸 색채예술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으며 파도와 자갈이 부딪치며 만들어 내는 오묘한 음색은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감상하는 착각에 빠지게 하고 있다. 그 돌을 밟는 것만으로도 신비스런 경험이며 맑고 푸른 바다와 조화를 이룬 이색적인 해변은 한 여름이면 이곳에 누워서 찜질 아닌 찜질을 경험하기도 한다네요.

색상이 형형색색을 이루고 있어 해안경관을 아름답게 하고 있다.
▲ 콩돌해안의 콩돌 색상이 형형색색을 이루고 있어 해안경관을 아름답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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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섬이건 전설 한 두개 정도는 가지고 있지만, 백령도는 특별하게도 구전소설인 심청전의 실제 무대였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 소설에 나오는 인당수는 백령도와 장산곶 중간에 위치하고 있고 연봉바위는 백령도와 대청도 중간쯤에 있다. 또, 심청이 용궁에 갔다가 타고 온 연꽃이 걸려 있었고, 심봉사가 주지에게 공양미 300석을 시주하면 눈을 뜬다는 몽은사도 실존하고 있어 백령도를 더 신령스러운 섬으로 느끼게 한다.

천연기념물 제39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오군포 남쪽해안을 따라 약1km 정도 해변에 둥근 자갈들로 구성된 해안이다.
▲ 콩돌해안 천연기념물 제39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오군포 남쪽해안을 따라 약1km 정도 해변에 둥근 자갈들로 구성된 해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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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전의 줄거리는 대개 다 알고 있지만, 한 이야기꾼의 구수한 입담으로 들어봤다. 심청이를 인당수에 몸을 던질 때 중국 상인들이 배에 있던 비단으로 꽁꽁 묶어 바닷물에 빠뜨렸다. 그러나 심청은 바다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조류를 타고 황해도 덕돔포라는 포구에 떠밀려 가서 임금이 아니라 그 고을 원님의 아들과 혼인하고 잔치도 임금이 베푼 것이 아니라 원님이 열어줘서 아버지를 만난다고 말했다. 참, 그럴듯한 설명이지만 실존하는 지명과 함께 들으니 더 사실적이다.

심청각 앞에 세워져 있으며 출렁이는 인당수 파도와 뱃머리에서 치마를 뒤집어 쓰는 심청을 묘사한 동상이다.
▲ 효녀 심청상 심청각 앞에 세워져 있으며 출렁이는 인당수 파도와 뱃머리에서 치마를 뒤집어 쓰는 심청을 묘사한 동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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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백령도에는 세계적으로 딱 두 곳 중 하나인 천연활주로가 있고, 신이 아니면 감히 빚어낼 수 없는 두무진 선대암 그리고 수천 년의 세월이 만들어낸 콩돌해안의 형형색색 아름다움이 있다. 또, 심청전 소설의 무대라는 사실이 어우러져 신비스러움 그 자체로 다가온다. 더구나 서해 최북단에 북한 땅과 가깝다는 사실은 호기심을 배가시켜 40년 지기 벗들과 함께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부두에 도착하자마자 맨먼저 반겨주는 갈매기
▲ 용기포부두 갈매기 부두에 도착하자마자 맨먼저 반겨주는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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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선박 교통편 및 숙박은 백령도닷컴 참조 http://www.baengnyeongdo.com



태그:#백령도, #사곶해안, #두무진, #콩돌해안, #심청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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