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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재벌개혁 정책 평가와 향후 개선방향' 토론회. 왼쪽부터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광식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의영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임영재 KDI 선임연구위원,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재벌개혁 정책 평가와 향후 개선방향' 토론회. 왼쪽부터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광식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의영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임영재 KDI 선임연구위원,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 강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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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가들이 6월 4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평가하는 토론회를 열었지만 대부분 "평가할 것이 없다, 평가하기도 민망하다"는 반응이었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재벌개혁 정책 평가와 향후 개선방향' 토론회에는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임영재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 7명의 경제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100일간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보다는 앞으로의 '희망 사항'을 얘기하는 자리인 듯했다.

박상인 교수 "총수일가 대주주로서 건전한 역할 하도록 만들어야"

박상인 교수는 이날 발제를 통해 "우리나라 재벌문제는 경제민주화에서 핵심일 뿐 아니라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면서 "재벌문제는 시장경제체제와 정치적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경제민주화는 이를 해소한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삼성그룹의 이건희-이재용, 현대차그룹 정의선, SK그룹 최태원 회장 등 3대 재벌가의 편법 세습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재벌과 대기업은 다른 개념이다, 이를 단순히 대기업의 문제로만 보는 것은 '경제민주화'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6월 정기국회에서 다뤄질 경제민주화 법안들을 설명하면서도 그는 "하도급거래 공정화법,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신설되더라도 실질적으로 처벌이 가능할 것이냐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경제민주화 법안이) 재벌 해체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재벌총수들의 불법·편법·세습을 어렵게 하자는 것"이라면서 "총수 일가들이 대주주로서 경영인을 감시·감독하는 건전한 역할로 가야할 것"이라고 재벌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발제를 마쳤다.

한편, 신광식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박상인 교수의 발제 내용에 대해 "오늘 토론 주제와는 어긋난 것 아닌가,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어떻게 해야 한다'식의 논의는 지금까지 수도 없이 얘기했던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신광식 교수는 "(현대글로비스처럼) 부품 생산에서부터 제조-판매-해외조달까지 해결하는 수직계열화 자체로는 상당히 효율적인 사업구조"라면서 "이미 효율적인 기업 구조가 만들어져서 10년, 15년이 지났는데 더 이상 '하지 마라'고 말하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따졌다.

이봉의 교수 등 "정부로부터 경제민주화 논의 전혀 찾아볼 수 없어"

이봉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오늘 토론이) 박근혜 정부 100일 평가라고는 하지만 조금 이른 시점이라 생각한다"며 논의를 이어갔다. 그는 "지난 정부와 구성원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민주화 법안들을 잘 추진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큰 의문점을 가진다"고 지적했다.

이봉의 교수는 "현재 경제민주화 관련해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거의 90% 이상이 '의원 입법'이다, 정부 차원에서 고민하고 나온 결과는 아니다"며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에 의문을 던졌다. 그는 "경제민주화 입법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박근혜 정부 평가는 할 여지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박근혜 정부 100일 동안 상당히 우왕좌왕했던 기억만 난다"면서 "경제 분야에는 추경예산 편성한 것 정도밖에는 잘 모르겠다, 재벌개혁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상인 교수 역시 "100일 동안 특별한 게 없어서 평가할 게 없다"고 말하며 "오늘 주로 말씀드린 것은 앞으로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임영재 KDI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정부에서도 기존의 중소기업과 하도급 정책을 포괄해서 '동반성장정책'이란 이름으로 경제민주화가 추진됐지만 가시적 성과나 체감효과는 미약했다"면서 "지금도 행정적 수단 동원한 대응방안들이 논의되고 있지만, 과연 우리들이 원하는 걸 어느 정도 효과적으로 달성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사회를 맡은 이의영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 100일, 경제민주화 없었다'라고 언론 헤드라인을 뽑아도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태그:#경제민주화, #재벌개혁, #박근혜 취임 100일, #박근혜 정부 100일,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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